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일 청산’ 김원웅 광복회장 기념사…
조중동 등 비판 사설·칼럼 잇달아 실어
조선, 동아…일제 때 뚜렷한 ‘친일’ 행적
김이택 “부끄런 과거 이제라도 사죄해야”
해방 후 75년이 흘러도 친일 청산은 제대로 이뤄지지 못하고 있습니다. 일제 강점기 친일에 앞장선 과거를 사죄하기는커녕 감추고 미화해온 이들이 많은데요. 대표적으로 올해 창사 100주년을 맞은 <조선일보>와 <동아일보>가 있습니다. 이들이 광복절 75주년 행사에서 ‘친일 잔재 청산’을 요구한 김원웅 광복회장을 집중 비판하고 나섰습니다.
김 회장의 광복절 기념사 이후 미래통합당과 <조선일보> 등은 “국민 편가르기”라고 비난하고, ‘친일 장사’로 깎아내리는 칼럼을 싣기도 했습니다.
이에 대해 김이택 <한겨레> 대기자는 ‘김이택의 저널어택’ 네 번째 시간에 “친일 행적이 지면에 뚜렷하게 남아 있는데도 국민과 독자 앞에 한번도 제대로 사과하지 않은 조선일보와 동아일보가 광복회장을 비난할 자격이 있느냐”며 “적반하장”이라고 비판했습니다. 이어 “국민 편가르기라는 주장은 친일파들이 오랫동안 써먹어온 프레임”이라고 지적했습니다.
<조선일보>는 일본 강점기인 1937년부터, <동아일보>는 이듬해부터 폐간(1940년) 때까지 매해 1월1일 일왕 부부의 대형 사진을 1면에 실었고 <조선일보>는 제호 위에 칼라로 일장기를 새겨넣기도 했습니다. <조선일보> 사주 방응모와 <동아일보> 사주 김성수는 국민정신총동원 조선연맹의 발기인이 돼 젊은이들에게 일제의 총알받이가 돼라며 징병과 학병을 독려하고 다녔고, 대법원은 이들의 행위를 ‘친일반민족행위’라고 판결문에 분명하게 못박았습니다.
지난 2018년 대법원의 강제징용 배상판결에 대한 보복으로 일본 정부가 수출규제에 나서자 <조선일보> 등은 무역보복을 먼저 시작한 아베 정부보다 우리 정부를 더 비난하고 나섰습니다. ‘힘이 부족하면 굴욕을 감수할 수 있는 용기라도 있어야 한다’며 일본에 무릎 꿇으라는 식의 기사와 사설·칼럼도 잇달아 내보냈습니다.
김 대기자는 문제적 보도들을 일일이 제시하며 “뿌리 깊은 친일 디엔에이(DNA)가 있어서 지금까지 이어지고 있는 게 아니냐”고 질타했습니다.
독립군을 토벌하는 간도 특설대에 복무한 백선엽 전 대장이 지난 7월11일 세상을 뜨자, <조선일보> 등은 그의 친일 행적은 덮고 6·25 전공만 집중 부각하는 영웅담을 집중 보도했습니다. <조선일보>는 백씨의 독립군 토벌 사실을 부인하며 간도특설대 복무 경력을 약력에서 아예 빼놓기도 했습니다. 김 대기자는 “자신이 독립군을 토벌한 사실은 백씨가 일본에서 발간한 책 <대 게릴라전>에만 슬쩍 적어놓았다”고 밝히고 “김효순 전 <한겨레> 대기자가 <간도특설대>란 책을 내면서 이 사실을 폭로한 바 있다”고 소개했습니다.
친일 청산 요구가 나오기만 하면 ‘국민 편가르기’ 운운하며 여러 프레임을 들이대 초점을 흐리는 <조선일보>와 <동아일보>. 친일을 진정으로 사죄하지 않는 이들은 그동안 어떤 보도를 내보냈을까요? 자세한 내용은 영상을 보며 확인해 보시죠.
이정규 기자 jk@hani.co.kr
<2020-08-22> 한겨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