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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뉴스] 촉석루 ‘이지용’ 이름 앞 ‘친일 반민족행위자’ 팻말 세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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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도 후] 진주성관리사무소, 지난해 10월 말 설치 뒤늦게 알려져 … “진주시 설치에 의미”

▲ 진주성 촉석루 아래에 설치된 <친일 반민족 행위자 음각 현황> 안내판. ⓒ 윤성효
▲ 진주성 촉석루 아래에 설치된 <친일 반민족 행위자 음각 현황> 안내판. ⓒ 윤성효

경남 진주성(사적 제118호) 촉석루 아래 암벽에 새겨져 있는 이지용(李址鎔, 이은용, 1870~1928) 글자 앞에 ‘친일반민족행위자’라는 안내판이 세워진 사실이 뒤늦게 확인됐다.(관련기사 : “촉석루 아래 암벽에 친일파 이지용 이름이 새겨져 있다”)

18일 <오마이뉴스> 확인 결과, 진주성 촉석루와 의암 사이 암벽 난간 앞에 가로 150mm, 세로 220mm 크기의 안내판이 붙어 있다.

안내판에는 “친일 반민족 행위자 음각 현황. 촉석루 아래 암벽에는 이은용(李垠鎔, 왼쪽)과 개명 후 이름인 이지용(李址鎔, 오른쪽)이 한자로 새겨져 있다. 이지용은 대한제국 당시 학부대신, 내부대신 등을 역임한 관료이자 을사오적 중 한 명인 친일반민족 행위자로 ‘일제강점하 반민족 행위 진상규명에 관한 특별법’에 따라 친일반민족행위자로 분류되어 있다”라고 적혔다.

이 안내판은 진주성관리사무소가 2021년 10월 말경 설치한 것이다. 진주성관리사무소 관계자는 “진주시의회에서 지적도 있고 해서 벼랑에 안내판을 설치했다”고 밝혔다.

이 안내판은 진주성관리사무소가 자체적으로 판단해 설치된 것이다. 진주성관리사무소 관계자는 “안내판을 크게 세우려면 문화재청과 협의를 해야 하지만, 작으면 허가사항이 아니다”고 말했다.

이지용은 ‘을사오적’으로 친일반민족행위자다. ‘이은용’이 본래 이름인데, 세자 책봉된 ‘영친왕’의 이름인 ‘이은(李垠)’과 같은 이름을 쓸 수 없어 ‘이지용’으로 바꿨으며, 그는 구한말 경남도 관찰사를 지냈다.

이지용은 대한제국시기에 황해도관찰사, 의정부 찬정, 외부대신서리, 내부대신 등을 지냈다. 그는 나라를 팔아먹은 이완용과 같이 ‘을사오적’ 가운데 한 사람이다.

이지용은 1911년 일왕으로부터 은사공채 10만 원을 받았고, 일제강점기에는 ‘백작’ 작위를 받았으며, 중추원 고문과 조선귀족회 이사 등을 지냈다.

같은 암벽에는 윤명근(1886~1889, 남해현령)과 황재돈(1899~1901, 경남도 관찰부주사)도 새겨져 있다.

이지용(이은용) 이름 앞에 ‘친일민족반역자’라는 안내판을 세워야 한다는 지적은 2020년 4월부터 있어 왔고, 당시 <오마이뉴스>가 보도하기도 했다.

당시 민족문제연구소 진주지회는 암벽에 새겨진 인물의 내역을 모르는 사람들이 역사적으로 위대한 업적을 남긴 것으로 오해를 할 수 있어 ‘민족반역자’라는 안내판을 세워야 한다고 지적했다.

진주 남강 옆에 있는 뒤벼리 절벽에는 또 다른 친일파 ‘이재각’, ‘이재현’의 이름이 새겨져 있고, 민족문제연구소 진주지회를 비롯한 시민단체들이 그 앞에 ‘민족반역자’라는 안내판을 세워놓기도 했다.

박철홍 진주시의원은 2020년 12월 열린 진주시의회 본회의에서 발언을 통해 “친일파 이름에 대해 표지판을 세워 아픈 역사의 교훈으로 삼아야 한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이번 안내판 설치에 대해 강호광 민족문제연구소 진주지회장은 “2020년 봄에 ‘친일반민족행위자 안내판’ 설치의 필요성을 제기했다. 이후 어떻게 되는지 지켜보았다”며 “안내판이 좀 작다는 생각이 들어 아쉽지만, 진주시가 ‘친일반민족행위자’ 안내판을 세운 것에 의미가 있다”고 했다.

이 안내판을 본 한 시민은 “가끔 진주성에 와서 암벽에 새겨진 글자를 볼 때마다 누군지 궁금하면서도 역사적으로 위대한 업적을 남긴 사람으로 여겼는데, 안내판을 보고 친일반민족행위자의 이름이 새겨져 있다는 사실을 알게 돼 다행이다”라고 말했다.

▲ 진주성 촉석루 아래에 설치된 <친일 반민족 행위자 음각 현황> 안내판. ⓒ 윤성효
▲ 진주성 촉석루 아래 벽에 새겨져 있는 “친일 반민족 행위자”인 이은용(왼쪽), 이지용(오른쪽). ⓒ 윤성효
▲ 진주 남강 의암. ⓒ 윤성효

윤성효(cjnews)

<2022-01-18> 오마이뉴스

☞기사원문: 촉석루 ‘이지용’ 이름 앞 ‘친일 반민족행위자’ 팻말 세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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