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점]
식민지역사박물관 2022년 상반기 교원연수 실시,
‘풍자화와 삽화로 보는 한국 근현대사
• 김슬기 학예실 연구원
식민지역사박물관은 교과서에 실린 박물관사료를 직접 보고, 교과서에 실릴 새로운 사 료 발굴 차원의 다양한 자료를 소개하며, 학교 현장을 넘어 교육의 장으로서 박물관을 활용할 수 있도록 하고자 2020년부터 교원연수를 진행하고 있다. 재작년과 작년에 진행한 <박물관에서 만나는 교과서 사료읽기> 시즌 1, 2에 이어 올해는 5월 13일(금)부터 5월 15일(일)까지 박물관에서 만나는 교과서 사료읽기 시즌 3 <풍자화와 삽화로 보는 한국 근현대사>를 진행하였다. 전국 초중고 교사를 대상으로 각 3시간씩 5강으로 기획된 이번 연수에는 20명의 교사들이 참여하였다. 참가 교사 중에는 3년 연속 연수에 참여하는 박물관 회원도 있어 눈에 띄었다. 5월 13일(금) 진행된 첫 강의 「풍자만화 속 ‘조선병탄’과 일본 제국의 시선」은 고려대학교 국제학부 한정선 교수가 맡았다. 그의 저서 <일본, 만화로 제국을 그리다>를 기반으로 한 이 강의에서는 일본이 만화를 통해 청일전쟁과 조선병탄을 어떻게 그리고자 했는지를 소개했다. 19세기 말에서 20세기 초에 발간된 일본 잡지 <團團珍聞>, <東京パック> 등을 중심으로 일본이 제국을 건설해나가는 과정, 일본과 조선, 청나라와의 관계 변화, 국제사회 속 일본에 대해 살펴볼 수 있는 시간이었다. 참가자들은 만화를 통해 시대상을 엿볼 수 있었고, 삽화가 만들어내는 이데올로기, 일본 제국주의 담론이 형성되어 가는 과정을 만화를 통해 알 수 있었다고 평했다.
둘째 날 진행된 두 번째 강의 「일제강점기신문·잡지의 삽화 속 식민지 일상」은 청암대학교 재일코리안연구센터 최규진 교수가 진행했다. 그는 10년 남짓 천착해 온 근대 시각 자료 연구의 전문가로 최근 저서 <이 약 한번 잡숴 봐!: 식민지 약 광고와 신체정치>를 발간하였다. 이데올로기를 판매하는 광고의 속성을 분석하고, 광고를 통해 일제강점기의 일상생활과 시대상을 설명하며 그간 수집하고 연구했던 사료를 참가자에게 아낌없이 공유하는 점이 인상적이었다. 참가자들 역시 광고와 삽화 속에 숨어있던 맥락과 담론을 읽을 수 있어 유익한 강의였다고 평했다.
이어진 세 번째 강의 「일제강점기 전쟁미술로 본 전시 총동원과 전시생활」은 식민지역사박물관 김승은 학예실장이 맡았다. 이번 강의에서는 일제가 1930년대 전시체제에 돌입하며 제작한 각종 선전물들을 통해 제국의 전쟁동원 논리를 살펴보고, 특히 전시체제기 여성의 이미지가 어떻게 만들어지고 소비되었는지 분석하였다. 참가자들은 근로정신대 문제, 식민지 여성의 문제를 심도 있게 알게 되었으며 여성을 이미지화하여 어떻게 식민 체제에 포섭하고 동화하려 했는지 알게 되었다고 평했다. 마지막 날인 5월 15일(일)은 북인천중학교 안민영 교사의 강의 「포스터로 본 전쟁사 – ‘한국전쟁’과 ‘조국해방전쟁’」으로 문을 열었다. 현재 중·고등 교과서에서는 한국전쟁과 관련하여 어떤 이미지가 소개되고 있는지, 남북이 제작한 포스터는 각각 어떤 차이점이 있는지 살펴보았다. 또 월북 또는 탈남한 화가들의 삶을 통해 분단과 한국전쟁이 개인에게 미친 삶의 영향을 살펴보는 수업 사례를 소개하였다. 미국 국립문서보관청에 방문하여 직접 발굴한 사료도 소개하고, 인물의 생애에 대한 입체적 분석 사례를 소개하며 같은 교사들에게 열화와 같은 성원을 받았다. 마지막 강의 「한 컷으로 담는 역사, ‘시사카툰’ 그리기」는 상명대 만화애니메이션학부 고경일 교수가 맡았다. 지금까지 보았던 만화·풍자화·삽화 자료를 정리하며 학교 현장에서 학생들과 역사 만화 그리기 수업을 진행해볼 수 있도록 하기 위해 기획되었다. 시사만화, 풍자만화의 정의와 특징, 사례를 살펴본 후 주어진 상황을 한 컷 만화와 네 컷 만화로 그려보았고 이를 일대일로 피드백하고 발표하는 시간을 가졌다. 시사카툰 그리기가 친숙하게 느껴졌고 학생들과 유용하게 활용할 수 있을 것 같다는 평을 받았다. 식민지역사박물관은 올 하반기에도 다양한 근현대사 사료와 영화를 통한 역사 읽기 교원연수를 기획하고 있다. 관심 있는 교사들의 많은 참여를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