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점]
2021년 근현대사기념관 학술회의
〈신간회, 식민지 조선의 ‘정치’와 운동〉 개최
• 근현대사기념관 학예연구원 홍정희
9월 3일 금요일, 서울글로벌센터 9층 국제회의장에서 근현대사기념관이 주최하고 민족문제연구소가 주관하며, 강북구와 한국역사연구회가 후원하는 2021년 근현대사기념관 학술회의 <신간회, 식민지 조선의 ‘정치’와 운동>을 개최하였다. 이번 학술회의는 신간회 해소 90주년이 되는 해를 맞아 신간회의 ‘정치’운동과 조선총독의 정책에 대한 연구, 1920년대 좌우통합의 독립운동과 일제하 합법적 정치운동의 의미, 신간회에 참여하였던 민족주의자와 사회주의자를 분석함으로써 1930년대 이후 사회주의 세력과 민족주의세력의 동향에 대해 조명하는 자리였다.
학술회의는 임헌영소장의 개회사와 박겸수 강북구청장의 환영사를 시작으로 Ⅰ부에서 주제발표 및 토론, Ⅱ부 종합토론의 순서로 진행되었다. <신간회, 식민지 조선의 ‘정치’와 운동> 학술회의 Ⅰ부는 심철기 근현대사기념관 학예실장의 사회로 진행되었다.
제1주제 「일본 정당정치기 사이토 총독의 ‘문화정치’와 신간회」는 광운대학교 전상숙 교수가 발표하였다. 민족주의세력과 사회주의세력이 연합하여 결성한 신간회가 일제하 ‘문화정치’시기 합법적 정치운동 단체로 결성될 수 있었던 ‘정치참여의 공간’이 어떻게 형성될 수 있었고 그것이 식민지시기 일본의 조선지배에서 어떤 의미를 갖는지 분석하였다. 토론자 김민철 경희대학교 교수는 ‘정치’를 근대국민국가를 전제로 하는 좁은 인식에서 벗어나 광의의 개념으로 확대라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고 평가하였다.
이어서 제2주제 「신간회의 ‘민족동권’운동과 식민지배 체제의 균열적 성격」은 순천대학교 윤효정 교수가 발표하였다. 발표자는 재만동포운동으로 대표되는 신간회의 ‘민족동권’운동은 직접적인 식민지배 체제를 전복하고자 했던 반제투쟁은 아니었지만, 식민지배 이데올로기를 균열시키는 역할을 했다는 점에서 반(反)식민주의적이었다고 분석하였다. 조한성 민족문제연구소 연구원은 발표자가 오랫동안 주력해 왔던 만큼 완성도가 높은 논문으로 평가하면서 재만동포옹호동맹의 ‘서상파’ 주도성 문제, 대중적 성
격, 별도 조직 문제 등 몇 가지 문제를 제기하며 토론하였다.
제3주제 「‘청산론’ 재고」는 한남대학교 박종린 교수가 발표하였다. 1920년대 조선사회주의운동에서 주목을 받아온 방향전환 논쟁에 대한 문제제기를 포함하여 1927년 11월부터 이듬해 1월까지 안광천과 신일용을 중심으로 전개된 청산론 논쟁을 규명하였다. 국가보훈처 이현주 연구원은 토론문을 통해 논쟁 당사자들의 주장만으로 글을 쓴 배경과 인식에 의문을 표하였다.
휴식 이후 지속된 제4주제 「근우회와 신간회 연대의 성격 검토」는 춘천교육대학교 김정인 교수가 발표하였다. 근우회와 신간회의 연대를 근우회라는 운동주체의 관점에서 재구성하여, 현실에서 근우회와 신간회는 연대체이지만 상호연대를 위한 움직임이 없었으며 민족운동 차원에서 느슨한 연대로 각립했다고 결론지었다. 이에 대해 장원아 서울대학교 강사는 근우회와 신간회 관계에 주목한 발표문의 문제의식에 동의하며 ‘자매단체’라는 표현, ‘연대’와 운동문화 등에 대한 문제제기를 하였다.
제5주제는 「신간해 해소와 사회주의 운동의 민중적 전환」이란 주제로 서울대학교 홍종욱교수가 발표하였다. 신간회 해소 이후 1930년을 전후해 분출한 사회운동은 1920년대 운동과 어떻게 다른지 대중의 진출이라는 변화에 주목하여 1930년 전후 사회주의운동의 민중적 전환의 실체를 분석하였다. 토론은 청암대학교 최규진교수가 대중투쟁과 사회주의운동의 결합에 주목한 문제의식에 대해 몇 가지 원론적인 제안들을 하였다.
마지막으로 제6주제는 윤덕영 국사편찬위원회 편사연구관이 「1930년 전후 합법적 정치운동의 퇴조와 신간회를 둘러싼 민족주의 세력의 동향」으로 발표하였다. 1930년 전후 일본과 식민지 조선의 정세변화를 일본 제2차 중의원보통선거, 식민지 조선의 지방제도 개정 과정을 중심으로 살펴보았고, 신간회 해소를 전후한 시기 국내의 민족주의 세력의 동향에 대해 천도교, 기독교, 동아일보세력들의 활동내용과
성격, 합법적 운동에서 분화과정을 분석하였다.
토론은 성주현 1923 제노사이드연구소 부소장이 사이토 총독이 일본으로 건너가 식민지 조선에 참정권을 실현하려고 한 이유와 일본의 무산정당이 조선의 사회주의세력과 민족주의 세력에 미친 영향 등에 대해 질의하였다. Ⅱ부 종합토론은 임경석 성균관대학교 교수의 주재로 발표자 및 토론자가 참여하여 Ⅰ부에서 못 다한 논의를 이어갔다. 종합토론을 끝으로 학술회의는 마무리되었다.
2021년 근현대사기념관 학술회의는 코로나-19 상황에 맞춰 관계자와 예약참석자 40명이 제한적으로 참석하여 진행되었지만 생생한 학술회의 발표 현장은 유튜브를 통하여 온라인 중계하였다. 또한 녹화중계도 근현대사기념관 홈페이지를 통해 시청할 수 있으므로 <신간회, 식민지 조선의 ‘정치’와 운동>에 대해 지속적인 관심을 기대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