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 남인수 친일 행적 논란·불필요한 갈등과 여론도 부담
(진주=연합뉴스) 박정헌 기자 = 친일 논란이 있는 가수 남인수의 이름을 딴 가요제가 경남 진주시의 일방적 통보로 준비에 차질을 빚었다며 기념사업회 관계자들이 항의하고 나섰다.
남인수기념사업회는 29일 진주시청 브리핑룸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진주시의 승인 취소로 가요제 개최가 예정된 야외무대를 이용할 수 없게 됐다고 주장했다.
이들은 “남인수 가요제는 한국 가요계의 올바른 역사를 알려 진주시민의 예술적 감성, 긍지와 자존심을 전국에 알리고자 부활시키려 했다”며 “진주시로부터 야외무대 승인 통보를 받아 행사 준비를 하는 도중에 공문 한 장 없이 승인을 취소한다는 내용을 전달받았다”고 말했다.
이어 “가요제를 추진하는 데 정치적이고 이념적인 잣대로 판단하지 말고 오직 문화 예술적 시각으로 판단해 주길 당부드린다”며 “남인수 가요제를 진주에서 개최해 진주가 한 걸음 더 나은 도시로 발전하는 데 힘을 보태고 싶다”고 덧붙였다.
사업회는 진주시에 야외무대 사용 재승인 요청을 했다.
사업회는 내달 22일 진주시 문산읍에 특설무대를 만들어 ‘진주의 아들, 제1회 남인수 가요제’를 개최할 예정이다.
애초 사업회는 경남문화예술회관 앞 남강야외무대에서 행사를 진행하려 했다.
그러나 민족문제연구소 경남진주지회가 성명을 내고 장소 대여 취소를 요구하자 진주시는 사업회 측에 대여 불가 통보를 전했다.
불필요한 갈등이 불거질 우려가 있고 여론도 좋지 않다는 판단이었다.
그러나 사업회는 2008년 폐지 이후 15년 동안 열리지 않은 행사 부활을 더 미룰 수 없다며 자체적으로 특설무대를 꾸며 행사를 강행하기로 했다.
남인수는 진주 출신으로 일제강점기 때 ‘혈서지원’, ‘강남의 나팔수’ 등 군국가요를 불렀다.
이에 민족문제연구소는 2009년 ‘친일인명사전’에 그를 친일 가수로 올렸다.
‘남인수 가요제’는 1996년부터 진주에서 열렸으나 친일 논란이 불거지자 2008년 폐지됐다.
박정헌 기자 home1223@yna.co.kr
<2023-06-29> 연합뉴스
☞기사원문: 남인수기념사업회 “진주시의 일방적 통보로 가요제 개최 차질”
※관련기사
☞프레시안: 남인수기념사업회, 진주시의 일방적 통보로 가요제 개최 차질
☞경남도민일보: 남인수기념사업회,”남인수가요제 장소 승인 취소 사유 밝히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