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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일화가가 그린 윤봉길 의사의 ‘영정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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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우성 화백, 충의사에 있는 윤봉길 ‘표준 영정사진’ 그려… 지역사회 “올해는 반드시 교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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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민족문제연구소가 ‘친일인명사전’에 이름을 올린 장우성 화백의 표준영정. ⓒ <무한정보> 김동근

매헌 윤봉길 의사 ‘영정’을 둘러싼 논란이 재현되고 있다.

이번에는 충의사 사당(충남 예산군 소재)에 모셔진 표준영정이 아니라, 평화축제 때 영정모시기에 사용하는 영정 때문이다. 주최 측이 기존 김종래 화백 작품이 노후했다며 새로 제작했지만, 유족들의 입에서는 “왜 바꿨는지 모르겠다”는 평가가 나왔다.

이뿐만 아니라 ‘3·1운동과 임시정부 수립 100주년’을 맞은 올해에는 일제강점기 친일행적으로 ‘친일인명사전’에 오른 화가가 그린 윤 의사 표준영정도 교체하자는 여론이 다시 고개를 들고 있다. 적어도 윤 의사의 고향에서만큼은 친일잔재를 청산해야 한다는 목소리다.

(사)매헌윤봉길월진회는 4월 29일 윤봉길평화축제에서 새 영정으로 ‘영정모시기’를 진행했다. 주최측은 “축제 준비과정에서 기본 영정이 오래돼 교체얘기가 있었다”며 “윤 의사가 태극기 앞에서 수류탄을 들고 찍은 사진을 기본으로 색상과 선명도 등 디지털작업을 해 다시 만들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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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종래 화백이 그린 작품(왼쪽). 맨 오른쪽은 올해 영정모시기를 위해 새로 제작한 것이다. ⓒ <무한정보> 김동근

하지만 의도와 달리, 보는 이들은 내내 “전체적으로 분위기가 우중충하다”, “복장이 이상하다”, 등 불편한 심기를 드러냈다. 한 유족은 “유족들도 먼저 게 낫다고 입을 모았다”며 어색하다는 반응을 보였다.

지난해까지 윤봉길평화축제에서 모신 영정은 우리에게 ‘엄마 찾아 삼만리’와 ‘일지매’ 등으로 유명한 김종래(1927~2001) 화백의 작품이다. 충의사가 처음 지어질 당시인 1968년 그려져 사당에 모셔졌다가, 1971년 박정희 전 대통령 지시로 충의사를 다시 건립할 때 지금 있는 월전 장우성(1912~2005) 화백의 표준영정으로 바뀌었다.

그런데 장 화백은 아이러니하게도 민족문제연구소가 친일인사로 분류한 이다. 그가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항일 독립운동가 영정을 그렸고, 충의사 사당을 차지하고 있다.

‘친일인명사전’에 따르면 장 화백은 1943년 6월 조선총독부에서 열린 제22회 조선미술전람회 시상식에서 조선인 수상자로는 최초로 답사(答辭)를 했다. 이듬해 3월에는 ‘공격하라, 멈추지 말라’는 구호로 침략전쟁을 부추기는 군국주의 ‘결전미술전(決戰美術展)’에 응모해 입선했다. 그의 작품 ‘항마(降魔)’는 ‘악마(연합군)를 굴복시키는 날카로운 검’이란 일제 국민가요 ‘항마의 이검과 일치하는 주제다.

문화체육관광부가 1978년 표준영정(지정번호 16번)으로 지정했지만, “하루 빨리 교체해야 한다”는 여론이 계속 커지는 이유다.

선양단체 등 지역사회를 중심으로 구체적인 움직임도 일었다.

월진회는 2014년 3월 민관을 비롯한 유족과 전문가 등이 참여하는 새영정제작추진기구를 구성해 새 영정 제작작업에 착수했었다. 이우재 회장(현 명예회장)은 그 배경으로 “25살 청년이 아니라 40~50대 중년신사로 그려져 어울리지 않는다는 지적이 많다”고 밝혔고, 윤 의사 장손녀인 윤주경 전 독립기념관장도 “전적으로 동의한다”는 의견을 나타내기도 했다.

같은 해 8월 열린 ‘윤봉길의사 선양활동 발전방안 대토론회’에서 당시 강희춘 부회장은 “장우성 화백은 친일논란에 휩싸인 사람”이라며 “영정을 교체할 필요성이 있다”고 강조했다.

그러나 결과적으로 성공을 거두진 못했다. 더 이상 해묵은 과제로 미룰 수 없다는 얘기들이 나올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꾸준히 이 문제를 제기한 지역인사는 “윤 의사가 지하에서 통곡할 일이다. 우리는 그동안 지역정치권 등 여기저기 눈치를 보느라 금기시하는 분위기였지만, 천안시는 이미 12년 전인 2007년 유관순 열사 표준영정을 그린 장 화백의 친일행적이 불거지자 발 빠르게 공모과정을 거쳐 바꿨다”며 “월진회장을 맡아 평생을 윤 의사 선양사업에 헌신한 고 윤규상 선생께서도 생전에 교체 필요성을 역설했다. 이번에는 꼭 주민서명운동을 벌여서라도 친일작가가 그린 윤 의사 표준영정을 바꿔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덧붙이는 글 | 이 기사는 충남 예산군에서 발행되는 <무한정보>에서 취재한 기사입니다.

<2019-05-08> 오마이뉴스 

☞기사원문: 친일화가가 그린 윤봉길 의사의 ‘영정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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