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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겨레] 안중근 의사 조카며느리 박태정 선생 별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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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난·병마로 오랜 세월 어려움
생활고로 삼일장도 못 치러
“아픈 딸·손녀도 치료 제대로 못해”

안중근 의사 조카며느리 박태정 선생은 별세 하루 만인 25일 용인 천주교 묘지에 안장됐다. 민족문제연구소 제공

독립운동가 안중근 의사의 조카며느리 박태정씨가 24일 숙환으로 별세했다. 향년 91.

안 의사의 동생으로 고인의 시아버지인 안정근(1885~1949) 지사는 신한청년당 이사와 임시정부 의정원 의원을 지냈으며 1987년에 건국훈장 독립장이 추서됐다.

25일 서울 강서구 이대서울병원에서 함세웅 민족문제연구소 이사장의 미사로 진행된 발인식에는 차녀 안기려(63)씨 등 유가족과 민족문제연구소 관계자들, 이종수 연세대 행정학과 교수 등 10여명이 참석했다. 유족들은 생활고로 삼일장을 치를 여유가 없어 이날 발인을 마치고 경기 용인시 천주교묘지에 고인을 안장했다.

고인은 외교관이던 남편 고 안진생씨가 1980년 전두환 정권에 의해 강제 해직된 뒤로 가난과 병마와 싸워왔다고 민족문제연구소는 밝혔다. 고 안진생씨는 1960년대부터 외교관으로 일하다 외교안보연구원(현 국립외교원) 본부 대사로 재직 중 해임당했으며 이때 뇌경색을 얻어 1988년에 별세했다. 8년에 이르는 투병으로 가세가 급속히 기울면서 가족들은 월세를 전전하다 최근까지 서울 양천구 임대아파트에서 거주해왔다.

민족문제연구소 제공

고인의 두 딸과 손녀 등 4인 가족은 수권자인 장녀 안기수(66)씨가 보훈처에서 매달 받았던 수당 50여만원과 고인의 기초연금 외에는 뚜렷한 수입원이 없었다고 한다. 고인은 지난해 낙상 후 건강이 악화해 요양원 생활도 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박씨를 간호하던 안기수씨는 지난 3월 별세했다

민족문제연구소 관계자는 “박 여사의 남은 딸과 그 손녀도 몸이 아픈데 치료를 제대로 받지 못하고 있다. 그런데도 기초생활수급 대상에서 제외될까 봐 일정 수준 이상 기부금을 모아 전달할 수도 없어 안타까웠다”라며 “보훈정책의 사각지대를 보여주는 사례”라고 말했다.

김윤주 기자 kyj@hani.co.kr

<2021-10-25> 한겨레

☞기사원문: 안중근 의사 조카며느리 박태정 선생 별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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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합뉴스: 가난·병마와 싸우다…안중근 조카며느리 박태정 여사 별세(종합2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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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향신문: 안중근 의사 조카며느리 박태정 여사 별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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