민족사랑

‘문단의 적폐, 친일문인기념문학상 이대로 둘 것인가’ 세미나 개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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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구소와 한국작가회의 자유실천위원회(위원장 유용주)는 10월 6일 오후 서울 세종문화회관 1층 예인홀에서 ‘문단의 적폐, 친일문인기념문학상 이대로 둘 것인가’라는 제목으로 세미나를 열었다. 이 세미나의 부제가 ‘조선일보 동인문학상 편’인 것에서 알 수 있듯이 조선일보사가 주관하는 동인문학상을 반대하기 위해 마련된 자리였다.
1부에서는 이경자 한국작가회의 이사장의 인사말이 있었고 임헌영 소장이 ‘히가시 후미히토(김동인의 창씨명)의 5막 희극’이란 제목으로 기조발제를 하였다. 임헌영 소장은 김동인의 친일행적과 사상계가 1956년 동인문학상을 제정한 문단사적 배경을 상세히 설명하고 “나는 이때(1967.6. 장준하가 국회의원 출마로 사상계에서 손뗌) 동인문학상은 끝났어야 한다고 본다. 친일언론과 친일문인의 만남은 어떤 공로에도 불구하고 국민 절대다수가 반감을 갖는다”며 1987년부터 조선일보가 이어받은 동인문학상은 철폐되어 마땅하다고 주장하였다. 이어서 김자흔, 유순예, 송경동 시인이 항일시를 낭독하였다.
2부 세미나에서 맹문재 안양대 교수의 사회로 이명원 경희대 교수가 ‘김동인의 대일협력과 동인문학상 문제’를, 오창은 중앙대 교수가 ‘김동인 문학의 문학사적 평가에 대한 성찰’을, 최강민 우석대 교수가 ‘좀비 동인문학상을 폐지하라’를 발제하였고 2001년 동인문학상 후보에 올랐으나 거부했던 소설가 공선옥 씨의 회고담이 이어졌다.
이명원 교수는 “김동인의 친일행위는 적극적 자발성을 큰 특징으로 한다”며 “글쓰기와 행적 양면에서 적극적으로 대일협력에 앞장선 김동인이 해방 뒤에는 그와 관련해 허황된 자기변호로 일관했지만, 이는 명백한 사실의 왜곡과 자기변호에 해당한다”고 비판했다. 이 교수는 논란의 여지가 있는 동인문학상에 대해 “폐지가 가장 명료한 해법”이라며, “문인들이 친일문인 문학상의 심사나 수상을 거부하는 것도 한 방법”이라고 제안했다.
오창은 교수는 동인문학상이 한국사회에서 친일문인을 기리는 첫번째 문학상으로서 “친일경력 문인들의 문학상이 끊임없이 재현될 수 있는 여지를 만들었다”고 지적했다. 최강민 교수는 “〈사상계〉가 동인문학상을 제정했을 때는 남한 출신 문인들에 의한 북한 출신 문인 차별과 배제에 맞선 서북지역주의로서 의미가 있었고, 1950년대 수상작들은 당대 현실을 반영한 리얼리즘 작품들이 많이 선정되었다”며 “그러나 조선일보사가 주관하면서부터는 김동인의 문학 특성 중 개인주의, 유미주의 계열의 작품들이 주로 수상했다”는 사실을 밝혀냈다. 공선옥 작가는 “상을 주는 주체인 조선일보사의 기사 혹은 사설을 읽으면서 분노를 느낀 적이 많았고, 종신 심사위원제를 통해 문인들을 줄 세우려는 식의 선정방식도 굴욕적으로 느껴져 수상 후보를 거부했다”고 증언했다.
중앙일보가 주관하는 미당문학상이 친일 논란 와중에 시상을 중단하기로 한 것으로 알려진 가운데 열린 이번 세미나에서 발표자들은 한결같이 동인문학상 폐지를 촉구하면서 개별 문인들이 이 상의 심사와 수상을 거부할 것을 요구했다.

• 편집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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