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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피빈모금] 『용산, 빼앗긴 이방인들의 땅』 발간을 응원해 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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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산, 빼앗긴 이방인들의 땅』이 출간을 앞두고 있습니다.

민족문제연구소는 지난 2017년 12월 용산 청파동으로 이전해 식민지역사박물관을 개관했습니다. 용산 일대는 러일전쟁 직후 일본군이 대규모 병영을 조성하고 각종 군사시설을 세우면서 침략전쟁의 본거지가 되었으며, 그 후 100여 년 간 이방인의 땅이자 외세의 상징으로 자리 잡았습니다. 연구소와 박물관은 일제침략의 상흔이 곳곳에 남아있는 용산의 어두운 역사를 추적하고 기록하는 작업을 주요사업의 하나로 추진해 왔습니다. 그리고 이를 기억하고 전파하기 위해 현장답사와 청소년·시민강좌를 지속적으로 진행하였습니다. 특히 일제강점기 침략사에 대한 현장답사는 일본 시민사회에도 입소문이 나 한국을 방문하는 일본인들이 다수 참여하는 인기 프로그램으로 정착하였습니다. 아쉽게도 코로나-19 팬데믹으로 중단된 상태이지만 상황이 호전되는 대로 재개할 예정이며, 우선 그간의 성과를 정리하여 용산의 옛 모습을 책으로 만날 수 있는 기회를 마련했습니다.

일본군 병영지 일대의 변천사, 용산연병장과 남영동의 지명 유래, 용산역의 설치 연혁, 일제강점기와 해방 이후 시기 효창원의 수난사 등 용산에 얽힌 다양한 일화를 담은 『용산, 빼앗긴 이방인들의 땅』이 두 권으로 출간될 예정입니다. 답사와 강좌를 주도적으로 이끌어왔던 민족문제연구소 이순우 책임연구원이 각종 문헌자료를 섭렵하여 꼼꼼하게 분석하고 연구소가 소장한 희귀자료를 활용하여 용산의 근현대사를 입체적으로 이해할 수 있는 전문 해설서로 정리해냈습니다.

연구소는 이번 해피빈 모금 등 지정기부금으로 이 책을 구입하여 전국의 사정이 어려운 작은 도서관에 기증하려 합니다. 보다 많은 시민·학생들이 근현대 용산의 역사를 통해 외세에 대한 분명한 인식과 공감을 가질 수 있도록 많은 성원을 부탁드립니다.

효창원이 효창공원이 된 기구한 사연

조선시대, 왕과 왕비 및 추존된 왕과 왕비의 무덤은 능(陵), 세자·세자빈과 왕위에 오른 아들을 낳은 후궁, 대원군의 무덤은 원(園)이라고 불렀으며 이를 합해 능원이라 호칭했습니다. 그 외 왕자녀와 후궁, 폐위된 왕의 무덤은 묘(墓)라 하였습니다.

현재 MBC를 통해 방영 중인 ‘옷소매 붉은 끝동’이란 드라마에서 배우 이세영이 연기하고 있는, 또 오래 전 사극 ‘이산’에서 한지민이 연기한 인물이 의빈 성씨입니다. 정조와 의빈 사이의 애틋한 사랑은 널리 알려져 있습니다. 그러나 운명은 가혹했습니다. 둘 사이에 태어난 문효세자는 어린 나이에 병사하였으며 5개월 뒤 의빈 성씨도 사망하였습니다. 이들이 묻힌 곳이 바로 효창원입니다.

효창원의 수난은 청일전쟁 당시 일본군의 숙영지로 이용되는 등 외세의 침입과 함께 시작됐습니다. 또 골프장으로도 사용되는 모욕을 겪기도 했으며, 1940년부터는 조선총독부에 의해 효창공원으로 불리게 되었습니다. 1944년 일제는 의빈과 문효세자의 유해를 서삼릉으로 강제 이장하는 만행을 저지릅니다.

효창원의 수난은 해방 이후에도 계속되었습니다. 윤봉길 이봉창 백정기 삼의사의 묘와 안중근 의사의 가묘 그리고 김구 선생을 비롯한 임정요인들의 묘역이 들어서 있었음에도, 이승만 박정희 정권은 이 성역을 지속적으로 훼손하였습니다. 일제에 의해, 역대 독재정권에 의해 거듭 능욕을 당한 것입니다.

