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경·허리띠 등 유품 100여점도 나와, 27일 세종시 추모의 집 안치
(청주=연합뉴스) 심규석 기자 = 충북 보은군 내북면 아곡리에서 6·25전쟁 당시 군·경이 민간인을 학살한 ‘국민보도연맹’ 사건의 희생자 유해 40여구가 발굴됐다.
26일 충북도와 민족문제연구소에 따르면 이곳에서는 유해 외에 안경, 허리띠, 단추 등 100여점의 유품도 발굴됐다.
유해 발굴 사업은 지난 8일 시작돼 열흘만인 17일 마무리됐다.
사건 발생 당시 시신이 집단매장돼 온전한 유해 발굴이 어렵다는 점에서 유전자 감식은 하지 않기로 했다.
민족문제연구소는 27일 유해를 운구, 세종시 ‘추모의 집’에 안치할 계획이다.
아곡리는 진실화해위원회가 2006년 선정했던 도내 우선 발굴 대상지 6곳 중 한 곳이다.
청주·청원 보도연맹유족회는 2014년 이곳에서 유해 발굴조사를 해 팔·다리뼈와 두개골 등 유해와 유품 20여점이 있다는 점을 확인한 뒤 다시 묻은 바 있다.
온전한 희생자 유해 발굴이 제대로 이뤄져야 한다는 점에서다.
마을 주민들은 6·25전쟁 초기인 1950년 7월 보도연맹원 150여명이 군·경에 의해 학살된 뒤 집단 매장당했다고 증언하고 있다.
충북도 관계자는 “학살된 주민 수에 대한 의견이 분분하지만 발굴이 이뤄진 아곡리 현장에는 트럭 한 대가 시신을 싣고 왔었다는 증언이 있다”며 “나머지 시신은 다른 곳에 묻혔거나 개발 과정에서 유해가 유실됐을 수 있다”고 말했다.
민족문제연구소는 다음 달 아곡리 유해 발굴 보고서를 발간한 후 보고대회를 할 계획이다.
도내 발굴 대상지는 이곳 외에도 청주 옛 삼선동 삼거리(현 상당구 가덕면 인차삼거리 부근), 청주 서원구 남이면 분터골·지경골, 단양 영춘면 곡계굴, 영동군 상춘면 고자리, 옥천군 군서면 오동리 등 5곳이 있다.
도 관계자는 “유족들과 간담회를 해 다음 발굴 장소를 정할 것”이라며 “다음 발굴은 내년에 재개될 것”이라고 말했다.
ks@yna.co.kr
<2019-03-26> 연합뉴스
☞기사원문: 보은 아곡리서 ‘국민보도연맹’ 희생자 유해 40여구 발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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