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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합뉴스] “연대로 차별 이겨낸 日 우토로, 평화의 발신지로 거듭나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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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년 동안 우토로 마을을 취재한 저널리스트 나카무라 일성

[촬영 강성철]

20년 우토로 취재기 펴낸 나카무라 일성 “허물도 가감 없이 기록”
“한일 시민단체 협력해 우토로發 평화교육 프로그램 만들어야”

(서울=연합뉴스) 강성철 기자 = “강제퇴거라는 최악의 상황에 몰리자 우토로의 재일동포는 하나로 뭉쳤습니다. 도움을 주는 일본인들이 함께했고, 한일 양국 시민단체도 힘을 더하면서 보금자리를 지켜냈습니다. 우토로는 이제 ‘연대’가 얼마나 중요한지를 보여주는 상징이 됐습니다.”

‘우토로 여기 살아왔고 여기서 죽으리라’의 저자로 최근 방한해 부산, 인천, 광주 등에서 강연회를 연 재일동포 3세 저널리스트 나카무라 일성(中村一成·53)은 연합뉴스와의 인터뷰에서 “차별 없는 미래를 만들기 위해 ‘연대’의 경험을 살려 우토로가 평화의 발신지로 거듭나게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일본 교토부 우지(宇治)시 소재 우토로는 일제강점기 군사 비행장 건설에 동원된 재일조선인이 전쟁이 끝난 후 방치되면서 생겨난 조선인 마을이다.

이후 1980년대 후반 강제 퇴거 위기에 몰렸지만, 재일동포들은 물론 한일 시민단체의 도움과 양국 정부의 지원으로 2018년부터 시영주택에 입주하게 됐다.

지난 4월에는 평화기념관도 들어섰다. 기념관은 차별의 상징이던 우토로 마을이 한일 시민 화합의 상징으로 거듭난 것을 널리 알리고, 문화 교류의 거점이 되도록 돕고자 한국 정부의 지원으로 지어졌다. 양국 시민들도 힘을 보탰다.

나카무라 씨는 마이니치신문 기자로 일하다 독립해 2011년부터 재일조선인과 이주자, 난민, 사형 문제 등을 다루는 저널리스트로 활동하고 있다.

기자 시절을 포함해 20년간 우토로 마을을 취재해온 나카무라 씨는 “주민의 증언 등 구술을 모으고 녹음한 분량이 산처럼 쌓였는데, 1세들은 점점 세상을 떠나고 있어서 늦기 전에 기록으로 남기려고 책을 발간했다”며 “우토로 주민들의 수난사이지만, 한편으로는 절망에서 희망을 건져낸 이야기라서 널리 알리고 싶었다”고 했다.

책에는 우토로 마을의 생성, 미 주둔군과 일본 자위대와의 대치, 강제퇴거와 소송, 강제 철거 위기, 재판 투쟁, 한일 양국 시민단체 등의 지원, 재판 승소 등이 상세히 담겼다.

그는 “우토로 주민의 이야기를 부끄러운 부분도 가감 없이 기록했다”며 “미사여구로 포장하지 않고 최대한 객관적인 시각을 유지했다”고 소개했다.

재일동포 2세인 어머니와 일본인 아버지 사이에서 태어난 그는 ‘경계인’이라는 정체성을 자각해 청년기부터 부친의 성인 나카무라와 한국 이름인 일성을 함께 쓰고 있다.

그는 “어린 시절 부부싸움을 할 때마다 아버지가 어머니에게 재일동포라서 어쩔 수 없다는 식의 민족 차별적인 말을 했고, 그때마다 말할 수 없을 정도로 분노와 혐오감을 느꼈다”며 “그래서인지 차별에 대해서는 본능적으로 반감이 있어서 기자가 되어 자연스럽게 우토로에 관심을 두게 됐다”고 밝혔다.

우토로 평화기념관은 개관한 지 석 달 만에 4천여 명이 방문했다.

그는 “일본 전역에서 오는 방문객의 대부분이 일본인”이라며 “일본 사회에 우토로의 존재를 널리 알리는 일은 화합과 평화 정착을 위해 중요한 일”이라고 강조했다.

나카무라 씨는 “민족문제연구소 등 한국의 다양한 시민단체 등과 기념관이 교류해서 공동으로 평화교육 프로그램을 만들어야 한다”고 조언했다.

평화기념관은 민간이 운영하므로 일본 정부의 눈치를 보지 않고 자유롭게 전시와 교육 프로그램을 운영할 수 있기에, 차별을 배제하고 화합을 이야기하는 발신지로서 역할을 할 수 있다는 것이다.

그는 “평화기념관을 중심으로 양국 시민단체가 모여 일본이 근현대에 저지른 침략의 역사를 객관적으로 기술하는 교과서를 만드는 일에 앞으로 힘을 보탤 것이고, 우토로 취재도 계속해 할 것”이라고 포부를 밝혔다.

나카무라 일성의 ‘우토로 여기 살아왔고, 여기서 죽으리라’

[도서출판 품 제공]

wakaru@yna.co.kr

강성철 기자

<2022-08-03> 연합뉴스

☞기사원문: “연대로 차별 이겨낸 日 우토로, 평화의 발신지로 거듭나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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