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민단체들, 평화의 소녀상 앞에서 3·1절 민족자주대회
(서울=연합뉴스) 김치연 기자 = “오늘은 3·1운동 103주년이 되는 날이지만 일본 식민지배 35년 동안 우리 땅과 우리 민족을 고통에 빠뜨렸던 일본제국주의자들은 100여 년이 흐른 오늘날까지도 식민지 통치역사를 왜곡하고 미화하고 있습니다.”
전국민중행동, 일본군 성노예제 문제 해결을 위한 정의기억연대(정의연), 양대 노총 등 시민사회단체들은 삼일절을 맞아 1일 오전 서울 종로구 옛 주한 일본대사관 앞 평화의 소녀상 인근에서 ‘3·1운동 103주년 기념 민족자주대회’를 열었다.
임헌영 민족문제연구소장은 대회사에서 “지금 우리나라에 제2의, 제3의 이완용이 얼마나 많은가. 일본은 그들을 믿고 과거사를 청산하지 않는 것”이라며 “제국주의를 몰아내고 남북이 함께 살며 동아시아의 평화를 위해 열심히 투쟁할 것을 다짐한다”고 말했다.
김영환 강제동원 공동행동 정책위원장은 “일본 정부가 사도 광산을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으로 등재하려고 시도하면서 노동자에 대한 탄압뿐만 아니라 조선인에 대한 강제동원 역사를 지우려 하고 있다”며 “유네스코 등재를 단순 반대하는 것이 아니라 한국과 일본의 탄압 역사가 제대로 기록되고, 세계 모든 사람이 사도광산 보존 가치를 인정할 때 환영할 것”이라고 했다.
이나영 정의연 이사장은 “어떠한 공격과 적대행위에도 굴하지 않고 정의와 진실을 추구하는 세계 최장기 집회 수요시위를 지켜내고 일본 정부가 세계 역사에 어떻게 기록될지 똑바로 지켜보고 행동할 것”이라며 “이것이 3.1 항쟁의 정신을 계승하는 일”이라고 강조했다.
김재하 한국진보연대 대표는 “103년 전 일본 제국주의에 반대한 그 정신은 지금 한미일 동맹에 반대하고 우리 민족끼리 손잡고 우리 힘으로 평화를 가져오는 게 103년 뒤 오늘의 삼일절 정신”이라며 “진정으로 이 땅이 자주의 나라, 평화의 나라, 통일의 나라가 되는 그날까지 노력하자”고 했다.
이날 집회에는 주최 측 추산 150여 명이 모였다. 참가자들은 ‘우리 힘으로 역사를 바로 세우자’, ‘일본은 식민지배 사죄하라’ 등이 적힌 손팻말을 들었다. 보수성향 단체의 맞불 집회가 열리지 않으며 집회는 비교적 차분한 분위기에서 진행됐다.
이들은 ▲ 식민지배 인정 및 사과 ▲ 방사능 오염수 방류 결정 철회 ▲ 동아시아 평화실현 노력 등을 일본 정부에 요구했다.
오후에는 평화의 소녀상 앞에서 대학생 단체들이 모여 ‘한일합의 파기를 위한 대학생 공동행동’ 발족을 선포하고 2015년 한일 위안부 합의 파기를 촉구하는 기자회견을 연다.
한편 일본군 ‘위안부’ 문제 국제사법재판소(ICJ) 회부 추진위원회는 유엔 고문방지협약(CAT) 절차를 통한 ‘위안부’ 문제 해결에 대한 대선 후보들의 답변을 공개했다.
심상정 정의당 후보는 고문방지협약의 국가 간 절차에 ‘위안부’ 문제를 반드시 회부하겠다고 했고,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후보와 안철수 국민의당 후보는 외교적 노력 등 다양한 해결 방법을 강구하겠다는 원론적 입장을 내놨다. 윤석열 국민의힘 후보는 답변하지 않았다.
김치연 기자 chic@yna.co.kr
<2022-03-01> 연합뉴스
☞기사원문: “3·1운동 103년 된 지금도 일본 제국주의자들, 역사왜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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