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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신문] 독립의 노래가 일상에서 퍼지는 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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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족문제연구소, 친일인명사전·항일음악 330곡집 등 출간
방학진 기획실장 “독립운동가 부재 시대, 교육 어떻게 시킬 것인지 고민 필요한 시기”
여전히 남아있는 제국주의 행태, 돌아봐야

▲ 지난 2018년 민족문제연구소의 항일음악회 모습 (사진=민족문제연구소 제공)

“터졌구나 터졌구나 조선 독립성, 십년을 참고 참아 이제 터졌구나. 삼천리금수강산 이천만 민족, 살았구나 살았구나 이 한 소리에 만세 만세 독립 만만세.”

독립을 향한 열망과 독립운동에 대한 반가움이 담긴 이 노래는 1919년 3·1 운동 당시 ‘대한 독립만세’ 함성과 함께 곳곳에서 부르던 ‘독립가’의 가사다.

우리가 잊지 말아야 할 노래지만 현실에서는 이를 아는 이는 드물다.

일본제국주의의 침략과 지배에 맞선 투쟁의 음악인 항일음악, 해방 쟁취와 자주독립을 이루고 민족국가 수립을 목표로 불렸던 이 노래들은 자주독립을 한 현재 그 자취를 찾아볼 수 없다.

민족문제연구소는 이런 점에서 지난 2017년 ‘항일음악 330곡집’을 출간해 전파에 나섰다.

▲ 민족문제연구소에서 발간한 항일음악 330곡집 (사진=민족문제연구소 제공)

그로부터 4년여가 지난 지금, 민족문제연구소는 국민들이 항일음악을 쉽게 듣고 부를 수 있도록 노력하고 있다.

방학진 민족연구소 기획실장은 “우리나라 항일독립운동 노래의 특징은 서정적인, 고향을 그리는 부분이 많다. 많은 독립운동가들이 고향을 떠나 망명을 하며 독립운동을 전개했기에 고향에 대한 그리움이 사무쳐 있다”고 말했다.

이어 “이러한 항일노래를 학교의 종소리, 대중교통 속 음악 등으로 활용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해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국민들이 독립운동 노래를 듣고 흥얼거리는 것이 목표”라고 전했다.

한일 과거사 청산에 앞장서고 있는 민족문제연구소. 그들은 친일인명사전을 발간하는 등 여러 분야에서 여전히 남아있는 일제잔재의 흔적을 없애기 위해 힘쓰고 있기도 하다.

▲ 전쟁포로가 된 식민지 조선인들의 정서가 담긴 시베리아 한의 노래 육필 원고 (사진=민족문제연구소 제공)

방학진 실장은 “과거 학교에서 사용하는 교과서에 친일음악가들이 만든 곡들이 많았다. 현재는 대부분의 곡이 빠졌지만 아쉬운 점은 독립군가를 제외하면 그 자리에 항일독립운동의 노래가 들어가지 못했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특히 “대한민국이 임시정부의 법통을 계승한다고 헌법에 명시하고 있음에도 독립운동가들이 실제 부르고 들었던 항일 노래를 학교 현장에서 교육하지 않고 있다는 것은 독립운동의 정신에 대해 반기하는 것”이라 덧붙였다.

그와 연구소는 교과서 내 독립운동 노래 수록과 군대에서도 항일군가를 배우고 부르는 것을 목표로 프로젝트를 이어가고 있다.

그는 “음악이라는 것은 생활 속에서 접하는 것이 중요하다. 그래서 최소 하루에 10회 이상 듣는 종소리에 항일음악을 담아 매일매일 들려준다면 독립운동의 생활화가 이뤄질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과거 대학생 시절부터 항일 및 일제잔재 청산을 위해 자원봉사를 하는 등 관심이 많았다는 방학진 기획실장은 “관심을 갖게 된 특별한 이유는 없다”며 “친일문제가 오랫동안 꺼내서는 안 될 금기 영역이었다. 1987년 6월 항쟁 이후 한국이 민주화가 되면서 말하지 못했던 부분에 대해 용기 있게 말하는 단체와 사람들이 많이 나왔다”고 이야기했다.

이번 프로젝트를 통해 학생들이 독립운동 역사를 재미있게 배울 수 있었으면 한다는 바람을 전한 방 기획실장.

