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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겨레] 전북 남원 광한루원 새로 채울 춘향영정 두고 일부 단체 반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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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원지역의 ‘최초 춘향영정 복위추진 시민연대’가 31일 남원시청 앞에서 최초 영정을 광한루원 춘향사당에 봉안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복위추진 시민연대 제공

전북 남원 광한루원의 춘향영정이 지난해 철거된 가운데, 새로 채울 영정을 놓고 남원지역 일부 단체가 반발하고 있다.

남원지역의 ‘최초 춘향영정 복위추진 시민연대’는 31일 남원시청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1931년 제1회 춘향제 때 봉안됐던 최초의 영정이 박물관에 있는데도, 남원시는 그 영정을 봉안하지 않고 있다. 시민들의 설문조사도 새로 제작하기 위해 진행했다”고 주장했다.

이 단체는 “지금 추진하는 영정 관련 연구용역은 역사성·상징성을 뺀 채 미술사·복식사로 한정해 반쪽짜리 고증에 그치고 있다. 연구용역을 당장 중단하고, 박물관에 보관된 최초의 영정을 봉안하라”고 촉구했다. 이들은 이날부터 천막농성에 들어갔다.

남원시는 이에 대해 “일부에서 주장하는 춘향영정과 관련해 역사성이 부분적일 뿐이다. 철거과정의 절차와 새로 채울 영정에 대한 시민의견과 1920~30년대 복식에 대한 고증 등 객관적이고 종합적인 판단을 위해 용역을 진행 중이다. 상당수 시민은 최초 영정 봉안에 찬성하지 않는 만큼, 용역 결과가 나오면 서로 다른 의견을 조율해 결정할 것”이라고 밝혔다.

1931년 제1회 춘향제에 사용했다는 최초 춘향영정(왼쪽)과 지난해 철거된 친일화가 김은호가 그린 작품.

앞서 남원시는 광한루원 안의 춘향사당에 걸려 있는 친일화가 김은호의 춘향영정을 지난해 9월 제90회 춘향제를 앞두고 철거했다. 김 화가의 친일 이력으로 그동안 시민사회단체 등이 지속적인 교체를 요구해왔다. 철거한 춘향영정은 크기가 가로 80㎝, 세로 160㎝로 전신을 그린 미인도 형태의 초상화다.

최초의 춘향영정은 춘향사당이 세워졌던 1931년, 경남 진주 출신 강주수 화백이 그린 작품으로 알려져 있다. 한국전쟁 중에 일부가 훼손됐지만 남원향토박물관 수장고에 보관돼 있어 그나마 상태가 양호한 것으로 전해졌다.

김은호(1892~1979년)는 일본식 채색화 기법을 익혔고, 조선미술가협회의 일본화부에 참가해 전쟁 지원을 위한 친일 미술작품을 심사하는 등 태평양전쟁 기간 중 적극적인 친일파로 활동했다. 민족문제연구소가 발행한 친일인명사전에 수록됐다.

박임근 기자 pik007@hani.co.kr

<2021-05-31> 한겨레

☞기사원문: 전북 남원 광한루원 새로 채울 춘향영정 두고 일부 단체 반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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