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점]
식민지역사박물관 개관 1주년 기념,
독립운동가 후손과 함께 하는 경술국치 추념식
‘국치일을 아십니까’ 개최
식민지역사박물관은 개관 1주년인 8월 29일 경술국치 109주년을 맞아 국치 추념식 ‘국치일을 아십니까’를 개최했다. 이날 추념식에는 독립운동가 후손(이항증, 차영조, 장병화, 김수옥, 김세걸)과 태평양전쟁피해자보상추진협의회(보추협) 소속 강제동원 피해자 유족들과 임헌영 소장, 권위상 부위원장, 한국순교복자수녀회, 연구소 상근자 등 80여 명이 참석했다.
추념식은 현악 4중주팀 ‘공감’의 클래식 연주로 시작되었다. 임헌영 소장의 개졌고, 권위상 부위원장이 직접 지은 독립운동가 차미리사 기림시를 낭송했다. 이어서 소프라노 권설희의 선창으로 ‘국치일의 노래’, ‘국치가’, ‘국치추념가’를 함께 불렀다. 마지막으로현악 4중주팀 ‘공감’이 한국의 대표적 민요 아리랑을 연주했다. 이어 방학진 실장이 찬 죽 먹기의 의미를 소개한 뒤 독립운동가 후손들이 손수떠준 죽을 함께 나누었다.
이번 추념식에는 일제강점기부터 해방 이후에 이르기까지 국치일을 어떻게 추념해 왔는가에 대한 패널 전시가 열렸다. 전시 패널을 통해 다음과 같은 내용을 확인할 수 있었다. 먼저 일제 강제병합 소식이 알려지자마자 순절로 항거할 뿐 아니라 일본군·헌병과 교전을 벌인 의병항쟁도 끊임없이 일어났다. 사료를 통해 국내외 우리 동포가 있는 곳이면 어디서나 매년 국치일을 추념해 왔음을 알 수 있었다. 국내에서는 전국 곳곳에 ‘국치일을 잊지 말자’는 격문이 붙었으며, 시장은 철시를 감행했고, 감옥의 독립투사들은 집단 단식으로, 노동자들은 총파업으로 일제에 저항했다. 해외 동포들은 국치 추념 행사를 열고 이날 하루 단식으로 독립의 결의를 다졌다. 1948년 정부 수립 이후 국치일을 추념하는 국가행사는 열리지 않았고, 다만 달력에 ‘국치일’이 표시되는 정도였다.
최근 일본의 아베정권과 극우세력이 여전히 식민지배와 침탈, 전쟁범죄를 부정하고, 국내 신친일파들이 식민지근대화론을 외치고 있다. 국치일과 관련하여 2018년에는 전국 17개 지자체에서 국기게양일 지정 등에 관한 조례 재개정을 완료한 상태이고, 현재 국치일을 국가 기념일로 지정해야 한다는 의견이 국회와 시민단체 가운데 대두되고 있다. 이번 ‘국치일을 아십니까’ 경술국치 추념식은 오늘날 우리가 국치일을 어떻게 기억할 것인가에 대한 방향을 제시하고, 함께 실천하는 자리였다.
• 김선아 학예실 주임연구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