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원회원 마당]
민족문제연구소 수원지부를 새부대에
이달호 전 수원지부 지부장
7년 전 불같은 성격의 신용승 선생의 뒤를 이어 수원지부장이 되었습니다. 청량리 지나 세방살이 하는 민족문제연구소에 설레는 마음으로 운영위원회에 갔던 기억이 삼삼합니다. 전국에서 친일파 청산에 힘쓰시는 많은 좋은 분들을 만날 수 있었습니다. 그러나 운영위원장의 내부 비판과 돌출적인 회의 운영으로 소모적인 회의를 장시간하고 끝나는 일이 다반사였습니다. 여기에 일부 부회뇌동하는 지역위위원장도 있었지요. 역경을 잘 이겨낸 것 같습니다.
그 후 지역에서 한 일이 거의 없는 죄책감이 있지만 다행히(?) 코로나로 면피할까 합니다.
우리가 몸담고 있는 민족문제연구소는 ‘민족’이라는 특수한 명칭을 가지고 있는 한국에서 친일파 청산을 내세운 대표적인 연구소입니다. 오랜만에 ‘민족’에 대해서 살펴보고자 합니다. ‘민족’이라는 사회적 집단은 핏줄과 언어, 지역과 문화생활의 공통성에 따라 형성되고 일정한 사회적 관계에 의하여 결합된 사람들의 사회생활 단위입니다.
민족이 형성되면서 그들의 이익을 옹호하는사상이 민족주의입니다. 그렇지만 민족주의에도 두 가지 경향성을 지니고 있다고 이야기합니다. 하나는 나라와 민족을 진심으로 사랑하고 근로대중을 위하여 충실히 복무하는 참다운 민족주의, 다른 하나는 서구에서 발생한 ‘부르죠아 민족주의’로 부르죠아만의 이익을 추구하고 다른 민족을 멸시하고 적대시하는 ‘배타적 민족주의’라고 할 수 있습니다. 우리는 이 두 가지를 갈라보아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그동안 민족문제연구소에서는 수많은 어려움을 겪으면서 친일파 청산과 이나라의 자주독립을 위해 싸우신 많은 독립운동가들을 발굴해 내었습니다. 하지만 자주독립을 위해 싸운 세력에는 ‘민족주의자’와 ‘사회주의자’들이 있었고 시회주의자들 중에도 중국공산당에서 복무한 사람들과 조선독립을 위해 싸운 다양한 세력들이 있었습니다.
그동안 노력해온 연구가 ‘민족주의’ 운동에만 천착한 점은 없었는지 뒤돌아보아야 하며, 일제강점기와 현대를 아우르는 민족문제 해결의 방도로, ‘일제’와 ‘미제’을 아우르는 ‘반제’의 관점에서 새롭게 신발 끈을 동여매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저도 미력하나마 함께 하겠습니다.
김찬수 수원지역위원회 사무국장
“제대로 역사를 청산한 적이 없으니 이렇게 엽기적인 일이 벌어지는 거야. 이건 친일파 공화국이야. 사람들 혼이 빠졌어.” 수원에 살면서 오랫동안 ‘친일파 청산’ 활동을 이끄시던 고(故) 조문기 애국지사가 2003년 8월 29일 국치일에 오마이뉴스 기자와 나눈 대화이다. 대한제국이 망할 때 앞다투어 나라를 팔아먹은 친일 매국노들의 행태를 오늘날 극우 보수세력들이 쫓아가고 있다. 고(故) 조문기 선생의 말씀을 새겨 새로운 ‘친일파 청산’의 방향을 찾고 회원들과 어깨동무를 하고자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