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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부일보] 끝나지 않은 독립운동… 경기도 친일 기념비 넘쳐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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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립운동 현충시설 89곳인데 반해
홍난파 등 친일 기념비 198개 달해
애국지사 동상·장소는 관리도 부실
전문가 “제대로 된 역사교육 위해
친일행적 관련 내용 안내 필요”
친일잔재 상징물 안내판 설치 중

화성시 남양읍 행정복지센터 내 설치된 홍난파 노래비. 사진=이영종기자

#화성시 장안면에 위치한 옛 장안면사무소터. 이곳은 1919년 4월 3일 당시 장안과 우정 지역에서 만세 운동을 벌이던 만세꾼들이 일제 식민 지배에 대한 저항을 한 것을 기리는 장소다. 하지만 이곳은 관련 내용이 담긴 안내판 이외에는 어떠한 독립운동에 대한 흔적을 찾을 수 없었다.

#화성시 남양읍에 설치된 홍난파 노래비. 이 비석은 ‘근대 음악의 선구자 난파 홍영우 선생의 위업을 기리고 자긍심 고취와 애향정신 함양을 위해’라고 그 건립 취지를 설명하고 있다. 하지만 그의 친일 행적에 대한 설명은 어디에도 없었다.

홍난파 노래비 안내문 모습. 사진=이영종기자

경기도내 친일행적 인사들에 대한 기념비 등에 관련 내용이 없어 친일잔재 청산이 시급하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22일 경기남부보훈지청에 따르면 도내 독립운동 현충시설은 모두 89곳이다.

이에 비해 도내 친일 관련 기념비 등은 모두 198개에 달해 2배 이상 많이 설치된 것으로 확인됐다.

이날 중부일보 취재진이 화성시 향남읍에 위치한 애국지사 김용창 상은 인근에 쓰레기 등이 버려져 있는 등 관리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고 있었다.

반면 같은날 찾은 홍난파 노래비의 경우 남양읍 행정복지센터 내 위치해 관리 등이 이뤄지고 있었으며, 독립운동 기념비와 달리 접근성도 좋아 이곳을 찾는 인파가 곳곳에 보였다. 독립운동가 동상과는 사뭇 다른 분위기 였다.

화성시 장안면에 위치한 3·1운동만세시위지 모습. 사진=구자훈기자

이곳을 찾은 이모(33)씨는 “행정복지센터 부지 한가운데 보기 좋게 설치돼 있어 문화재 같은 느낌이 들었지, 친일행적을 한 인물에 대한 기념비라는 것은 몰랐다”며 “친일파에게 기념비를 세워주는 것도 이해가 되지 않는데 관련 정보도 제공하지 않는다는 것은 상식적이지 못한 것 같다”고 말했다.

이 같은 상황에 대해 전문가는 역사바로 세우기가 필요하다고 지적한다.

방학진 민족문제연구소 기획실장은 “친일행적 인물들에 대한 기념비 내 이를 설명하는 부분이 있어야 하고, 이것이 제대로 된 역사교육”이라며 “하지만 설치된 곳의 토지소유주, 기관 등에서 안내문 설치에 대해 동의가 있어야 가능한 부분”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일제잔재 청산 등을 위해 담당 기관에서 요청을 해 도내 17곳에 관련 내용이 게재된 상태”라며 “동의 등을 거쳐 더 많은 곳에 정확한 정보가 담길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한편, 경기문화재단은 2019년 민족문제연구소와 함께 경기도 일제잔재 청산 연구용역을 바탕으로 지난해 2월부터 내달까지 친일잔재 상징물 안내판 설치 사업을 실시하고 있다.

김도균기자 dok5@joongboo.com

<2023-02-23> 중부일보

☞기사원문:
끝나지 않은 독립운동… 경기도 친일 기념비 넘쳐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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