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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뉴스] “서정주 시비 세우는 태안군… 부끄러움은 군민 몫”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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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의당 서산태안위원회 건립 반대 논평

▲ 정의당 서산태안위원회가 서정주 시비 건립계획을 철회할 것을 태안군에 요구했다. 정의당 서태안위는 11일 태안군이 최근 원북면 학암포에 친일파 시인 미당 서정주 시비를 건립하기로 한 것과 관련해, 이같은 논평을 내고 시비 건립을 반대한다고 밝혔다.(사진은 태안군청 전경) ⓒ 태안군 누리집 갈무리

정의당 서산태안위원회(아래, 서태안위)가 서정주 시비 건립계획을 철회할 것을 태안군에 요구했다. 정의당 서태안위는 11일 태안군이 최근 원북면 학암포에 친일파 시인 미당 서정주 시비를 건립하기로 한 것과 관련해, 이같은 논평을 내고 시비 건립을 반대한다고 밝혔다.

앞서 지난 5일 <연합뉴스>에 따르면 태안군은 서정주가 1990년대 중반 학암포를 찾아 ‘학’이라는 시를 쓴 것을 기념하고, 이곳을 관광명소를 만들기 위해 12월 중으로 높이 2m, 폭 1m 크기의 시비 건립을 추진하고 있다. 시비 제작에는 2천여만 원이 들어가는 것으로 알려졌다.

친일인명사전에 따르면 서정주는 주로 시·소설·잡문·평론 등을 통해 일제에 협력했으며, 1942년 7월13일부터 17일까지 ‘매일신보’에 평론 ‘시(詩)의 이야기-주로 국민시가(國民詩歌)에 대하여’를 발표하면서 본격적으로 친일 대열에 합류했다.

정의당 서태안위는 “일본의 무역 보복에 맞서 전 국민이 노 아베 운동을 벌이는 와중에 터져 나온 소식”이라면서 “부끄러움은 오직 태안군민의 몫이다”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러면서 “(시비가 건립될 곳은) 민족대표 33인 중 한 분으로 참여했던 이종일 선생의 생가와 동학 북접의 농민혁명군 기포지가 인접해있는 곳”이라면서 “일제에 분연히 맞섰던 태안의 선조들이 지하에서 땅을 칠 일”이라고 개탄했다.

이어 “태안 시민사회 진영이 이에 대해 태안군에 문제를 제기하고 나서고 있다는 점은 환영할 일”이라며 “언제나 그렇듯 관청에서 친 사고를 시민들이 해결하는 양상”이라며 태안군을 비난했다.

정의당 서태안위는 태안군과 더불어민주당과 당 소속 가세로 태안군수에게 명확한 입장을 요구했다.

끝으로 이들은 “이 사태의 추이를 계속해서 지켜볼 것”이라며 “서정주 시비 건립에 반대하는 시민사회와 공동보조를 취할 것임을 밝힌다”고 덧붙였다.

친일인명사전에는 서정주의 신군부 때 행적도 나와있다. 친일인명사전에 따르면 1987년 1월 18일 당시 전두환 대통령의 생일 축하장에서 그는 자작시 ‘전두환 대통령 각하 제56회 탄생일에 드리는 송시’를 낭독했다.

한편 이같은 태안군의 계획이 발표되자 지역 시민단체는 즉각 반발했다. 또한 태안시민사회단체 대표 10여 명은 이날 오후 긴급 모임을 열고, ‘서정주 시비 건립 반대 태안군민 모임’을 결성했다.

신영근 기자

<2019-11-12> 오마이뉴스 

☞기사원문: “서정주 시비 세우는 태안군… 부끄러움은 군민 몫”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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