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안시장의 비뚤어진 역사인식에 개탄을 금할 수 없어”
[뉴스파고=한광수 기자] 민족문제연구소 천안지회를 비롯한 천안의 시민단체들이 조병옥 동상철거 및 동학농민혁명세성산전투와 관련한 천안시의회에서의 박상돈 천안시장 발언을 두고 사과를 요구하고 나섰다.
이들은 10일 오전 10시 천안시청 브리핑룸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지난 10월 28일 김선태 시의원의 시정질의에 대한 박상돈 시장의 답변은 민족문제연구소 천안지회, 천안역사문화연구회, 동학농민혁명천안기념사업회가 추진해 온 천안지역의 역사문화발전을 위한 그동안의 노력을 폄훼하고, 이를 진영논리, 좌우 이념대립, 일부 활동가들의 주장으로 왜곡하는 등 역사적 사실조차 부정하는 태도로 일관하여 천박한 역사의식을 드러냈다”면서 이같이 요구했다.
이날 천안역사문화연구회 이용길 회장은 “천안시민으로 살면서 천안시장을 규탄하고자 하니 마음이 불편하다”면서도 “하지만 도지사님한테는 상을 받고 시장님한테는 뒤통수를 맞은 느낌이라서 시민들께 알려드리고자 기자회견을 하게 됐다”고 기자회견 배경을 설명했다.
이어 이 회장은 성명서 발표를 통해 “민족문제연구소천안지회가 그동안 수 십차례 민원을 제기하고 기자회견 등의 노력 끝에 결국 ‘그날의 함성’ 조형물 중에서 조병옥 동상을 철거했는데 이에 대해 박상돈 시장은 ‘단순한 작가의 실수’로 치부하고, ‘이런 문제제기가 진영논리이며 좌우 진영의 미정립된 역사이고, 미 군정의 경무부장으로서 일시적인 일이었다’고 제주4.3학살과 거창 양민학살의 책임자 조병옥의 죄과를 옹호하는 발언을 서슴치 않았다”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성무용 시장 재임 중인 2009년)당시에 작가(박유섭)는 이대로 진행하면 후에 문제가 될 수 있음을 분명히 밝혔음에도 학예사(이영미)가 ‘위의 지시이니 어쩔 수 없다’고 말한 사실은 그동안의 기록에 분명하게 나와 있으며, 이는 전임 시장의 책임으로 확인된 사실”이라며 “잘못된 동상을 철거하는 과정에 보여준 미흡한 행정처리는 타 시도의 비웃음거리가 되고 있으며, 이는 최근에 전북 정읍시가 친일작가가 만든 전봉준 동상을 철거하는 과정과 너무도 대비되는 것으로, 천안시장의 비뚤어진 역사인식에 개탄을 금할 수 없다”고 밝혔다.
동학혁명 천안세성산전투와 관련해서는 “정부군과 동학농민혁명군 사이에 벌어진 최초의 대규모 전투로, 동학농민혁명의 역사성과 상징성에 대해서는 이미 학계에서도 이견이 없다”면서, “2021년 3월 천안시가 용역을 의뢰해 충남역사문화연구원이 연구보고한 ‘천안 동학농민혁명 연구조사 최종보고서’에서도 천안 세성산전투가 동학농민혁명 역사의 중요도에 비해 관련 문화유산의 보존과 활용이 부족함을 지적하고, 세성산 전적지를 문화재 권역으로 지정하고 동학농민혁명공원 조성을 제시한 바 있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그런데 박상돈 천안시장은 ‘동학농민혁명과 천안의 결부는 공감대가 약하다’는 말로 변명하더니 급기야 ‘동학 패잔병’ 발언으로 동학농민혁명 열사들을 모욕했고, 우선순위에 들지 못한다거나 일부 시민단체의 활동 등으로 치부하는 등 역사를 부정하는 태도로 일관했다”고 비난했다.
이와 함께 이용길 회장은 “동학경전 최고(最古) 판본인 목천판 동경대전이 충남역사문화연구원에 기증되어 공식적인 감정 결과 국내 유일의 진본으로 판명됐음에도, 박상돈 시장은 통설이 아니라며 일부 활동가들의 주장이라고 강변하는 등 이해할 수 없는 발언과 무책임한 입장으로 일관했다”면서, “결국 140여 년 만에 발굴된 보물급 진본은 천안시에 기증되지 못했으며, 또한 천안시에 기증하겠다는 유언을 남기도 작고하신 이이화 선생의 동학농민혁명 및 근현대서 관련 장서 및 자료 수 만 권이 아직도 천안시에 기증되지 못한 사실은 안타깝기 짝이 없다”고 안타까움을 나타냈다.
끝으로 이 회장은 “이번 시정질의에서 보여준 박상돈 시장의 천박한 역사인식과, 역사문화에 대해 무책임한 태도로 일관한 답변에 대해 정중한 사과와 즉각적인 시정을 요구하며 이의 관철을 위해 더욱 강력한 투쟁에 나설 것”이라고 천명했다.
한편 이날 성명서에는 민족문제연구소천안지회, 천안역사문화연구회, 동학농민혁명천안기념사업회, 천안민주단체연대회의가 뜻을 함께 했다.
<2021-11-10> 뉴스파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