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점]
연구소가 기획한 “사라지는 목소리들” 강제동원 특별전 열려
11월 1일, 민족문제연구소가 기획한 “사라지는 목소리들, 석탄과 철에 은폐된 역사 그리고 희생자의 이야기” 특별전이 부산 국립일제강제동원역사관에서 열렸다. 이번 전시는 일본 정부가 세계유산으로 등재시킨 ‘메이지 일본의 산업혁명유산’이 외면하는 강제동원의 역사를 피해자의 목소리로 재구성하였다. 일본 정부가 ‘세계유산’으로 선전하는 일본 근대화의 성공스토리에 은폐된 가해와 피해의 역사를 드러내고, 세계시민이 기억하고 보존해야 할 세계유산의 가치가 무엇인지 되돌아보기 위한 자리이다.
개막식은 전시를 주최한 일제강제동원피해자지원재단 심규선 이사장의 인사말로 시작되었다. 식민지역사박물관 윤경로 관장의 축사에 이어 사도광산 피해유족 김광선 님이 부친의 강제동원 피해를 더 기록하고 남기지 못한 점이 아쉽다는 소감을 밝혀 이 전시의 소중함과 함께 숙연함을 더했다.
전시는 크게 2부로 구성되었다. 1부에서는 군함도 등 일제의 산업시설에 끌려가 강제노동을 한 한국인 피해자, 중국인‧연합군 포로, 사도광산 피해자의 증언과 강제동원의 실태를 뒷받침하는 사료가 전시되었다. 사도광산강제동원의 역사는 이번 전시로 처음으로 공개되는 내용과 자료들이다. 2부에서는 일본산업유산 등재 논란 속 ‘산업유산정보센터’가 전하는 이야기와 다른 나라의 ‘부정적 세계유산’ 전시사례를 함께 전시했다.
이번 전시에는 피해자 유족과 국가기록원, 국사편찬위원회, 일제강제동원피해자지원재단, 국립일제강제동원역사관이 강제동원 관련 소장사료들을 출품하였고, 일본 오카마사하루기념 나가사키평화자료관, POW연구회, 강제동원진상규명네트워크 등의 일본 시민단체의 적극적인 협조로 모두 190여 점의 사료와 사진자료 등이 전시되었다. 전시를 기획한 민족문제연구소의 소장유물과 증언영상, 일제 산업유산 관련 사료 이미지 등도 다수출품되었다.
특히 5개의 영상부스에서 소개되는 증언영상은 강제동원 역사의 생생한 증언이고 피해자들의 마지막 유언이기도 하다. 전시 준비기간에 증언영상에 등장하는 피해자 한 분이 돌아가셨다. 이제 우리가 그들이 남긴 목소리에 귀를 기울이고 그 아픈 역사를 기억할 시간이다. 이번 전시는 12월 16일까지 진행된다.
• 김승은 학예실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