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작가회의·광주전남작가회의, ‘오월항쟁 40주기 기념 오월문학 심포지엄’ 개최
[더팩트ㅣ광주=박호재 기자] 국가폭력에 저항해온 5월문학의 현재적 의미와 나아갈 길을 탐색하는 ‘5월문학 심포지엄’이 지난 20일 광주 전일빌딩245 다목적 홀에서 열렸다. 21일까지 광주에서 열린 ‘2020 오월문학제’의 일환으로 한국작가회의와 광주전남작가회의가 공동 주최한 이날 심포지엄은 300여명의 청중이 참여한 가운데 4시간 동안 발제와 토론이 진행됐다.
첫 발제에 나선 임헌영 민족문제연구소장(문학평론가)은 5월문학은 “진상규명과 이에 따른 학살자 처벌의 과정을 거치지 못함으로써 희생자의 아픔에만 초점이 고착되는 정체상태에 머물러있다”고 분석했다.
또 임 소장은 “국가폭력을 다루는 문학예술이 피해자 코스프레에 집중했기에 국가폭력 범죄자들이 지닌 악랄한 생태구조를 파악해 대중화시키는 작업에 소홀했다”고 지적하며 “이제 인간상을 부각시킨 서사구조가 많이 창조되어 증언의 문학에서 평화의 문학으로 승화돼야한다”고 강조했다.
‘80년대 대학생들의 5·18 광주 기억하기’라는 주제 아래 두 번째 발제에 나선 윤대석 교수(서울대 국어교육과)는 서울대 기록관이 소장하고 있는 사료들을 바탕으로 광주항쟁이 대학생들의 의식속에서 어떻게 기억으로 자리를 잡고 확장돼갔는지를 탐색했다.
윤 교수는 ‘유시민의 항소이유서’를 당시 학생들이 광주항쟁 기억을 소환하는 전형적인 사례로 제시하며 학내 유인물 등 광주 기억을 유도한 매체들의 역할과 그 내용들을 구체적으로 분석했다.
세 번째 발제자로 나선 홍기돈 교수(가톨릭대 국문과, 문학평론가)는 임철우의 소설 ‘봄날’의 분석을 통해 “80년 5월 광주를 둘러싼 가상과 현실의 길항이 빚는 긴장이 5월 광주를 소재로 한 소설들의 다양한 창작 동력으로 작동됐다”는 논지를 폈다.
홍 교수는 또 “80년대 문학과의 단절을 주장하는 신세대 문학론이 5월 광주 소설에 허수아비 공격의 오류를 범하고 있다”고 지적하며 “80년대 문학을 내면성 부재로 규정하는 이들의 공격은 잘못된 인식이며, 표출의 방식에서 차이가 있을지언정 80년대 문학에서도 내면은 격렬하게 분출하고있었다”고 강조했다.
이날 심포지엄을 한국작가회의와 함께 공동 주최한 김완 시인(광주전남작가회의 회장)은 “우리는 시대를 선택하여 태어날 수 없다. 이말은 무겁고 많은 사유와 겸손을 요구하는 명제이다”고 규정하며 “더불어사는 삶, 대동세상을 꿈꿨던 5월 정신은 남북화해와 한반도 통일 및 세계평화를 가능하게 하는 중요한 자원이 될 것이다”고 오월문학 심포지엄의 의미를 밝혔다.
한편 전국의 작가들이 참여한 오월항쟁 40주기 기념 2020 오월문학제는 21일 5·18 사적지 답사 및 국립 5·18민주묘지 추모식을 끝으로 마무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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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06-22> 더팩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