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제 강점기 때 ‘군국가요’ 불러…기념사업회 “역사·예술 분리해야”
(진주=연합뉴스) 박정헌 기자 = 친일 논란이 있는 가수 남인수의 이름을 딴 가요제·추모제가 열릴 것으로 보인다.
남인수기념사업회는 오는 18일 경남 진주시 문산읍에 특설무대를 만들어 ‘남인수 61년 추모제’를 개최한다고 16일 밝혔다.
내달 22일에 같은 장소에서 ‘진주의 아들, 제1회 남인수 가요제’도 진행할 예정이다.
애초 사업회는 경남문화예술회관 앞 남강야외무대에서 행사를 진행하려 했다.
그러나 민족문제연구소 경남진주지회가 성명을 내고 장소 대여 취소를 요구하자 진주시는 사업회 측에 대여 불가 통보를 전했다.
불필요한 갈등이 불거질 우려가 있고 여론도 좋지 않다는 판단이었다.
그러나 사업회는 2008년 폐지 이후 15년 동안 열리지 않은 행사 부활을 더 미룰 수 없다며 자체적으로 특설무대를 꾸며 행사를 강행하기로 했다.
사업회 관계자는 “가요제는 해방 이후 노래만 대상으로 진행될 예정”이라며 “역사와 예술을 분리해 우리는 예술에 대한 부분만 가지고 행사를 진행한다”고 말했다.
이어 “친일 논란은 역사가 판단할 문제”라며 “해방 이후 남인수의 노래는 많은 실향민에게 희망이 되었기 때문에 이 부분을 기념하자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남인수는 진주 출신으로 일제강점기 때 ‘혈서지원’, ‘강남의 나팔수’ 등 군국가요를 불렀다.
이에 민족문제연구소는 2009년 ‘친일인명사전’에 그를 친일 가수로 올렸다.
‘남인수 가요제’는 1996년부터 진주에서 열렸으나 친일 논란이 불거지자 2008년 폐지됐다.
박정헌 기자 home1223@yna.co.kr
<2023-06-16>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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