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미향 의원, 김주열열사기념사업회-열린사회희망연대 등 단체와 함께
민족문제연구소, 열린사회희망연대(창원마산)를 비롯한 시민사회단체들은 무소속 윤미향 국회의원과 함께 이승만 기념관 건립 시도와 예산 편성을 중단하라고 촉구했다.
ㅡ 기사발췌
다음은 기자회견문 전문이다.
헌법 부정·역사 퇴행, 이승만기념관 건립 시도 및 예산편성 중단 촉구 기자회견문
지난 3·1절 기념식장에는 강우규·김구·김규식·민영환·신채호·안중근·안창호·이회영·이봉창·윤봉길·유관순 의사 등 대표적 독립운동가 11명이 내걸렸다. 이에 대해 태영호 국민의힘 의원이 “당대의 독립운동가 가운데 한 분이신 이승만 전 대통령의 사진이 보이지 않았다”며 억지를 부렸고 급기야 윤석열 대통령도 격노하면서 “이승만 전 대통령은 한미 동맹과 대한민국 자유민주주의에 초석을 닦은 분”이라는 말했다고 한다.
이러한 대통령의 의중을 읽었는지 박민식 국가보훈처장은 “이승만 전 대통령에 대한 역사적 재평가가 ‘자유 대한민국’이란 국가 정체성을 바로 세우는데 반드시 필요하다”면서 460억 원짜리 이승만기념관 건립을 들고나왔다. 이에 관련 시민사회단체와 야당 그리고 몇몇 언론이 문제를 제기하자 국가보훈처는 “구체적으로 정해진 것은 없다”면서도 “다양한 사례를 살펴보고 국회와 국민의 의견수렴을 거쳐 추진”한다는 단서를 달았다. 야당의 반대가 약하고 국민 여론이 조용해지면 이승만기념관을 건립하겠다는 속내이다.
이승만은 1925년 대한민국임시정부 때 탄핵을 당했고 1960년 4・19혁명으로 쫓겨난 인물이다. 이승만을 재평가해 임시정부의 탄핵 결정과 4·19혁명 당시 국민들의 하야 요구가 잘못되었음을 만천하에 공표하자는 것인가. 이승만 추종 세력들은 이승만을 건국의 아버지 즉 국부(國父)라고 즐겨 부르지만, 그 어느 나라에서 건국의 아버지가 자기 국민을 학살하고 탄압했던가. 부모의 아동학대가 범죄이듯 민간인 학살과 탄압의 책임자 이승만은 국부가 아닌 독립운동가 심산 김창숙 선생의 말처럼 독부(獨夫 : 민심을 잃어 홀로된 자)라 부름이 마땅하다.
4·19 혁명 후 지금까지 국가가 공식적으로 이승만 기념사업을 추진한 적이 없었다. 심지어 이승만 탄생 100주년을 계기로 1975년 기념사업회를 조직하려 했으나 이렇다 할 활동은 하지 못했으며, 이듬해인 1976년 <우남실록>을 발간한 것이 전부였다. 역사 속에서 긴 잠을 자던 이승만을 깨운 이들은 1994년 남북정상회담 등 남북의 화해 분위기에 화들짝 놀란 반공정치세력들이었다. 그들은 “대한민국의 국가 기반을 닦은 위인을 푸대접해서는 안 된다”고 목청을 높이면서 이승만 기념사업에 앞장섰다.
이승만 추종 세력들의 면면은 살펴보면 일제강점기 YMCA 부총무로서 ‘황군의 무운장구’를 기원한 윤치영, 간도특설대 출신 백선엽, 반공검사 오제도, 반공정치인 이철승, 자유당 당시 대한반공청년단장 신도환 등이다. 한마디로 친일과 독재에 부역했던 인물들이다. 현재 이승만건국대통령기념사업회장은 황교안이다.
박민식 국가보훈처장은 “민간 차원의 이승만기념관 건립추진위원회가 구성되면 정부는 재정지원” 등을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제 이승만기념관 건립은 윤석열 정부의 확고한 입장임이 분명하다. 게다가 여야 합의로 순탄하게 창설 62년 만에 장관급으로 격상되는 국가보훈부가 국민통합은커녕 국민 분열이 불 보듯 뻔한 이승만기념관을 공언하고 있으니 고양이에게 생선을 맡긴 격이 되고 말았다.
윤석열 정부 취임 1년 만에 거의 모든 분야에서 퇴행 일색이지만 특히 역사 분야에서 자행되고 있는 준동은 나열하기조차 벅차다. 그중에서도 이승만기념관 건립은 역사 퇴행을 넘어 ‘불의에 항거한 4·19 민주 이념을 계승’을 명시하고 있는 대한민국 헌법마저 정면으로 짓밟는 행위이다. 만약 우리가 지금 이승만기념관을 막지 못한다면 그다음은 전두환기념관이 우리를 기다리고 있을 것이다.
이에 우리는 다음과 같이 요구한다.
– 윤석열 정부와 국가보훈처는 이승만기념관 건립 시도를 당장 중단하라!
– 국회는 이승만기념관 관련 예산편성을 원천 차단하라!
2023년 5월 19일
국회의원 윤미향, 대한민국임시정부기념사업회, 제주4․3범국민위원회 반민특위․국회프락치기억연대, 한국전쟁민간인희생자충남유족연합회, 사월혁명회 김주열열사기념사업회, 열린사회희망연대, 민족문제연구소.
윤성효 기자
<2023-05-19> 오마이뉴스
☞기사원문: “이승만 기념관 건립 시도-예산편성 중단해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