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장자료 톺아보기 46]
병합기념 조선사진첩 속 이미지(3)
– 강제병합의 주역들, 침략자와 친일파
• 강동민 자료팀장
<병합기념 조선사진첩>에 수록된 약 400컷의 사진 중 인물사진은 단체사진을 포함해 약 200컷으로 절반을 차지한다. 대부분 대한제국을 강제병합한 주역들로 일본의 ‘천황가’와 군부를 비롯한 관료들, 이에 협력한 친일 조선 관료들이다.
대한제국이 일본의 식민지로 전락하여 제작된 <병합기념조선사진첩>에 등장하는 첫 인물은 메이지(明治) ‘천황’ 부부다. 이와 함께 ‘천황가’ 일족을 수록하고 ‘이왕가’로 전락한 대한제국 황실일가는 다음 순서로 밀려났다. 이어서 ‘한국의 통치권을 일본에 양여’한다는 순종의 칙유와 병합조약체결의 정당성을 알리는 데라우치 통감의 유고를 수록하였다. 조선의 병합은 ‘원만하고 평화롭게’ 진행되었다는 사실을 강조하는 것이다. 이후로는 일본의 내각대신, 역대 조선통감, 조선주차군사령관 등 일본의 인물들부터 대한제국 내각 대신과 중추원 의장, 이완용·박제순·민병석·고영희·조중응·김윤식 등 ‘병합’에 결정적인 이바지를 하였던 친일 인사들의 사진이 줄지어 나온다.
특히 ‘왕비사건 당시의 공사, 자작 미우라 고로’, ‘강화도사건 당시의 함장, 이노우에 요시카’, ‘제물포조약 당시의 전권대사, 구로다 기요타카’ 등과 같이 한국병합에 결정적인 사건의 주요 인물들이 사건 당시 직위와 함께 소개되어 있다.
사진첩에 수록된 주요 인물들은 다양한 책자와 화보에 지속적으로 소개되는데 연구소의 소장자료인 <한국병합기념화보>에도 실려 있다. 식민지역사박물관 상설전시장을 방문하면 강제병합의 일본 주역들을 비롯해 친일파들의 상세한 이력을 살펴볼 수 있다.
「반도의 명사」는 강제병합 당시 조선인 주요 관료들과 ‘영향력 있는 인물들’로 구성된 부분으로 친일 인사들뿐만 아니라 독립운동가도 포함되어 있음을 알려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