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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족문제연구소 “나경원류 역사 인식 EBS 부사장 철회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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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민특위 다큐 중단’ 박치형 부사장 임명 철회 촉구… “EBS 사장 역사관 의심”

친일 잔재 청산에 앞장서고 있는 연구단체 민족문제연구소가 지난 9일 김명중 EBS 사장의 부사장 임명 철회를 촉구했다.

지난달 임명된 박치형 EBS 부사장은 2013년 반민족행위특별조사위원회(반민특위) 다큐멘터리 제작 중단 사태 책임자로 EBS 안팎에서 지목된 인물이다. 박 부사장은 당시 평생교육본부장(현 방송제작본부장)이었다. 민족문제연구소(이하 민문연)는 인사 철회와 함께 반민특위 다큐 재개 및 EBS의 성찰과 개혁 등을 요구했다.

이날 성명에서 민문연은 나경원 자유한국당 원내대표가 지난 3월 “해방 뒤 반민특위로 인해 국민이 분열했다”고 발언해 ‘역사 왜곡’이라는 비판을 받은 일을 언급하며 “공영방송인 EBS에서도 놀라운 일이 벌어지고 있다. 김명중 사장이 나경원 류의 역사 인식을 지닌 인물을 부사장에 임명한 것”이라고 비판했다.

민문연은 “2013년 EBS(당시 사장 신용섭) ‘다큐 프라임’ 제작팀은 반민특위를 심층 취재하고 있었다. 그런데 70%가량 제작을 마치고 방영을 얼마 남겨두지 않은 시점에 담당 김진혁 PD를 다큐 제작과 전혀 무관한 수학교육팀으로 발령 내는 폭거가 일어났다. 다큐 제작은 중단됐으며 김진혁 PD는 떠밀리다시피 회사를 떠났다”고 설명했다.

민문연은 “정권 비위를 거스르지 않고자 앞장서 제작을 중단시킨 장본인이 바로 박치형씨”라며 “방송 독립성을 훼손하고 권력에 굴종한 인물을 발탁한 김명중 사장의 언론관이 무엇인지 의심하지 않을 수 없다”고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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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박치형 EBS 신임 부사장(왼쪽)과 김진혁 전 EBS PD. 박 부사장은 2013년 반민특위 다큐 ‘다큐프라임-나는 독립유공자의 후손입니다’ 제작을 하던 담당 연출자 김진혁 전 EBS PD를 수학교육팀으로 인사 이동시키는 등 제작 중단 사태 책임자로 내부에서 평가되는 인물이다. 사진=EBS·미디어오늘

민문연은 EBS 다큐 제작 중단 논란이 불거진 2013년에 내놨던 논평을 다시 강조했다. 당시 민문연은 “독립운동가와 그 후손 삶에 대해 진지하게 짚어보는 다큐조차 제작·방영할 수 없는 대한민국 현실을 보자면 우리는 지금도 일제강점기에 살고 있는 것은 아닌가 하는 착각마저 들 정도다. 결국 이번 ‘독립유공자 다큐’에 대한 EBS 사측의 방해 공작은 공영 교육방송의 근본을 해치는 일일 뿐만 아니라 또 하나의 역사 범죄를 저지른 것이라 볼 수 있다”고 비판했는데, 이때 입장과 지금이 같다는 것이다.

박 부사장은 지난달 24일 미디어오늘 인터뷰에서 “당시 논란 국면에서 경영진에 먼저 사표를 던지진 못했지만 (반민특위 다큐) 제작을 계속 이어가지 못하면 내가 본부장직을 계속할 수 없다는 입장은 분명히 전했다”며 당시 경영진에 ‘이견’을 전했다고 했다.

박 부사장은 또 “비록 능력이 부족할 순 있어도 EBS에서 30여년 일하면서 EBS 가치와 역할, 비전에 관해 정말 치열하게 고민했다”며 “지금은 방송 공정성을 훼손하고 침해한 인물로 낙인이 찍힌 상태다. 제작 자율성을 침해한 인물로 보도되고 관련 성명이 나오는 상황이 참으로 암담하다”고 토로했다. 그는 자신을 비판하고 사퇴를 요구하는 노조와 언론단체 성명, 보도 등이 ‘인격 살인’, ‘인민재판’이라며 억울함을 호소하기도 했다.

한편 EBS는 지난달 29일 반민특위 다큐 제작 중단 사태 등을 대상으로 EBS 감사에 특별감사를 청구했다. 김 사장은 “EBS 방송의 공영성 훼손에 관한 문제 제기는 현재 재정 적자보다 더 심각한 문제다. 다시는 이런 논란이 되풀이되지 않도록 제도 개선과 필요한 조치를 취할 것”이라고 했다.

반면 언론노조 EBS지부는 “책임을 엉뚱한 사람에게 떠넘겨 박 부사장을 면책시키는 물타기 감사가 될 것”이라며 ‘일방적 감사’는 받아들일 수 없다는 입장이다.

김도연 기자 riverskim@mediatoday.co.kr

<2019-05-10> 미디어오늘 

☞기사원문: 민족문제연구소 “나경원류 역사 인식 EBS 부사장 철회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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