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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일보] 인천 독립운동 상징물 건립 표류… 역사·지역특성 접목 시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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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시, 작년 8월 구월동 중앙공원 1순위 선정했지만… 최종 부지 확정 못해 ‘지지부진’
“역사성 배제, 접근성에만 초점” 지적… 市 “최적의 장소 찾기 위해 적극 소통”

인천 동구 창영동에 있는 창영초등학교 전신인 인천공립보통학교. 인천시 제공

인천에서 벌어진 3·1 만세운동 등을 기리는 독립운동상징물 건립 사업이 표류하고 있다. 인천공립보통학교의 만세운동 참여를 비롯해 만국공원(현 자유공원)·황어장터 만세운동 등의 역사성과 지역 특징을 반영한 논의가 시급하다.

28일 시에 따르면 지난해 8월 ‘독립운동 상징물 건립 타당성 조사 용역’을 통해 남동구 구월동 중앙공원을 1순위 부지로 선정했지만, 아직 최종 부지를 확정하지 못하고 있다.

앞서 시는 시청과 가까운 중앙공원에 독립운동상징물을 만들면, 시민들의 발길을 끌 수 있고 일대에서 독립운동 행사를 할 수 있을 것으로 판단했다. 시는 또 후보지로 송도국제도시의 송도센트럴파크와 서구 인천아시아드주경기장, 부평구 부평공원, 인천 내항지역 등 4곳을 염두에 두고 있다.

하지만 지역 안팎에서 독립운동 역사성을 고려하지 않은 행정 편의주의적 시각이라는 비판이 나오면서 건립 사업이 표류 중이다. 시가 ‘역사성’을 배제하고, ‘접근성’에만 초점을 맞췄다는 것이다.

인천에는 3·1운동 역사성을 담을 수 있는 독립운동발상지가 곳곳에 있다. 창영초등학교의 전신인 인천공립보통학교는 인천 3·1운동의 발상지다. 이곳에서 학생들은 격문을 뿌리고 만세를 외치며, 시내로 나가 파업과 동맹철시, 일제 통신선 파괴를 했다. 현재 창영초에는 인천 3·1운동 발상지 기념비가 있다. 또 계양구 황어장터에서는 주민 600여명이 태극기를 흔들며 독립을 외치기도 했다.

이민우 민족문제연구소 운영위원장은 “인천의 독립운동 발상지로 상징물 건립 위치를 지정해야 한다”며 “접근성만 강조하는 것이 아닌 역사성을 함께 고려해야 스토리텔링 할 수 있다”고 했다.

특히 시민들이 일상에서 마주할 수 있는 독립운동상징물이 시급한 만큼, 서둘러 논의가 이뤄져야 한다는 지적이다. 현재 인천의 독립운동시설은 10곳이 있지만, 이중 5곳이 강화군·옹진군에 몰려있다. 지역 특화형 독립운동 상징물을 건립할 수 있도록 역사성을 살리는 동시에 적절한 위치를 서둘러 정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강태평 광복회 인천지부장은 “대공원에 있는 김구 선생의 동상은 시민들의 접근성이 낮아 녹이 슬고 관리가 부실하다”고 했다. 이어 “시민들이 쉽게 접할 수 있는 곳에 마주할 독립운동상징물이 필요하다”고 했다.

인천 계양구 황어장터에서 열린 3·1 만세운동 모습. 계양구 제공

지자체가 나서 독립운동가 발굴에 적극 나서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현재 국가보훈처에서 등록한 인천 지역 출신의 독립운동가는 전체 독립유공자 1만7천644명 중 100명(0.56%)에 불과하다.

이태룡 인천대학교 인천학연구원 독립운동사연구소장은 “인천은 3·1운동과 의병활동·학생운동이 활발하게 이뤄진 곳”이라며 “지자체가 적극적으로 알릴 필요가 있다”고 했다. 이어 “눈에 보이는 기념비를 세우는 것 뿐 아니라 독립운동가 발굴 등도 함께 적극적으로 추진해야 한다”고 했다.

이에 대해 시 관계자는 “최적의 장소를 찾기 위해 각종 단체들과 적극적으로 소통하고 있다”며 “하반기에는 최종 결과를 낼 예정”이라고 했다. 이어 “시민 및 전문가 등과 함께 역사성을 함께 확보할 수 있는 자리를 찾겠다”고 했다.

<2023-02-28> 경기일보

☞기사원문: 인천 독립운동 상징물 건립 표류… 역사·지역특성 접목 시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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