▲ 민족문제연구소 기획전시 ‘피해자의 목소리를 기억하라, 강제동원의 역사를 전시하라’ (사진=민족문제연구소 제공)

그는 “독립운동 교육이라는 것이 요즘 시대를 살아가는 학생들에게 재미와 감동을 주지 못하고, 암기과목이란 생각만 들게 한다는 점이 안타깝다. 오감을 통한 교육으로 조금 더 현실적이고 생동감 있는 교육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어 “사상과 생각이 담긴 음악을 통해 독립운동가들의 정신을 계승하고 느낄 수 있을 것”이라며 “영정 속 노년의 모습으로만 독립운동가들을 만나는 것이 아니라 노래 등을 통해 재미를 갖도록 해 자연스럽게 독립운동사에 관심을 기울이도록 하는 것이 목표”라고 말했다.

방학진 민족문제연구소 기획실장은 독립운동에 대한 관심이 증가한 현재에도 20~30년 전 교육방식으로 독립운동사를 배우고 있다는 점이 또한 안타깝다고 했다.

그는 “독립운동을 했던 분들 중 열네 분이 살아 계시다. 만약 광복 80주년을 맞이하는 2025년 이분들이 돌아가신다면, 우리는 앞으로 독립운동가가 없는 시대를 살아야 한다”며 “독립운동가 부재의 시대에 우리 사회가 어떻게 교육을 시킬 것인지에 대한 진지한 고민이 필요한 시기”라 답했다.

▲ 민족문제연구소 기획전시 ‘피해자의 목소리를 기억하라, 강제동원의 역사를 전시하라’ (사진=민족문제연구소 제공)

민족문제연구소는 이런 문제에 대해 생활 속에서 쉽게 독립운동가를 만날 수 있는 방법을 찾고 있다.

방 기획실장은 “지역 화폐 온누리 상품권과 같은 지역 화폐를 거의 대부분 지자체가 다 발행하고 있는데 그 디자인은 아무 의미 없는 것을 이용하고 있다. 경기도 구리시나 경상남도 창원시의 경우 지역 출신 독립운동가들의 얼굴을 화폐에 넣어 발행한다”고 밝혔다.

이어 “이런 식으로 생각만 바꾼다면 비용을 적게 들이고도 독립운동에 대해 알릴 수 있다. 매일 쓰는 지역화폐 더 나아가 지폐에도 독립운동가의 디자인을 넣는다면 쉽게 접할 수 있다”면서 “독립운동을 통해 해방을 이룬 나라 중 독립운동가가 지폐에 없는 나라는 우리나라가 유일하다. 독립운동이 중요하다고 강조는 하지만 현실적인 실천이 부족하지 않나 싶다”고 부연했다.

끝으로 그는 “우리가 알아야 할 것이 독립운동가들이 일본의 제국주의와 싸웠다는 것이지 일본, 일본인들에 맞섰다는 점이 아니란 것이다. 또한 그런 제국주의, 파시즘이 어떠한 형태로 우리 사회에 남아있는지 돌아봐야 한다”고 강조했다.

▲ 식민지 역사 박물관 모습 (사진=민족문제연구소 제공)
▲ 방학진 민족문제연구소 기획실장은 국민들이 흥얼거릴 수 있는 음원을 제작하고 싶다고 말했다. (사진=민족문제연구소 제공)

또 “일제가 조선인들을 폄하하는 모습이 현재 우리가 동남아 지역 사람들이나 난민들을 무시하는 모습, 학벌과 지역으로 차별을 두는 모습과 유사하다”며 “일제잔재 청산이라는 것이 그들이 남겨놓은 유무형의 제도와 정신 등을 바꾸는 것이다. 역사를 진정으로 공부한다는 것은 지금 시대에서 어떻게 해야 하는지 투영하는 것”이라고 전했다.

방학진 민족문제연구소 기획실장의 말처럼 우리 모두 일본제국주의의 만행에 분노하고 독립운동가들의 숭고한 희생에 감사한 마음은 갖고 있지만, 일상에서 그러한 마음을 행동으로 보이고 있는지는 한 번 돌아볼 필요가 있다.

지난 1991년 반민특위의 정신과 친일문제 연구에 평생을 바친 故 임종국 선생의 유지를 받아 설립돼 한국 근현대사의 쟁점 및 과제 연구와 한일 과거사 청산에 힘써온 민족연문제연구소의 노력에도 여전히 곳곳엔 그 잔재들이 남아있는 실정이다.

이제는 특정한 단체나 사람들에게 잔재청산의 과업을 맡겨둘 것이 아니라 우리 역시 대한민국의 국민으로서 이러한 활동에 관심을 갖고 힘을 보태야 할 때이다.

[ 경기신문 = 김도균 기자 ]

<2021-10-18> 경기신문

☞기사원문: [일제잔재 청산 및 항일 기획시리즈] ⑬ 독립의 노래가 일상에서 퍼지는 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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