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100년 전 일본군이 한국인들을 무참히 학살한 사건, 이른바 ‘간도참변’ 당시, 일제에 협력해 동족을 학살한 한국인 경찰관 48명, 그리고 이때 체포된 독립운동가들의 기록을 KBS가 최초 발굴해 보도해 드렸는데요.
보훈처가 이 자료를 제공받아 독립유공자 발굴에 활용하겠다는 뜻을 밝혔습니다.
경찰도 역대 기관장들의 친일 이력을 전수 조사하기로 했는데, 친일 이력을 병기하는 문제에 대해선 유보적인 입장을 밝혔습니다.
송락규 기잡니다.
[리포트]
100년 전 일본이 간도 지역 항일 독립운동가와 민간인들을 학살한 간도 참변.
일제는 전국 각지에서 차출돼 학살 현장에 가담했던 한국인 경찰관 48명의 이름과 공적을 기록했습니다.
간도에 파견된 한국인 경찰들은 무봉촌과 의봉촌 등 간도지역 각 부락의 초토에 종사하는가 하면, 장암촌 부근을 소탕하는 동안 한국인을 조사하고 가택 수사에 참여하기도 했습니다.
간도참변 당시 한국인 경찰관에 의해 체포된 독립운동가는 17명.
이 가운데 독립유공자로 인정된 사람은 4명뿐인 것으로 확인됩니다.
KBS 보도 이후 자료를 제공받은 국가보훈처는 자료 분석 결과를 데이터베이스에 등록해 독립유공자 발굴과 공적 검증에 활용하겠다고 밝혔습니다.
[김민철/경희대 후마니타스칼리지 교수 : “한국 독립운동사에서 중요한 자료들이기 때문에 적극적으로 조사를 해서 발굴하는 사업들을 반드시 해야 될 것으로 보입니다.”]
경찰도 조치에 들어갔습니다.
70여 명의 역대 청장, 서장이 친일인명사전에 등재된 인물이라는 KBS의 보도와 관련해 역대 기관장들의 친일 이력을 전수 조사하고 있습니다.
다만 친일 이력을 병기하는 것에 대해선 정부 부처 전체가 동일한 기준으로 적용해야 할 사안이라며 부정적 입장을 밝혔습니다.
해방 뒤 친일파 처벌을 위해 구성된 반민특위를 습격한 것에 대해서도 나중에 공식 입장을 정리하겠다는 말을 되풀이하고 있습니다.
[방학진/민족문제연구소 기획실장 : “일제강점기의 경찰은 무소불위의 권력을 휘두르는 권력기구였거든요. 해방 후에 대한민국 경찰이 조선인 친일 경찰을 청산하자는데 무슨 이유에서 이렇게 소극적인지…”]
경찰은 2019년 임시정부 초대 경찰청장인 김구 선생의 동상을 청사에 세웠지만, 친일 역사에 대한 성찰 노력은 여전히 더디기만 합니다.
KBS 뉴스 송락규입니다.
촬영기자:유성주/영상편집:이재연/그래픽:최창준
송락규 기자 (rockyou@kbs.co.kr)
<2021-02-23> KBS
☞기사원문: 보훈처 “간도참변 유공자 발굴”…경찰 과거사 반성 또 미루나?
※관련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