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천민족문제연구소, 광복 77주년 맞아 일제잔재 청산 지원 조례 등 개점휴업 상태 신랄 비판 / 부천시독립운동 재현행사-일제잔재 청산 연구용역 등 즉각 시행 주문 / 8.15 음악회 ‘지각 참석’ 조용익 시장, 행정적 응답은 과연?
(사)민족문제연구소 부천시지부(소장 박종선, 이하 민문연)가 광복 77주년을 맞아 부천시와 부천시의회를 향한 쓴소리를 담은 성명을 발표했다.
2020년과 2021년 각각 제정한 <부천시 항일독립운동 기념에 관한 조례>, <부천시 일제잔재 청산 지원에 관한 조례>가 1~2년이 지난 현재 명패만 있고 정작 집이 없는 상태로 사실상 무용지물이 되고 있다는 지적이다.
조례를 제정했으나 걸맞는 사업 추진이 없는 개점휴업 상태라는 비판과 함께 그 대안으로 ▲부천시 독립운동 재현 행사 ▲일제잔재 청산 연구용역 시행 ▲부천시 공무원(항일독립운동, 일제잔재 등 담당)들에게 역사강연을 추진하는 등을 제시했다.
전임시장 시절 제정된 조례를 놓고 현직 시장에게 그 책임과 대안을 주문한 것으로, 민문연의 공식적인 요구에 조용익 시장은 과연 화답을 할지 귀추가 주목된다.
조 시장은 광복 77주년을 맞아 SNS에 부천에 거주 중인 국가유공자와 유족 1,203명의 가정에 국가유공자 명패를 달아드리는 사업을 진행하고 있음을 알리면서 기존 7만원에서 10만원으로 상향된 보훈명예수당 지원도 추가해 전달했다.
그러나 지난 12일 부천역에서 있은 광복 77주년 8.15 기념음악회에는 행사 말미에 참석해 아쉬움을 남겨 이번 민문연의 공개 요구를 수용하는 자세를 취할지 의문이다.
다음은 민문연의 성명서 전문이다.
부천시는 부천시의회가 제정한
<항일독립운동 기념에 관한 조례>와 <일제잔재 청산 지원에 관한 조례>를
즉각 시행하고 그에 따른 사업을 추진하라!!
3.1운동과 대한민국임시정부수립 100주년을 맞이한 2019년에는 전국적으로 항일독립운동을 기념하고 동시에 일제잔재를 청산하기 위한 다양한 사업이 진행되었다. 1919년 당시 서울에서 시작된 3.1운동이 전국적으로 확산되면서 지역의 위치와 특성에 따라 방식을 달리하면서 전개되었기 때문에 중앙정부는 3월 1일을 중심으로 그리고 지방정부는 지역에서 일어난 날짜에 맞추어 행사를 기념하였으며, 동시에 해방이 된 후 청산되지 못한 일제잔재에 대해서도 조사.연구하는 청산사업이 진행되었다.
우리 부천에서는 1919년 3월 24일 소사리에서 만세운동이 진행하였기 때문에 이를 기념하기 위해 민족문제연구소 부천지부는 시민사회와 연대하여 부천시민 1200여명이 참여한 <부천시독립운동재현행사>를 진행하였다. 이러한 결과 지금까지 알려지지 않았던 부천의 항일독립운동을 시민들이 알게 되었으며 2020년에는 <부천시 항일독립운동 기념에 관한 조례안>가 그리고 2021년에는 <부천시 일제잔재 청산 지원에 관한 조례안>가 제정되었다.
하지만 부천에서는 이 두 가지 조례에 따른 그 어떠한 사업도 진행되지 못하고 있다. 부천시민을 대표하는 시의원들의 제안과 결의에 의해 조례가 제정되었으므로 부천시는 그에 따른 사업을 반드시 추진했어야했다. 부천이라는 독립된 지방정부에서 반드시 필요한 사업이므로 조례를 통해 합법적 근거를 만들었음에도 부천시는 지금까지 그 어떤 사업도 진행하지 않고 있으며 심지어 계획도 세우지 않고 있다. 조례 제정 당시 담당부서의 책임자들은 이에 대한 해명을 반드시 해야한다.
