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족사랑

길이름으로 남깁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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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원회원마당]

길이름으로 남깁시다

김순흥 광주지부장

불의에 저항하고
부당한 폭력에 항거하면서
모든 사람이 항꾸네 하는
대동세상을 일궈낸 광주정신

널리 알리고
길이길이 전해야 합니다.

국가기념일도 만들고
유네스코 문화유산에도 올리고
연극도 하고
뮤지컬도 하고
해마다 국제행사도 하고
우리가 할 수 있는
다양한 방법으로
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이 모든 것들은
아무 때나 가까이 할 수 있는 것이 아닙니다.
우리가 보고 싶을 때
언제든지 볼 수 있는 것이 아닙니다.

날마다
언제나
우리가 보고싶고
함께하고 싶을 때는

가서 보고 느끼고
다시 기억할 수 있는 방법이 있습니다.

광주의 구석구석
길에, 건물에, 광장에
이름을 붙입시다.

모두 훌륭한 분들이라서 붙였겠지만,
수백년 전 천수백년 전 고려시대 조선시대 사람들만,
어디서 무엇을 했는지도 잘 모르는,
그분들이 광주와 무슨 상관이 있고,
광주를 위해 어떤 일을 했는지도 모르는 사람들만
광주의 길이름에 남기지 말고

우리의 소중한 분들의 이름도
길에, 건물에, 광장에, 마을에 붙여놓고
일상에서 그 이름을 부를 수 있도록 합시다.

조비오 길을 만들고
윤상원 광장을 만듭시다.

힌츠페터 길을 만들고
안병하 치안감 길을 만들고
김사복 길도 만들고
차명숙 방송로도 만듭시다.

이한열배은심 길도 만들고
백남기 길도 만들고

대동시민로도 만들고
민주택시로도 만듭시다.
오월어머니광장도 만듭시다.

광주의 역사에 남는 사람들이
태어났거나 살았던 마을에
마을 이름으로 붙입시다.
윤상원마을 이한열마을 …

백범로도 만들고
윤봉길로도 만들고
우당 이회영길도 만듭시다.

비슷한 아픔과 슬픔을 가진
제주4·3로도 만들고
부마항쟁로도 만들고
거창양민로도 만들고
여수14연대길도 만듭시다.

이미 있는 길 이름을 지우고
만들자는 게 아닙니다.

금남로에 민주대로를
함께 붙이면 됩니다.
5.18민주광장을
힌츠페터광장으로도 부르면 됩니다.

날마다 언제나
우리가 부르고 싶을 때는 물론이고,

부르려고 하지 않아도
저절로 불릴 수 있게
길이름으로 남깁시다.

“칭구야, 오늘은 차명숙방송로에 있는 찻집에서 만날까?”
“기사아저씨, 민주대로 2가로 가주세요”

부르고 싶은 이름을
기억하고 싶은 이름을
우리 아이들에게
전해주고 싶은 이름을

광주 시내 곳곳에
길 이름으로 남깁시다.
건물 이름으로 남깁시다.
광장 이름으로 남깁시다.
마을 이름으로 남깁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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