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요기사

계속되는 ‘친일파 안용백’ 흉상 철거 목소리

1595

민족문제연구소 부산지부·부산교육희망네트워크, 부산 경남고 앞 항의행동

0524-4

▲ 부산 서구 경남고등학교 교정에 세워진 안용백의 동상. 일제강점기 시기 조선총독부에서 일하며 내선일체, 황국신민화 정책을 선동한 친일 행위로 친일·반민족행위 진상규명위원회가 발표한 친일·반민족 행위자에 포함됐다.ⓒ민중의소리 김보성기자

0524-5

▲ 부산 경남고 교정에 세워진 안용백 흉상 하단의 설명 글. 친일 논란이 계속되자 학교 측은 그의 친일 행적이 친일인명사전에 등재되어 있다는 추가 안내판을 흉상 하단에 부착했다.ⓒ민중의소리 김보성기자

부산 경남고등학교에 세워진 ‘친일파’ 안용백의 흉상을 둘러싸고 철거 요구가 계속되고 있다. 민족문제연구소 부산지부에 이어 부산지역 교육단체도 “흉상을 철거해 친일 잔재를 반드시 청산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민족문제연구소 부산지부, 부산교육희망네트워크(부산교육희망넷)는 23일 부산 경남고를 찾아 ‘친일파’ 안용백 흉상 철거를 요구하는 항의 행동에 나섰다. 두 단체는 “민족문제연구소가 수년간 흉상철거 시위를 벌였음에도 이를 아직도 존치하고 있다”며 학교 측과 동문회의 대응을 비판했다. 이날 행동은 부산교육희망넷이 최근 학교 내 친일 잔재 청산 운동 전개에 적극적으로 나서면서 공동으로 이루어졌다. <관련기사:부산 학교 곳곳 친일잔재 청산 나선다>

내선일체·황국신민화 선동 친일파
‘안용백’ 흉상이 경남고 교정에
철거 등 “친일파 청산”요구 이어져
교육단체도 함께 동참

일제강점기 시기 안용백은 조선총독부에서 일하며 내선일체, 황국신민화 정책을 선동한 인물로 알려져 있다. 친일 행적에도 해방 후 경남중고등학교 초대 교장, 이승만 정부 시절 문교부 고등교육국장 등을 역임했다. 전남 보성 국회의원 선거까지 출마했으나 부정개표로 당선무효 굴욕을 겪었다. 이후엔 2대 전남 교육감을 지냈다. 이런 이력에 친일·반민족행위 진상규명위원회는 2009년 11월 안용백을 친일·반민족 행위자 1006명 중 1명으로 포함했다.

그러나 이보다 앞선 4월 경남고 개교기념일에 졸업생의 기증으로 안용백 흉상이 건립되면서 논란을 예고했다. 흉상에는 “교장 선생님의 가르침에 감사한다”는 기증자의 글만 있을 뿐 진상규명위가 지적한 안용백의 친일행적은 전혀 기록되지 않았다.

이에 민족문제연구소 부산지부가 ‘친일파 안용백’ 문제를 거론하며 대응에 나섰다. 부산지부는 경남고 앞에서 안용백의 행적을 알리는 선전물을 배포하거나 시위를 벌이는 등 흉상 철거 운동을 계속 펼쳤다. 수년간의 노력 끝에 흉상에 안용백의 친일 행적을 언급한 추가 설명이 기재되는 등 다소 변화가 있었다. 지난해 학교 측은 동문회와 협의해 ‘초대 안용백 교장은 2930년 경성제대를 졸업한 이후부터 해방될 때까지의 친일 행적으로 인해 친일인명사전에 등재되어 있다’는 안내판을 하단에 부착했다.

하지만 이날 공동행동에 나선 민족문제연구소와 부산교육희망넷은 이것만으로는 부족하다며 “민족정기는 물론 교육적 차원에서 반드시 흉상을 철거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이날 두 단체는 “친일행적이 칭송받고 전시되는 것을 우리 사회가 용납해서는 안 된다는 것을 보여줘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홍동희 부산교육희망넷 대표는 “그간 투쟁의 성과는 맞지만 동판 하나 추가로 친일 청산이 되는 것이 아니”라며 “3.1운동과 임시정부 수립 100주년을 맞아 친일 잔재를 제대로 청산해서 새로운 학교문화 혁신으로 나아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종민 민족문제연구소 부산지부장도 “흉상을 그대로 놓아둔다면 친일파를 용인하는 것과 다름없다”며 철거를 단호하게 요구했다. 그는 “철거 이후 흉상 앞에 그의 친일행적을 마땅히 기록해 역사의 귀감으로 삼아야 한다”고 말했다.

계속되는 철거 요구에 학교와 총동문회 측도 흉상 이전 등을 포함한 대응책을 고심하고 있다. 총동문회측 관계자는 “친일 논란이 있는 만큼 이후 동문회 역사관이 세워지면 흉상을 옮길 생각”이라며 “이 부분을 현재 논의하고 있다”고 밝혔다.

한편, 광주에서는 전남도교육감을 지낸 안용백의 흉상이 2013년 7월 전격 철거된 바 있다. 1982년 광주 중외공원에 설치됐던 이 흉상의 인접한 곳에는 항일의 상징인 광주3·1독립운동기념탑과 안중근 의사 동상 등이 나란히 있다. 시민사회단체는 위치의 부적절함은 물론 안용백의 친일 행적에 대해 지속적인 비판을 제기했고, 광주시도 이를 결국 받아들였다.

0524-6

▲ 23일 부산 경남고 교정에 세워진 안용백 흉상 철거를 요구하는 민족문제연구소 부산지부, 부산교육희망네트워크.ⓒ민중의소리 김보성기자

<2019-05-23> 민중의소리 

☞기사원문: 계속되는 ‘친일파 안용백’ 흉상 철거 목소리 

※관련기사 

☞국제신문: ‘친일 경남고 안용백 흉상 철거’ 교육계도 나섰다


NO COMMENT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