次休靜大師過古戰場韻
亂後多兵亂(난후다병란)
無量戰歿人(무량전몰인)
北南分斷久(북남분단구)
屈指七三春(굴지칠삼춘)
휴정 대사의 ‘옛 싸움터를 지나며’란 詩에 次韻하다
난리가 끝난 뒤에도 兵亂 허다해
戰歿한 사람을 헤아릴 수 없다오
남과 북으로 나누인 세월도 오래
손가락 꼽아 보니 칠십삼 년이오.
<時調로 改譯>
亂後에 兵亂 허다해 戰歿者 무량하다오
우리나라 남북으로 나누인 세월도 오래
손가락 꼽아 봤더니 칠십하고 三年이오.
*次韻: 남이 지은 詩의 운자(韻字)를 따서 詩를 지음. 또는 그러한 방법 *休靜大師:
조선 宣祖 때의 승려(1520~1604). 속성(俗姓)은 최(崔). 字는 현응(玄應). 法號는
청허(淸虛)ㆍ서산(西山). 임진왜란 때 승병(僧兵)의 總帥가 되어 서울을 수복하는
데 공을 세웠으며, 유(儒)ㆍ불(佛)ㆍ도(道) 3교 통합설의 기반을 마련하고 교종
(敎宗)을 선종(禪宗)에 포섭하였다. 저서에 ≪청허당집≫, ≪선가귀감≫ 따위가
있다 *戰場: 전쟁터 *亂後: 난리가 끝난 뒤 *兵亂: 나라 안에서 싸움질하는 난리.
병변(兵變) *無量: 정도를 헤아릴 수 없을 만큼 많음 *戰歿: 전쟁터에서 敵과 싸
우다 죽음 *屈指: 무엇을 셀 때 손가락을 꼽음. 썩 뛰어나 수많은 가운데서 손꼽힘.
<2019.3.5, 이우식 지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