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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뉴스] 16개월 만에 재개된 수요시위… 일장기 흔든 『반일종족주의』 저자

2021년 11월 3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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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 1516차 수요시위, 보수단체 선점으로 연합뉴스 앞에서 진행

▲ 3일 오후 서울 종로구 옛 일본대사관앞에서 1,516차 일본군성노예 문제 해결을 위한 정기 수요시위가 열리는 가운데, 부근에서 “반일 종족주의” 공동저자인 낙성대연구소 이우연씨와 보수단체 회원이 평화의 소녀상 철거를 주장하는 피켓과 함께 태극기, 일장기를 흔들고 있다. ⓒ 권우성

‘위드코로나’ 후 수요시위가 정확히 16개월 만에 다시 오프라인 집회로 전환됐다. 그러나 현장에는 일장기를 흔드는 보수단체 회원들의 비상식적인 행동이 이어져 눈살을 찌푸리게 했다.

3일 ‘반일동상 진상규명 공대위’ 등 보수단체 회원들은 서울 종로구 중학동 평화의 소녀상 부근 연합뉴스 앞에서 열린 1516차 정기 수요시위에 모여들어 일장기와 성조기, 태극기 등을 흔들며 “위안부 성노예설은 거짓이다”, “위안부 동상 철거하라”라고 적힌 피켓을 들고 섰다. 그 자리에는 <반일종족주의> 공동저자 이우연 낙성대경제연구소 연구위원도 있었다.

<반일종족주의> 저자가 일장기 흔든 이유

▲ 3일 오후 서울 종로구 옛 일본대사관앞에서 1,516차 일본군성노예 문제 해결을 위한 정기 수요시위가 열리는 가운데, “반일 종족주의” 공동저자인 낙성대연구소 이우연씨가 집회장 부근에서 평화의 소녀상 철거를 주장하며 태극기, 일장기를 흔들고 있다. ⓒ 권우성

▲ 3일 오후 서울 종로구 옛 일본대사관앞에서 1,516차 일본군성노예 문제 해결을 위한 정기 수요시위가 열리는 가운데, 인근에서 한 보수단체 회원이 평화의 소녀상 철거를 주장하는 피켓과 함께 태극기, 일장기를 흔들고 있다. ⓒ 권우성

그는 <오마이뉴스>의 ‘수요시위 현장에서 일장기를 흔드는 건 위안부 피해자들에 대해 무례한 일 아니냐’라는 질문에 대해 “다수가 옳다고 하는 것이 항상 옳은 것은 아니지 않냐”며 “수요시위가 옳지 않다는 걸 보여주려고 (일장기를 흔드는 시위를) 하는 것”이라고 답했다.

이에 대해 수요시위에 참석한 김영환 민족문제연구소 대외협력실장은 “(극우주의자들이) 먹고살려고 저런 행위를 하는 것”이라면서 “안타까운 건 저들의 뻔뻔함이 어느새 수요시위에 와서 히노마루(일장기)를 흔드는 단계까지 왔다. 갈 때까지 갔다”고 비판했다. 현장에서 만난 시민들도 일장기를 흔든 이 위원을 가리키며 “저 사람은 어느 나라 사람이냐, 일본 사람이냐”라고 되묻기도 했다.

수요시위는 1992년 미야자와 기이치 당시 일본 총리의 방한에 앞서 한국정신대문제대책협의회 회원들이 그해 1월 8일 정오 주한 일본대사관 앞에서 집회를 연 이후 매주 수요일 12시에 일본대사관 앞에서 열리고 있다. 앞서 1991년 8월 14일 일본군 성노예 피해자 고 김학순 할머니가 최초로 위안부 피해사실을 증언한 뒤, 위안부 피해자들은 일본군 성노예제 문제 해결을 위해 수요시위를 통해 목소리를 이어왔다.

