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춘천문학공원 친일 행적 문인 3명 시비(詩碑) 철거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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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정주·최남선·조연현 등 표지석과 함께 땅에 묻기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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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춘천 문학공원 입구. │연합뉴스

강원 춘천시 서면 의암호변에 자리잡고 있는 춘천문학공원(사진) 내에 있는 서정주, 최남선, 조연현 등 친일 행적 문인 3명의 시비(詩碑)가 사라진다. 춘천시는 3일 일제강점기에 창씨 개명한 이름으로 친일 관련 글을 다수 발표한 서정주와 조연현(함안 출생)의 시비를 철거하기로 했다고 1일 밝혔다. 또 1935년부터 일본 신도 보급에 참여하고, 1936년 6월부터 1938년 3월까지 3년간 조선총독부 중추원 참의를 지낸 최남선의 시비도 철거할 계획이다. 춘천시는 친일 행적 문인들의 시비 3개를 별도로 제작한 표지석과 함께 땅에 묻기로 했다.

표지석에는 ‘이곳, 춘천문학공원에 불손하게 들어앉은 일제강점기 친일 문인들의 흔적을 이곳에 묻는다. 슬픈 역사도 버릴 수 없는 우리의 것이나 민족의 아픔을 그냥 두고 볼 수 없는 까닭이다’라는 문구를 새길 예정이다.

춘천시는 나중에 후손들이 춘천문학공원 일대를 재정비하거나 발굴할 때 친일 행적 문인들의 시비가 왜 땅속에 있는 것인지 알 수 있도록 표지석을 제작해 함께 묻기로 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앞서 춘천문인협회는 최근 춘천시에 공문을 보내 친일 인명사전에 등록된 작가들의 시비를 철거해 줄 것을 요청한 바 있다.

이재경 춘천시 문화예술계장은 “친일 행적 문인들의 시비를 철거해 달라는 민원이 들어와 논의를 거친 끝에 철거하기로 했다”며 “일단 철거작업을 마친 후 춘천문학공원 내 잡풀을 제거하고, 단계적으로 노후한 다른 문인들의 시비도 정비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춘천문학공원엔 춘천을 대표하는 작가 김유정 선생의 문학비를 비롯해 문인 80여명의 작품비가 설치돼 있다.

최승현 기자 cshdmz@kyunghyang.com

<2019-05-01> 경향신문

☞기사원문: 춘천문학공원 친일 행적 문인 3명 시비(詩碑) 철거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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