일본군 주둔 기지에서 주한미군 기지로… 이젠 또 무엇으로?

용산하면 떠오르는 또 하나의 시설은 아마도 주한미군 8군 사령부, 용산 미군기지일 겁니다. 평택으로 기지를 옮긴 뒤로 예전 같지는 않지만 여전히 용산하면 미군기지가 연상되는 건 부인할 수 없는 사실일 것입니다.

두루 알고 있듯이 이 미군 기지는 일제강점기 일본군 기지로 사용되었던 곳을 고스란히 물려받은 곳입니다. 용산에 외국군이 주둔한 역사적 연원은 아마도 임진왜란에까지 거슬러 올라갈 수 있을 겁니다. 현 용산기지와 위치가 일치하지는 않지만 임진왜란 당시 한양을 점령했던 왜군들의 숙영지로 현재의 용산 일대의 땅이 이용되었음이 사서 여러 곳에서 확인됩니다. 또 근대로 넘어와 1882년 임오군란 당시에는 청군이 진주했던 기록도 살펴볼 수 있습니다.

이렇듯 용산은 500년 가까운 기나긴 세월, 외국군이 주둔했던 치욕의 역사가 각인된 땅이며, 여전히 그 영향에서 자유롭지 않은 회색지대라 할 수 있습니다.

일제 강제동원 노동자상이 설치된 용산역

많은 사람들이 철도하면 떠올리는 곳은 아마도 서울역일 것입니다. 가장 많은 열차가 이곳에서 출발하고 돌아오기를 반복하며, 가장 많은 이용객들이 오가는 곳이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한국에 철도가 도입된 이후 일제강점기까지, 아니 해방 후 남과 북의 전쟁이 발발하기 전까지 철도의 중심은 단연 용산역이었습니다. 경부선, 경원선, 경의선 등 주요 간선철도가 통과하는 명실상부한 교차로였습니다. 용산역 주변에는 자연스레 철도국 관사촌, 철도병원, 철도구락부, 철도도서관, 철도원양성소 등 철도 관련 시설들이 집중적으로 들어섰습니다.

반드시 기억해야 할 일은 용산역이 식민지 수탈과 전쟁동원의 요충이자 상징이라는 점입니다. 용산역은 일본군의 대규모 출정과 귀환의 장인 동시에 식민지 조선의 청년들이 징병·징용·일본군‘위안부’로 끌려간 비극의 현장이기도 했습니다. 이것이 2017년 8월, 양대 노총과 시민들의 성금으로 세워진 강제동원 노동자상이 용산역 광장에 자리한 까닭입니다.

용산이 품고 있는 민족의 수난사를 이 책에 모두 담았습니다.

잊지 말아야 할 일제강점기 우리 민족의 수난사가 이 책에 고스란히 담겨있습니다. 무심히 지나치던 곳곳이 역사의 현장이자 교과서라 할 수 있습니다. ‘기억하지 않는 역사는 되풀이된다’는 금언은 올바른 기억이야말로 바른 역사를 여는 발판이라는 뜻일 것입니다. ‘평화의 소녀상’ 앞에서 일장기를 휘두르는 신친일파의 폭거가 민주주의의 이름으로 보호받고 있는 어처구니없는 현실을 지켜보면서, 아픈 과거를 통해 교훈과 지혜를 얻지 못한다면 언제든지 더 비참한 미래를 맞이할 수도 있다는 생각을 하게 됩니다. 이순우 선생의 『용산, 빼앗긴 이방인들의 땅』은 이런 문제의식을 가지고 심혈을 기울여 만든 노작입니다. 많은 사람들에게 두루 알려지고 널리 읽혀지길 바라는 이유도 여기에 있습니다.

1월 중 출간 예정인『용산, 빼앗긴 이방인들의 땅』에 많은 관심을 가져주시고, 무료 배포를 성원해 주시길 간절히 부탁드립니다.

※관련자료

[사이트] 민족문제연구소

[사이트] 식민지역사박물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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