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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뉴스] 『친일파열전』 출간 박시백 “이 시대 친일청산은 제대로 알리는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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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정희, 백선엽, 김성수, 방응모 등 친일파 153명 다뤄…”친일문제, 존재하는 그대로 봐야”

▲ 박시백 화백의 역사만화 “친일파 열전”(민족문제연구소 기획, 비아북 펴냄) 출판보고회가 9일 오후 서울 용산구 식민지역사박물관에서 열렸다. ⓒ 권우성

“친일파들의 생물학적 수명이 다한 상황에서 ‘친일청산’이란 무엇일까. 그들의 친일행위 자체를 제대로 알리는 것이 이 시대의 친일청산이 아닐까 싶다. 친일파열전이 기여를 했으면 하는 바람이다.”

지난해 8월 <35년>을 완간한 박시백 화백이 정확히 1년 만에 친일파만 다룬 책 <친일파열전>을 꺼내들며 한 말이다. 이날 박 화백은 서울 용산구 식민지역사박물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올 초 민족문제연구소의 제안을 받고 이 작업을 시작했다”면서 9일 <친일파열전> 출간을 알렸다.

제주 출신인 박 화백은 1984년 고려대학교 경제학과에 입학해 대학시절 전두환 독재에 맞서 학생운동을 했다. 이후 <한겨레>에 입사해 만평을 그렸다. 2001년 퇴사 후 박 화백은 <조선왕조실록>을 그리며 12년 동안 20권의 작품을 세상에 선보였다. 이후 독립운동 현장을 답사하며 일제강점기를 다룬 <35년>을 집중, 2020년 7권에 달하는 작업을 완료했다.

이번 책 <친일파인열전>은 <35>년의 후속작으로, ‘친일인명사전’에 수록된 4300여 명 중 친일 행위가 심각했던 인물, 해방 이후 한국 근현대사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큰 인물을 중심으로 선별된 153명의 행적이 담겼다. 박 화백은 지난해 <35년>으로 제14회 임종국상을 수상했다.

▲ 박시백 화백의 역사만화 “친일파 열전”(민족문제연구소 기획, 비아북 펴냄) 출판보고회가 9일 오후 서울 용산구 식민지역사박물관에서 열렸다. ⓒ 권우성

이날 박 화백은 “책 속에 친일파 153명을 선정해 그렸다”면서 “친일파로서의 행각이 극심한 경우, 더불어 친일 행각이 덜하더라도 해방 이후 역사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특별한 경우에 포함시켰다. 민족문제연구소와 협의해서 선정했다”고 설명했다.

이들 중에는 대표적 친일파 이완용을 비롯해 이광수, 윤치호, 김동인, 김활란, 김성수, 방응모 등이 포함됐다. 그중에는 만주군 출신 박정희 전 대통령과 백선엽 예비역 육군대장도 있다.

이에 대해 박 화백은 “친일의 문제는 존재하는 그대로 보면 된다”면서 “일제강점기 당시 친일행위는 역사적 사실이다. 책에서 이들을 다룬 것은 논란될 일 아니”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박 화백은 박 전 대통령에 대해 “박정희 대통령은 친일 행각 자체는 많지 않지만 일제가 세계를 지배할 것이라는 신념에 따라 출세하겠다는 마음으로 만주국 육군군관학교에 지원했다”며 “일제시대 경력보다는 해방 이후 그가 현대사에서 차지한 역할과 정신을 고려해서 표지에 넣었다”라고 덧붙였다.

실제로 책에는 박 전 대통령이 대구사범학교를 나와 보통학교 훈도(일제강점기 초등교원)로 일하다 신징군관학교를 입학하게 되는 과정을 자세히 담았다. 특히 1939년 3월 만주신문에 실린 그의 혈서 군관 지원서를 비롯해 일본 육사에 편입해 만주군 보병 소위로 활동한 이력, 해방 후 남로당에 가입해 활동하다 숙군 작업 당시 체포됐지만 이후 남로당원들의 명단을 제공한 대가로 사형을 면한 이야기 등도 가감 없이 실렸다.

이날 박 화백은 소설가 김동인을 언급하며 “1930년대 후반 이후로 해방 직전까지 친일파로서 행동을 했는데 해방 당일까지 조선총독부 정보과장을 찾아가서 시국에 공헌할 방도를 제안했다”면서 “해방 후에도 동인문학상 등으로 여전히 대접받는 것 자체가 참으로 아이러니한 일”이라고 강조했다.

소설가 김동인은 2009년 대통령 직속 친일반민족행위 진상규명위원회로부터 일제강점기 학병, 징병 선전 및 선동활동, 내선일체 및 황민화, 침략전쟁 선전 등의 이유로 친일반민족행위자로 결정됐다. 그러나 김동인의 이름을 딴 동인문학상은 1957년부터 현재까지 우리나라 최고 권위의 문학상 중 하나로 평가받고 있다. 상이 처음 제정될 당시에는 사상계가 주관해 시상했으나 박정희 정권을 비판했다는 이유로 폐간된 후 1987년부터 조선일보가 이 상을 주관하고 있다.

▲ 박시백 화백의 역사만화 “친일파 열전”(민족문제연구소 기획, 비아북 펴냄) 출판보고회가 9일 오후 서울 용산구 식민지역사박물관에서 열렸다. ⓒ 권우성

박 화백은 이날 회견을 마무리하며 “소수의 인물을 상징적으로 다룰지, 아니면 짧더라도 많은 이를 다룰지를 놓고 고민하다가 후자가 더 낫다고 판단했다”며 이는 “(친일파들의) 이름 석 자라도 알리는 게 더 의미 있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민족문제연구소 창립 30주년 특별기획으로 출간된 <친일파열전>은 인세 중 일부가 친일문제연구에 쓰일 예정이다. 이 책을 기획한 민족문제연구소에 따르면 지난 3일 예약 판매를 시작한 <친일파 열전>은 정식 출간 전부터 주요 서점에서 베스트셀러 역사 부문 1위를 기록하고 있다.

<2021-08-09> 오마이뉴스

☞기사원문: <친일파열전> 출간 박시백 “이 시대 친일청산은 제대로 알리는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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