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점]
<친일문학론>을 일역한 오무라 마스오 교수 별세
오무라 교수 부부
한국 근·현대문학 연구에 헌신한 오무라 마스오 와세다대 명예교수가 지난 1월 15일 지병으로 세상을 떠났다. 향년 89세. 2017년 소명출판에서 「윤동주와 한국 근대문학」 「식민주의와 문학」 등 그의 저작집 총6권이 발간되었고 2018년엔 한국문학번역상을, 2022년엔 연세대 용재학술상을 받았다. 오무라 교수는 1970년에 결성된 ‘조선문학의 회’의 주요 인사로 활동하면서 동인지 <조선문학 소개와 연
구>(1970~1974)를 간행하고 한국문학 작품을 번역하였으며 임종국, 김윤식 등과 학문적인 교류를 해왔다. 임종국 선생과 본격적으로 교류하게 된 계기는 <친일문학론> 번역이었다.
1975년 봄에 일본의 고려서림에서 일어판 번역을 오무라 교수에게 의뢰했다.
그해 6월부터 1976년 11월까지 번역과정의 세부사항을 서신을 통해 논의했다. 1976년 12월 마침내 <친일문학론> 일어판이 출간되자 임종국선생은 오무라 교수 부부에게 작은 병풍과 연수정 목걸이를 선물했다. 오무라 교수는 <친일문학론> 일어판 출간의 1등 공신이었을뿐더러 “임종국 씨의 <친일문학론>은 해방 직후와 같은 친일파 규탄의 책이 아니다. 바꿔 말하면 그것은 객관적 사실을 리얼하게 정리하여 문학사의 공백을 메우는 시도이다”라는 역자 해설에서 임종국의 연구사적 위상을 정립한 최초의
평론가라 할 만하다. 일어판 출간 이후에도 두 사람은 매년 초에 안부 편지를 나누었고 임종국의 임종 전까지 학문적·인간적 교류를 가졌다. 임종국 선생의 요청으로 1981년과 1987년에는 요산재에 방문하여 회포를 풀기도 했으며 임종후인 1989년 11월 하순에 임종국 선생의 묘소를 참배했다. 이러한 인연으로 오무라 교수 부부는 식민지역사박물관 개관 직전인 2018년 6월 27일 연구소를 방문해 임종국 선생이 생전에 오무라 교수 부부에게 선물한 병풍과 연수정 목걸이, 사진 등을 기증했다. 또 지난 2018년에는 임종국 선생이 부쳐온 육필 서간 44점을 원광대 김재용 교수 편에 전해오기도 했다. 오무라 교수 부부는 “식민지역사박물관 건립이야말로 임종국 선생이 뿌린 씨앗이 시민들의 정성으로 결실을 맺는 중요한 사업이라며 알찬 박물관이 만들어지길 기대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