▲ 3일 오후 서울 종로구 옛 일본대사관앞에서 1,516차 일본군성노예 문제 해결을 위한 정기 수요시위가 열렸다. 이날 수요시위는 보수단체가 평화의 소녀상앞을 집회 장소로 선점하면서 바로옆 연합뉴스 빌딩앞에서 열렸다. ⓒ 권우성

이날 열린 1516차 일본군성노예제 문제해결을 위한 수요시위는 약 70여 명의 시민들이 “수요시위가 없었다면 우리는 일본의 만행을 몰랐을 겁니다”, “기억하지 않으면 진실은 사라진다”라는 문구가 적힌 손피켓을 들고 집회에 참석했다.

행사를 주관한 기독교대한감리회 여선교회전국연합회 백삼현 회장은 “이제 위안부 피해자가 13명만 생존해 있다. 이분들이 이 세상 떠나기 전까지 일본에 제대로 사과 받고 인권과 명예를 찾아드려야 하는 것 아니냐”며 “지금 수요시위 현장에는 위안부 피해자가 가짜라고 외치는 이들이 있지만 시민들이 나서서 위안부 피해자를 위해 당당하게 맞서야 한다”라고 외쳤다.

연합뉴스 앞에서 열린 수요시위

1516차 수요시위는 기존에 열리던 서울 종로구 중학동 옛 일본대사관 앞 ‘평화의 소녀상’ 대신 소녀상에서 약 15m 떨어진 연합뉴스 앞 인도에서 열렸다.

주된 이유는 보수단체인 자유연대 회원들이 소녀상 앞 집회를 먼저 신고했기 때문. 수요시위를 주최해온 정의연은 보수단체와의 갈등 발생 등을 우려해 소녀상 앞 대신 연합뉴스 앞 인도로 자리를 옮겨 이날 집회를 진행했다. 그러나 ‘소녀상 지킴이’로 알려진 반일행동 소속 청년 10여 명은 자리를 옮기는 대신 보수단체와의 대치를 선택했다.

▲ 3일 오후 서울 종로구 옛 일본대사관앞 평화의 소녀상 주변에서 열릴 예정인 정의기억연대 주최 일본군성노예 문제 해결을 위한 정기 수요시위가 보수단체의 장소 선점으로 인해 열리지 못하게 되자, 반일행동 소속 회원들과 보수단체 회원들이 실랑이를 벌이고 있다. 이날 정의기억연대 주최 1,516차 수요시위를 바로 옆 연합뉴스 빌딩앞에서 열렸다. ⓒ 권우성

반일행동 관계자는 <오마이뉴스>에 “민족의 역사를 부정하고 왜곡하는 친일세력이 소녀상을 테러하기 위해 소녀상 앞 집회를 진행하는 것”이라면서 “우리는 지난해 여름에 이어 다시 한번 극우세력의 준동을 온몸으로 막았다”고 주장했다. 이들은 위안부 피해자의 영정사진을 들고 소녀상 인근에 서서 “일본정부는 전쟁범죄 사죄하고 배상하라”라고 외쳤다.

이에 현장에 있던 자유연대 측은 확성기를 이용해 “우리가 먼저 집회 신고를 했다. 집회를 방해하는 빨갱이 반일단체는 지금 당장 해산하라”라고 요구했다. 이들은 경찰을 향해서도 “반일단체가 집회를 할 수 있게 보장할 것이 아니라 법에 명시된 대로 불법집회를 자행하는 자들을 해산하고 우리의 집회의 자유를 보장하라”라고 요구했다.

집회 및 시위에 관한 법률에 따르면 집회신고를 위해 주최 측은 720시간(30일) 전부터 48시간(2일) 전까지 관할 경찰서에 신고해야 한다. 집회 우선순위는 선착순으로 부여된다.

경찰은 양측 간 충돌에 대비해 4개 부대 약 240명의 경력을 현장에 배치했다.

<2021-11-03> 오마이뉴스

☞기사원문: 16개월 만에 재개된 수요시위… 일장기 흔든 <반일종족주의> 저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