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앵커 ▶
일제강점기 친일파들의 반민족 행각을 기록한 친일인명사전이, 발간된지 10년을 맞았습니다.
나왔을 당시 우리 사회가 잊고 지냈던 친일파 문제가 다시금 수면 위로 떠올랐었죠.
사전 발간 10주년을 맞아 친일파 청산 등 과거사 문제에 대한 국민의 생각을 들어봤습니다.
조명아 기자입니다.
◀ 리포트 ▶
전직 대통령에서부터 군인, 언론, 예술가까지.
4천 389명의 친일 인사를 총망라한 친일인명사전이 2009년 발간됐습니다.
편찬 과정은 험난했습니다.
친일파 후손들의 반발과 소송전이 이어졌고, 국회에선 5억원의 예산이 당시 한나라당의 반대로 전액 삭감돼 난관에 부딪히기도 했습니다.
그래도 역사는 기록돼야 한다며 국민들은 쌈짓돈을 내놓았고,
“좋은 데 쓰세요.”
천신만고 끝에 친일인명사전이 탄생했습니다.
친일의 역사를 기록해온 재야사학자 임종국 선생의 뜻을 기려 시작한 친일인명사전 편찬 작업은 18년 만에 완성됐습니다.
사전이 나온지 10년, 과거사 문제에 대한 국민들의 인식은 어떨까.
민족문제연구소가 전국의 성인남녀 1천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10명 가운데 8명은 해방 이후, 친일파 처벌과 일제 잔재 청산이 이뤄지지 않았다고 생각했습니다.
친일 청산이 제대로 안 된 분야로는 정치를 꼽은 답이 76%로 압도적으로 많았고, 경제가 54%, 이어 교육과 언론 순이었습니다.
중점을 둘 친일 청산 활동으로는, 친일파에 대한 포상과 훈장 취소, 그리고 역사교과서 왜곡 바로잡기를 가장 많이 택했습니다.
[김한글/강원 춘천시]
“서울현충원이나 대전현충원에 인명사전에 기재된 분들이 아직 묘소가 조성돼 있는데, 그런 것부터 빨리 해결되는 게 좋겠다고 생각합니다.”
일제강점기 사회지도층의 친일 행위에 대한 생각을 물었더니, 강압에 따른 어쩔 수 없는 선택이었다는 답은 18%에 그쳤고, 72%는 개인의 안위를 위한 적극적 행위로 평가했습니다.
과거사를 들추는 게 국민을 분열시킨다는 일각의 주장과 관련해서는, 과거사 문제 해결이 한국사회의 발전과 통합에 도움이 된다는 답이 압도적으로 많았습니다.
[이명숙/민족문제연구소 선임연구원]
“전반적으로 과거 청산 작업, 친일 청산 작업은 우리 사회 통합에 기여를 하고 그러한 방향으로 법적·제도적인 것까지 마련하는 게 좋겠다는 설문 조사 결과인 것 같습니다.”
최근 심각하게 확산 중인 과거사 왜곡이나 부정에 대해선, 국민 10명 중 7명은 독일처럼 형사처벌해야 한다고 답했습니다.
MBC뉴스 조명아입니다.
(영상취재 : 나경운, 영상편집 : 문명배)
<2019-12-08> MBC