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정 요인·3.1만세운동·6.10만세운동 등 백발의 후손들
이 지사와 면담 “한희원 내정자는 정한론자, 임명 안돼”
이 지사 “정한론자? 확정 못해” 언쟁 벌이다 ‘임명 강행’
경북독립운동기념관장 내정자인 한희원(65) 교수에 대해 ‘친일사관’ 논란이 일자, 독립운동가 후손들이 이철우 경북도지사를 만나 한 내정자에 대한 임명을 철회하라고 항의했다.
임시정부요인 차리석 선생의 후손인 차영조 선생과 3.1만세운동에 참여한 이재만 선생의 후손 이해석 선생, 6.10만세운동 유족회 회장인 황선건 선생, 권오설 선생의 후손인 권대용 선생 등 모두 4명의 독립운동가 후손들은 15일 경북도청을 항의 방문해 “한 내정자에 대한 임명 철회”를 촉구했다.
후손들을 포함해 안동시민연대와 민족문제연구소 등 시민단체는 이날 경북도청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한 내정자의 역사 인식 편향성을 지적하며 임명권을 지닌 이 지사가 임명을 취소하라고 요구했다.
백발의 후손들을 포함한 시민단체 인사들은 기자회견 이후 2시간 넘게 도청 로비에서 연좌 농성을 벌이며 한 내정자 임명 철회를 요구했다. 농성 끝에 이 지사는 후손들과의 면담을 받아들였다.
이들은 “한 내정자는 일본 제국주의 식민사관을 지지하는 정한론자”라며 “친일사관을 지닌 한 내정를 경북독립운동기념관장에 임명한 것은 부적절하기 때문에 임명을 철회해야 한다”고 전했다.
또 “한 내정자는 검사 출신으로 독립운동과 관련한 전문성이 없는 인물”이라는 지적도 했다.
반면 이 지사는 “한 내정자에 대해 정한론자라는 자료들을 봤지만 나는 확정할 수 없었다”면서 “주장을 뒷받침하는 자료를 더 가져오면 임명을 철회하겠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지금은 임명을 철회할 수 없다”고 말했다. 사실상 한 내정자에 대한 임명 강행 뜻을 보인 셈이다.
이어 “한 내정자는 중앙 정관계에 네트워크를 가진 인물”이라며 “그 네트워크를 통해 경북독립운동기념관을 활성화시키려는 게 임명 이유”라고 덧붙였다. 양측 언쟁은 30분 가까이 이어졌다.
후손들 요구에도 이 지사는 강행했다. 후손들은 “대단히 실망스럽다”는 말을 하고 면담을 끝냈다.
방학진 민족문제연구소 기획실장은 “한 내정자 역사 인식에 문제가 있다는 것은 과거 그의 발언에서 충분히 들났다”며 “임명을 강행한 이 지사를 규탄한다. 임기 3년 내내 문제를 제기하겠다”고 했다.
한편, 한 내정자의 경북독립운동기념관장 임기는 오는 19일부터 시작된다.
정대하 기자 daeha@hani.co.kr
<2023-06-16> 평화뉴스
☞기사원문: 독립운동가 후손들 “경북독립운동기념관장 내정자 친일사관…임명 철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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