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리보는 시민역사관

병합기념 조선사진첩 속 이미지(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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땔감용 솔잎과 그릇을 파는 지게꾼들
풍속사진 중에는 물동이, 항아리, 땔감 등을 지게 같은 도구를 이용하여 운반하는 짐꾼들의 사진이 많다. 자기 키보다 더 큰 짐을 짊어지고 있는 하층 육체노동자들을 이미지화하여 ‘전근대적’인 조선인의 모습을 각인하는 효과를 볼 수 있다.

길가에서 낮잠을 자는 사람
사진이나 엽서 등 조선인의 이미지에서 빠지지 않고 등장하는 장면 중의 하나이다. ‘풍속’이라는 이름으로 이색적이라기보다 나태하고 아무 곳에서나 자는 조선인의 모습은 미개한 상태로 치부되었다.

하층민의 터전
진흙과 새끼줄로 지은 집은 근대 석조 건축물과 대비하며 원시성을 강조했다.

<사진첩>의 ‘평양의 농가平壤の田舍’와 <사진첩조선>(1921)에 실린 같은 사진
한번 촬영한 이미지는 다른 사진첩이나 엽서, 그림 등 다양한 형태로 끊임없이 사용되었다. 같은 모습을 반복적으로 오랜 시간 동안 이용한 것은 일본의 지배로 ‘발전된 조선’의 비교 대상이 되었다.

박물관에 전시된 사진첩이나 화보 자료를 보면 주로 표지나 특정한 내용이 수록된 면을 펼쳐 놓는 것이 일반적이다. 세부내용을 살펴보고 싶은 욕구가 있어도 접근이 쉽지 않은 경우가 허다하다. 요즘은 디지털 패널을 이용한 자료관람도 이루어지고 있으나 원자료의 느낌을 오롯이 살리기는 어렵다. 식민지역사박물관에 전시된 자료 역시 공간상의 제약으로 많은 자료를 배치하기 어려워 일부는 복제물을 제작하는 방식을 택했다. 관람객의 궁금증을 조금이나마 해소하기 위한 방법이다. 이와 함께 부족한 부분은 『민족사랑』을 통해 꾸준하게 자료를 소개하고 있는데 문서자료보다 주로 사진이나 그림 이미지들이 주를 이루고 있다. 나름대로 관심을 끌기 위한 선택이었으나 대부분 흑색 이미지라 아쉬움이 있다. 또한 수백 장의 이미지를 담고 있는 자료를 두, 세 컷의 사진으로 전달하기에 부족한 부분이 있다. 따라서 다양한 자료 속 모습을 몇 차례로 나누어 사진과 이미지를 소개한다.

이번에 소개할 자료는 지난 민족사랑(2016년 8월호)에 소개한 자료 <병합기념 조선사진첩>(1910, 이하 <사진첩>)다. ‘조선병합’을 ‘경축’하는 의미로 제작된 <사진첩>은 총 100쪽에 걸쳐 일본과 조선의 주요 인물, 행사, 풍경, 풍속 등 약 400여 장의 다양한 사진자료를 담고 있다.

제국주의 국가 일본은 사진과 그림을 이용하여 지속적으로 식민지 지배의 정당성을 홍보했다. 홍보 대상은 서양 제국주의 세력과 자국 일본의 국민, 또 조선인들에게도 해당되었다. <사진첩>에는 침략자들과 조선관료들의 인물사진을 비롯하여 각 지방의 풍경, 조선인들의 풍속 등이 수록되어 있다. 이번에는 일본이 ‘조선의 전통’과 ‘풍속’을 어떤 모습으로 시각화하였는지 볼 수 있는 사진이다. 그들의 시선은 조선을 시대에 뒤쳐지고 전근대적인 미개한 나라로 이미지화한 것을 알 수있다. 더 나아가 이러한 이미지는 엽서 같은 통신 수단과 결합하여 ‘조선’은 ‘일본’이 개화해야 하는 나라로 선전해 갔다. 

• 강동민 자료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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