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족사랑

일본에서 온 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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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원회원 마당]

일본에서 온 편지

조영숙 도쿄지회 총무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새해인사가 늦어졌네요. 새해인사가 무색할 정도로 온세계가 코로나로 힘든 세월을 보내고 있습니다. 이러한 와중에 어떻게 지내시고 계신지요? 동경은 1월 7일 코로나로 인해 ‘긴급사태선언’이 발표되었는데, 한 달 후 해제할 예정이었으나 결국 3월 7일까지 연장하고 있습니다. 저도 마음이 더욱 움츠려 드는 것을 느껴 가능한 한 외출을 자제하고 있습니다. 2020년은 코로나로 인해 모든 활동이 중단된 상황 속에서 저는 집 가까이 있는 강둑을 찾아 자연과 인간이 공생하는 모습을 나름대로 보고 느꼈고, 또한 그 강을 따라 산재해 있는 옛 도래인(渡來人)의 흔적도 알게 되었습니다. 옛 도래인이 일본 열도에 문명을 전해주면서 함께 살아나가는 길을 열어나갔듯이, 전세계를 휩쓸고 있는 이 코로나 시대에 우리도 함께 힘을 합쳐 미래를 열어나가야 한다는 생각으로 작품을 만들었습니다. 그래서 올해의 새해인사 작품의 제목을 ‘뿌리와 미래’로 정했습니다.
특히 약육강식의 역사 속에서 살길을 찾아 뿔뿔이 흩어진 민초들, 재일동포들 생각을 많이 했습니다. 그들의 한 많은 역사가 100년을 넘어 재일동포 3, 4, 5 세대가 자라나 살아가고 있습니다. 국가 간의 분쟁 속에서 ‘끼어 살아 온’ 역사의 피해자, 평화의 토양 위에서만 활짝 꽃피는 그들의 ‘함께 살기’가 이루어지는 세상을 기원했습니다.
‘뿌리와 미래’ 액자 작품과 시조는 2019년에 만들고 남았던 천으로 제작했습니다. 2019년 작품을 내일을여는역사재단에 기증했는데, 이번에도 같은 재단에 기증합니다. 그리고 2020 상반기에 연구소가 보내온 마스크는 제가 만든 마른꽃 엽서 작품과 함께 2019년 무후선열 추모작품을 만들 때 옷감을 기증해준 여러분들에게 보냈습니다. 그 사진을 설명과 함께 보냅니다. 건강하시길 기원합니다.

2021. 2. 21 조영숙 올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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