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점]
제13회 임종국상 시상식
제13회 임종국상 시상식이 10월 31일 오후 7시 한국프레스센터 19층 기자회견장에서 회원 및 각계 인사 100여 명이 참석한 가운데 성황리에 열렸다. 시상식은 장병화 임종국선생기념사업회장의 기념사를 시작으로 김도형 동북아역사재단 이사장과 조희연 서울시 교육감의 축사, 임종국 선생의 일대기 영상 상영, 이민우 연구소 운영위원장의 기념사업회 경과보고, 윤경로 심사위원장의 선정경위 설명, 시상과 수상자들의 수상연설, 함세웅 이사장의 인사말 순서로 진행됐다.
올해 수상자 후보 공모에는 학술·문화 부문 10건, 사회·언론 부문 6건, 특별상 2건 등 18건이 올라왔으며 10월 7일 열린 심사위원회 본심에서 열띤 토론 과정을 거쳐 학술부문에 정영환 메이지가쿠인대학 교수를, 언론부문에는 KBS 탐사보도부 ‘밀정’ 제작팀을, 특별상에 고 노동은 교수를 제13회 임종국상 수상자로 최종 선정했다.
학술부문 수상자인 정영환 메이지가쿠인대학 교수는 일본군‘위안부’를 비롯한 강제동원피해자와 재일조선인 차별 문제 등 일본의 식민지배와 전쟁동원 책임을 추적하여 주목할 만한 성과들을 내놓은 연구자이자 한일 과거사 청산의 현장에서 맹렬히 활동해온 실천적 지식인이다.
2016년에는 박유하의 <제국의 위안부>를 날카롭게 비판한 <누구를 위한 화해인가-제국의 위안부의 반역사성>을 저술함으로써 한일양국의 역사수정주의에 경종을 울리고 큰 반향을 불러일으켰다.
수상 저서인 <해방 공간의 재일조선인사>는 1945년부터 1950년까지 일본은 물론 한국으로 부터도 외면당하였던 재일조선인의 생존 과정을 치밀하게 논구한 역작이다. 이 책은 그 자신 조선적(朝鮮籍) 동포 3세이기도 한 경계인으로서 저자가 ‘재일’의 정체성을 깊이 고뇌하고 싸워온 투쟁의 결과물이기도 하다. 방대한 사료를 섭렵하고 분석한 데다가 지방사와 동아시아 각국의 민중이 마주한 시대상황까지 조명함으로써 연구의 수준을 한 단계 끌어올렸다는 평가를 받았다.
언론부문 수상자인 KBS 탐사보도부 ‘밀정’ 제작팀은 2019년 내내 독립운동과 반민족행위에 관한 기획보도를 계속함으로써, 3·1운동과 대한민국임시정부 수립 100주년의 의미를 되새기고 시민의 역사의식을 드높이는 데 크게 기여했다. 조선총독부가 작성한 3·1운동 계보도와 임정초기의 사진을 공개하는 등 희귀자료를 발굴 소개하는 데도 공을 들였다.
수상작인 〈밀정〉 2부작은 오랜 기간에 걸쳐 일본과 중국의 기밀문서 수만 장을 입수 분석하여, 밀정 혐의자 895명을 특정하고 이들의 행태를 고발함으로써 그간 언설로만 전해져 오던 ‘밀정’의 실체와 죄상을 처음으로 구체화하였다. 특히 서훈을 받은 독립유공자 가운데서도 밀정 또는 친일 혐의자가 존재한다는 사실을 밝혀냄으로써 학계와 사회에 커다란 충격을 던져주었
다. 장기간에 걸친 추적조사와 방대한 사료 검증을 통해 학계에서도 사각지대에 가까운 분야를 집중 탐구해 괄목할 만한 성과를 이끌어냈다는 점이 평가받았다.
특별상 수상자인 고 노동은 교수는 ‘민족음악’의 주창자이자 실천가였다. 고인은 한국 근현대 음악사에 관한 30여 권의 저서와 400여 편의 논문을 남겼으며 특히 항일음악과 친일음악 연구에 선구적 업적을 쌓았다. 방대한 근현대 음악사 관련 자료를 수집 정리하였으며, 이를 분석해 <친일음악론> <항일음악 330곡집> <인물로 본 한국근현대음악사> 등 이 분야의 개척적 연
구로 학문적 토대를 놓았다. 또한 친일인명사전편찬위원회 부위원장으로서 음악 분야 집필을 책임졌으며, 음악을 통한 분단극복에도 남다른 열정을 보여주었다. 전국 어디라도 원하는 곳이 있으면 달려가 ‘민족음악’에 대해 강연했다.
• 김혜영 선임연구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