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정원 불법공작 네트워크 “국정원 서버에 불법 사항 다 있다, 폐기 전 확보해야”
“있을 수 없는 매국행위이자 반역행위다. 국정원의 불법행위에 대한 진상규명과 피해자 명예회복, 재발방지 대책이 요구된다.”
9일 서울 중구 민주노총 사무실에서 열린 ‘국정원 불법 해외공작 규탄, 박지원 국정원장 면담 요구 시민사회 기자회견’에 참석한 박석운 한국진보연대 대표는 최근 일본 극우단체 지원 등의 의혹을 받는 국가정보원을 강하게 비판했다.
한국진보연대를 비롯해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모임, 민족문제연구소,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 등으로 구성된 ‘국정원 불법공작 네트워크’는 “국정원 사찰 해외 공작 의혹에 대해 명백히 밝히고 책임자를 강력히 처벌할 것을 정부와 국정원에 엄중히 요구한다”라고 주장했다.
앞서 6월 1일과 8월 10일 MBC <PD수첩>은 ‘국정원이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와 정의연 등 지원단체를 비난하고 최재익 독도수호연대 활동가를 위협하는 일본 극우단체를 지원하고 2015년 일본군 위안부 합의에 개입했다’는 의혹을 제기했다.
보도에 따르면, 국정원은 이명박-박근혜 정권 당시 일본 공안 기관에 정보를 주고 일본 공안은 이 정보를 일본 내 극우세력에게 전달했다는 것. 이로 인해 최재익 독도수호연대 대표의장과 윤미향 당시 정의기억연대 대표가 일본을 찾을 때마다 일본 극우세력 수십여 명이 미리 대기하고 있다가 폭언과 망동을 일삼는 일이 비일비재하게 발생했다는 것이다. 실제로 최 대표가 타고 있던 차량은 일장기로 뒤덮이는 조롱을 당했고, 윤미향 의원도 일본 공항에서 속옷까지 검사당하는 치욕스러운 상황을 마주해야만 했다.
<PD수첩>은 해당 방송에서 국정원이 ▲일본 자민당의 극우정책을 뒷받침하는 극우단체인 ‘국가기본문제연구소’에 대한 전방위적 지원 ▲일본 내 혐한여론 조성 ▲일본 극우인사 국내초청 및 접대, 북한 관련 정보 브리핑 ▲2015 일본군 위안부 합의에 관여했다는 등의 내용을 보도했다.
이날 회견에서 국정원 불법공작 네트워크는 “일본의 요구를 전적으로 수용한 굴욕스러운 2015년 일본군 위안부 합의에 왜 국정원이 나섰는지 놀라움과 분노를 금치 못하고 있다”며 “국정원의 존재 이유를 묻지 않을 수 없다”라고 지적했다.
또 “박지원 국정원장은 일본 극우단체 지원 등 일본에서의 불법 공작에 대해서는 어떤 언급도 없었다”라면서 “공작 의혹과 위안부 합의 의혹에 대해서 어떤 설명도 하지 않고 있다”라고 비판했다.
지난 8월 27일 박지원 국정원장은 국정원 개혁위와 적폐청산 TF 조사를 거쳐 검찰 수사 및 법원 판결로 확정된 잘못에 대해 사과한 바 있다. 그러나 이는 지난 7월 24일 국회 정보위원회의 ‘국가정보기관의 불법 사찰성 정보 공개 및 진상 규명과 재발 방지를 위한 특별 결의안’ 합의에 따른 후속조치였다. 단체의 지적대로 이날 사과에서 박 원장은 국정원의 불법 해외공작 의혹에 대해서는 별다른 언급을 하지 않았다.
이날 국정원 불법공작 네트워크는 ‘일본 극우인사들을 초청, 접대하고 북한정보를 브리핑했다는 의혹의 진상은 무엇인가’, ‘2015 한일 위안부 합의 과정에서 국정원 내 TF의 역할과 주요 업무는 무엇이고, 합의 과정에서 개입 경위와 내용은 무엇인가’ 등의 내용이 담긴 공개 질의서를 국정원에 전달했다.
기자회견에 함께한 강성국 국정원감시네트워크 활동가도 “국회가 국정원의 불법사찰 진상규명에 의지가 있다면 독립적인 진상조사위원회 설치와 사찰피해자에게 사찰 정보를 공개할 수 있도록 하는 특별법 제정을 서둘러야 한다”면서 “국정원의 불법사찰과 해외공작에 대한 내용은 국정원 서버에 다 들어있다. 국정원의 자료가 어떻게 폐기될지 모르는 상황이라 특별법 제정이 지금 당장 요구된다”라고 강조했다.
글: 김종훈(moviekjh) 사진: 이희훈(lhh)
<2021-09-09> 오마이뉴스
☞기사원문: “국정원 불법 해외공작, 매국이자 반역행위… 책임자 처벌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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