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점]
제16회 임종국상 시상식
11월 11일 금요일 오후 6시 30분 서울글로벌센터 9층 국제회의장에서 회원 및 각계 인사 70여 명이 참석한 가운데 제16회 임종국상 시상식이 열렸다. 시상식은 장병화 임종국선생기념사업회장의 기념사를 시작으로, 이재정 전 경기도교육감의 축사, 임종국 선생의 일대기 영상 상영, 이민우 연구소 운영위원장의 기념사업회 경과보고, 윤경로 심사위원장의 선정경위 발표, 시상과 수상자들의 수상 소감, 함세웅 이사장의 인사말 순서로 진행됐다.
올해 수상자 후보 공모에는 학술·문화 부문 10건, 사회·언론 부문 9건 등 총 19건이 올라왔다. 지난 9월 27일의 예심을 거쳐 10월 13일 열린 심사위원회 본심에서 열띤 토론을 벌인 결과 학술부문에 임경석 성균관대 교수를, 사회부문에 일본의 ‘오카 마사하루 기념 나가사키평화자료관(岡まさはる記念長崎平和資料館)’을 제16회 임종국상 수상자로 최종 선정하였다. 심사위원장인 윤경로 전 한성대 총장을 비롯해 박찬승 한양대 명예교수, 장완익변호사, 조재곤 서강대 연구교수가 심사위원으로 참여했다.
학술부문 수상자인 임경석 성균관대 교수는, 한국근대사 전공자로 일제강점기 사회주의운동 분야에서 독보적인 연구 업적을 쌓아왔으며, 친일반민족행위진상규명위원회 위원과 한국역사연구회 회장 등을 역임하면서 학계의 현실참여에도 앞장서왔다. 수상 저서인 <독립운동 열전1 – 잊힌 사건을 찾아서>와 <독립운동 열전2 – 잊힌 인물을 찾아서>는 옛 코민테른 문서보관소와 조선총독부 고등경찰의 기록을 비교·검토하여 독립운동 선상의 비사를 발굴 정리한 역작이다.
임 교수는 이념적 지형 아래 사회주의를 독립운동사에서 배제하거나 축소하는 것은 진실한 역사상과는 거리가 먼 또 하나의 역사왜곡이라 주장한다. 나아가 무명의 독립투사에 주목하여 이들의 헌신을 조명하거나 밀정으로 변신한 배신자의 흑역사를 추적하는 등 전문성과 대중성 모두를 충족하는 보기 드문 성과를 거두었다. 심사위원회는 임경석 교수가 기존의 통설을 정면으로 반박하면서 독립운동사의 지평을 넓혔을 뿐만 아니라 이를 대중화하는 데 크게 기여하였다는 점을 높이 평가했다.
사회부문 수상자인 오카 마사하루 기념 나가사키평화자료관은, 일본의 전쟁 책임을 묻는 일에 평생을 바친 고(故) 오카 마사하루선생의 유지를 이어가기 위해 나가사키 시민들이 뜻을 모아 1995년 건립한 역사자료관이다. 정부의 지원을 일체 받지 않고 순수하게 시민들의 힘만으로 운영하고 있으며, 전시·강좌·답사 등 다양한 방식으로 일본의 식민지배와 침략전쟁의 실상을 알리는 데 애써왔다.
자료관은 조선인과 중국인의 원폭피해와 강제노동 실상 등 일본제국주의가 자행한 가해의 역사에 대해 자료·증언 수집, 조사·연구와 교육·홍보에 이르는 일련의 과정을 장기간에 걸쳐 체계적으로 수행함으로써 동아시아 평화교육의 중심으로 자리 잡았다. 특히 최근에는 ‘메이지 일본의 산업혁명 유산’의 유네스코 세계유산 등재 이후 하시마(군함도)와 미쓰비시조선소 등 나가사키 지역 강제노동의 역사를 알리는 데 주력해왔다. 심사위원회는 오카 마사하루 기념 나가사키평화자료관이 극우세력이 기승을 부리는 어려운 여건 아래서도 흔들림 없이 평화운동을 지속하고 있는 점을 높이 평가하면서, “풀뿌리 시민운동이 동아시아의 과거청산과 평화실현에 기여한 공로를 기려 사회부문 수상자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 김혜영 선임연구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