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원회원 마당]
강제동원 피해자에 대한
한국정부의 2차 가해
김순흥 광주지부장
한국 외교부가 일제 강제동원피해자들의 배상을 위해 일본기업의 국내 자산을 우리나라 법원이 강제 매각할 경우 ‘외교적 마찰이 불가피할 전망’이라고 걱정(?)하면서 해결방안을 찾는다는 구실로 ‘민관협의회’를 구성한 뒤 ‘대위변제’ 방안을 유력하게 논의하고 있다고 한다.
미쓰비시를 비롯한 피고기업들은 배상은커녕 사죄도 않고 사실관계조차 인정하지 않는 상태에서 가해자들은 나 몰라라 하고 있는데 한국정부가 나서서 (일본의 참여 없이) 우리국민들의 기부금으로 강제동원 피해자들에게 ‘돈’을 주고 문제를 덮으려고 한다.
이미 외교적 마찰을 넘어 경제전쟁중인데 생뚱맞은 소리다. 이 건을 빌미로 아베정권은 2019년 무역전쟁을 시작했고 우리는 그 전쟁을 이겨내고 있다. 그런데, 이 정권이 굽히고 들어가니 일본정부는 한술 더 뜬다. 만약에 한국에 있는 일본기업 자산의 일부라도 손실이 있게 되면 2019년 수출규제와는 비교할수 없을 만큼 보복조치를 취하겠다는 태도다. 뒤집으면, 일본정부가 속으로는 그만큼 다급해하고 있다는 말이다. 상표권과 특허권의 금액을 떠나 강제매각이라는 ‘법적 단죄의 현실화’로 입게 될 일본정부나 기업의 명예실추는 물론이고 일본정부가 그토록 부정해온 ‘역사적 죄악에 대한 정의의 평가’가 감당하기 어려울 만큼 크기 때문이다.
동냥은 못줄망정 쪽박은 깨지 마라
정부의 민관협의회에 미쓰비시 근로정신대소송 지원단체인 (사)일제강제동원시민모임과 소송 대리인단은 참가하지 않는다. 시민모임은 지난 7월 13일 강제동원 피해당사자인 양금덕·김성주 할머니의 의견을 들은 뒤, 14일 소송 대리인단과 긴급 좌담회를 열어 이같이 결정했다. 피해자측에서는 정부의 입장이 ‘법원의 배상판결을 이행하자는 것이 아니라 임박해 있는 강제집행 현금화를 막기 위한 수단’으로 보기 때문이다.
분명한 것은, 민관협의회의 결정과 상관없이 열쇠는 피해자가 쥐고 있다. 피해자가 동의하지 않으면 법적으로 아무런 효력이 없다. 강제동원 피해자들이 단순히 돈을 받기 위해서 수십 년 동안 소송을 하고 투쟁을 해왔던가? 마치 누구 돈이든 ‘돈만 주면 해결될 것’이라고 생각하는 것 같다.
강제동원 피해자들은 돈보다 앞서 가해자들의 사죄가 더 중요하다는 입장을 분명히 하고 있다. 양금덕(93) 할머니는 “아무리 (돈이) 없어도 사죄 한마디 듣고 싶은 것이 소원이다. 우리나라가 그것 밖에 안 되느냐”는 입장을 밝혔다.
피해자들은 한국정부가 배상금을 대신 지급하고 이후 일본 쪽에 청구하는 방식(대위변제)이 일부의 대안으로 거론되는 것과 관련해 “우리(한국인)가 피해자인데, 왜 한국정부가 배상하느냐”며 반대한다. 김성주(92) 할머니는 “내가 미쓰비시에서 일했으니, 당연히 미쓰비시가 배상해야 한다. 만약 미쓰비시가 배상을 안 한다고 하면 일본이 우리를 데리고 갔으니 일본정부가 배상해야 한다”고 일제강제동원시민모임에 말했다.
이국언 시민모임 이사장은 “일본기업이 손해배상 책임을 인정한 한국법원의 판결을 이행하지 않고 있는 게 문제의 본질이고, 일본정부가 (적반하장으로) 한국정부에 해결책을 마련하라고 하자 한국정부가 해결책을 찾겠다고 (쓸데없이) 나서면서 오히려 일이 꼬이고 있다. 미쓰비시가 진솔하게 사죄하고 배
상하는 것이 해결 방안”이라고 말했다.
피해자들이 언제 돈을 구걸했는가? 정부는 왜 피해자들의 자존심과 국가의 위상을 스스로 해치려고 하는가? 정부는 왜 전쟁중에 아군에게 뒤에서 총질하는가? 정부는 왜 우리가 쥔 칼자루를 적에게 넘겨주려 하는가? 여기서 포기하고 물러서는 것은 여태까지의 모든 성과를 물거품으로 만들고 다시 일본에 굴종하는 것 일뿐이다. 식민지 정부가 아닌 독립국가 정부의 태도는 아니다. 정부는 명심하라 !!!
목마른 놈이 샘 판다.
동냥은 못줄망정 쪽박은 깨지 마라.
빼앗긴 것은 되찾을 수 있지만, 가져다 바친 것은 되찾지 못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