경기도는 2018년부터 경기도내 항일유적에 대해 안내판을 설치하였으며, 2019년에는 친일문화잔재를 조사하여 향후 친일청산의 길잡이로 활용하려는 목적으로 <경기도 친일문화잔재 조사 연구 용역>을 실시하였다. 그 결과 우리 부천에는 경기문화재단에 의해 <계남면사무소 습격사건>과 <소사역하역노동자동맹파업>을 알리는 안내판이 설치되었다. 부천시가 나서서 진행해야할 사업을 경기도가 먼저 시행한 것이다. 역사와 시민 앞에 부천시의 모습은 부끄럽기 짝이 없는 것이다.
하지만 이게 끝이 아니다. 부천에는 아직 연구되지 않고 공론화되지 않은 일제잔재들이 많다. 대표적인 사례가 바로 신사, 일흥사, 성주산이다. 일제는 강제병합 후 내선일체와 황국신민화를 이루기 위해 신사를 세웠는데, 우리 부천에는 1917년에 소사신사가 그리고 1940년에 오정신사가 세워졌다. 일제는 신사를 통해 침략전쟁을 정당화하고 강제동원을 독려하는 각종 행사를 진행하였으며 일흥사를 통해서는 태평양전쟁과 세계2차대전에 필요한 군수물자를 생산하였다. 우리 부천을 대표하는 성주산은 원래 대산 또는 댓골산으로 불리었던 일제강점기 성주산으로 지명이 바뀐후 지금까지 불리어지고 있다.
이러한 불합리한 부천시의 모습은 반드시 바뀌어야한다. 민족문제연구소 부천지부는 자랑스런 항일독립운동을 기념하고 청산되지 못한 일제잔재를 연구하기 위해 다음과 같은 내용을 부천시에 요구한다.
하나. 부천시는 시민이 참여하고 기념할 수 있는 <부천시독립운동 재현행사>를 진행하라.
시민들이 직접 참여하고 행사를 진행하는 재현행사를 반드시 추진해야한다. 부천시가 기념하지 않으면 누가 기념하겠는가? 안중근공원에서의 3.1절 행사 추진도 중요하지만 동시에 부천만의 항일독립운동을 기념하는 행사도 추진되어야한다.
하나. 일제잔재를 청산지원할 수 있는 연구용역을 진행하라
일본 제국주의 식민통치로 인하여 부천시에 남아 있는 일제잔재에 대해 체계적으로 조사하고 연구하여 시민들이 알 수 있도록 하는 사업이 추진되어야한다. 이러한 사업은 궁극적으로 시민들이, 특히 미래의 주역인 학생들이 알 수 있도록 교육하고 홍보하는 사업으로 이어지기 때문에 대단히 중요하다.
하나. 부천의 항일독립운동과 일제잔재를 담당하는 공무원들의 역사강연을 추진하라
부천의 항일독립운동과 일제잔재를 알아야 담당 공무원들은 제대로 행정을 할 수 있다. 역사와 일제잔재를 모르고 행정을 하면 실수가 반복적으로 나올 수 밖에 없기 때문에 정기적인 강연을 통해 지역 역사에 대해 알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해야한다.
지난 2018년의 상동의 ‘시와 꽃이 있는 거리’의 친일문인 3인의 4개 작품 철거와 2019년의 부천시의회 앞 화단의 ‘고향의 봄’ 노래시비 철거, 3.1운동 100주년을 기념하는 신춘음악회 친일음악인 노래 제외 등 비판이 나오면 주먹구구식으로 일을 처리하지 말고 체계적으로 시행할 수 있도록 역량을 강화해야한다.
(사)민족문제연구소 부천지부장 박종선
김정온 기자 kjo91n@hanmail.net
<2022-08-15> 부천매일
☞기사원문: 민족문제연구소 부천지부 ‘부천 항일독립운동 기념 사업 추진’ 촉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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