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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겨레] “문익환·정경모·유원호 선생 묘역 ‘모란통일동산’ 만들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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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2남북공동성명’ 33돌 맞아
고 정경모 선생 묘비 제막식
한·일 시민 260여명 성금 모아

지난 2일 경기도 남양주시 마석 모란공원 묘역에서 제막한 정경모 선생 묘비를 둘러싸고 참석자들이 단체 사진을 찍었다. 자유언론실천재단 제공

‘4·2남북공동성명’ 33돌을 맞아 통일운동가이자 재일 언론인 고 정경모(1924~2021) 선생의 묘비 제막식이 지난 2일 경기도 마석 모란공원 묘역에서 열렸다.

자유언론실천재단(이사장 이부영)이 주관한 이날 행사에서는 지난해 2월 일본에서 별세한 뒤 반세기만에 유골로 귀국한 고인의 유해봉안 1주기를 기려 시민 성금으로 마련한 묘비를 세웠다. 묘비명에는 ‘시대와 불화한 마지막 망명객/ 하지만 신념을 지켜낸 역사의 불침번/ 여기 동지들과 잠들다’라고 새겼다.

정경모 선생 묘비. 자유언론실천재단 제공

유족을 비롯해 40여명이 참석한 이날 제막식에서는 민족문제연구소 이사장인 함세웅 신부와 임재경 <한겨레> 초대 부사장, 여순항쟁 서울유족회 이자훈 회장의 추모사에 이어 민중가수 손병휘씨가 추모곡을 올렸다. 고인의 조카인 정진영씨와 고 문익환 목사의 아들 문성근씨가 유족을 대표해 인사를 했다.

이부영 이사장은 “지난해 9월 문익환 목사·박용길 장로 부부, 유원호·안순심 부부의 묘를 이장한 데 이어 뒤늦게나마 정경모 선생의 묘비까지 세울 수 있어서 감회가 새롭다”면서 “이로써 1989년 3월 방북한 ‘통일의 씨앗 3인’의 공적을 함께 기리며 ‘4·2 남북공동성명’의 의의를 되새길 수 있는 공간을 마련하게 됐다”고 묘비 조성 과정과 의미를 설명했다.

자유언론실천재단은 몽양여운형기념사업회(이사장 장영달)와 늦봄문익환목사기념사업회(이사장 송경용)와 공동으로 지난해 10월부터 진행한 묘비건립 1만원 모금운동을 통해 국내 240여명과 일본 20여명 등 시민과 단체에서 참여해 1500만원 가까운 성금을 모았다고 밝혔다.

‘모란통일동산’으로 조성될 통일의 씨앗 3인의 묘역. 왼쪽부터 문익환·박용길 부부, 유원호·안순심 부부, 정경모 선생 묘역이다. 자유언론실천재단 제공

더불어 이날 참석자들은 문익환·정경모·유원호 선생의 묘역을 ‘모란통일동산’으로 조성하기로 뜻을 모으고 성금을 계속 모으기로 했다. 6월항쟁계승사업회(이사장 문국주) 주관으로 묘역조성 추진위원회를 구성해 ‘6·15남북정상공동선언’ 22돌 기념식에 맞춰 오는 6월12일까지 완공하기로 했다. (모란통일동산 성금 계좌/우리은행 1005-803-151831 (사)6월항쟁계승사업회)

고 정경모 선생은 1970년 박정희 군사독재에 반대해 일본으로 건너가 73년 김대중 전 대통령 납치사건 때 구명운동을 벌이고 김지하 시인 석방운동에 나서는 등 민주화 운동에 앞장섰다. 또한 1989년 3월 문익환 목사·유원호 선생과 함께 방북해 김일성 주석을 만나고 ‘4·2성명’ 초안을 작성하는 등 통일운동에 헌신했다. 그러나 이 사건으로 귀국 금지를 당한 고인은 끝내 정부에서 요구한 ‘자수서’를 작성하지 않은 채 요코하마에서 별세해 ‘마지막 망명객’으로 남았다.

김경애 기자 ccandori@hani.co.kr

<2022-04-03> 한겨레

☞기사원문: “문익환·정경모·유원호 선생 묘역 ‘모란통일동산’ 만들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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