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요기사

[오마이뉴스] 8.15 앞둔 한일시민사회 “전쟁 파국 아닌 평화의 길로”

1077

한일 최대 규모의 종교시민사회 연대체 한일화해와평화플랫폼 8.15공동성명 발표

▲ 한일 종교시민사회 8.15공동성명문 발표 “전쟁의 파국이 아니라 평화의 길로 나아가자.” 203년 8.15 한일화해와평화플랫폼 공동성명을 발표하는 참가자. ⓒ 한일화해와평화플랫폼

“우리는 대립과 분단으로 인한 전쟁의 위협이 세계로 확산되는 가운데, 시민들의 목소리를 모아 연대하며 화해와 평화를 위한 길을 계속해서 걸어갈 것이다.”

한국과 일본 종교·시민사회 단체로 구성된 한일화해와평화플랫폼(아래 한일플랫폼)은 2023년 8.15를 앞두고 기자회견을 개최했다. 10일 오후에 열린 기자회견 참가자들은 한일 관계의 파탄, 핵오염수 위협, 세계의 군사적 긴장 고조에 대한 심각한 우려를 밝히면서 핵·전쟁 위기를 극복하고, 한일 간의 오래 과제를 해결하며, 평화롭고 지속가능한 세계를 만들 것을 촉구했다.

이날 사회를 맡은 김경민 사무총장(한국YMCA전국연맹)은 “2020년 발족한 한일플랫폼의 세 번째 8.15기자회견”이라며, 이번 기자회견의 주요 의제는 일본의 평화헌법, 입관난민법, 한반도 평화, 역사정의, 간도대지진과 조선인차별, 후쿠시마 오염수 해양투기임을 알렸다.

기자회견 주제 발언에 앞서 김종생 목사(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는 참석자들과 인사를 나누면서 “한일플랫폼은 동북아 평화 실현의 소망을 가지고 발족한 단체이며, 한·일의 종교·시민사회는 한반도와 동아시아의 새로운 평화 질서를 만드는 일에 적극적으로 협조해 나갈 것”이라고 소개했다.

세계와 동아시아 평화의 열쇠 일본의 평화헌법

주제 발언은 일본측 종교·시민사회 단체 활동가들의 영상으로 시작됐다. 일본 기시다 정부의 평화헌법 개악 반대 발언을 맡은 다카다 켄 공동대표(전쟁을 시키지 않겠다 9조 깨부수지마! 총동원행동)는 “우크라이나 전쟁으로 동북아 전쟁위기가 고조되고 각국은 군비확장과 군사동맹을 강화한다”라며 “일본의 기시다 정권 또한 미국, 한국 등과 군사동맹을 통해 군사훈련을 일상화하고 전수방위는커녕 선제공격이 가능한 적기지 공격능력을 보유해 전 국토의 군사기지를 강화하고 있다”라고 꼬집었다.

다카다 켄 공동대표는 “8.15를 맞이하는 일본 시민들은 평화헌법, 특히 9조를 바꾸는 개악에 반대하며 아시아 국가들과 평화공존을 희망한다”라며 일본 시민의 평화 의지를 강조했다.

▲ 일본 정부의 평화헌법 개정을 규탄하는 다카다 켄 공동대표 2023년 8.15를 앞두고 다카다 켄 공동대표는 일본의 평화헌법 개악을 규탄하였다. ⓒ 한일화해와평화플랫폼

“차별과 배타적인 이민정책을 타파하고 공생사회 실현하자”

사토 노부유키(외국인주민기본법의 제정을 구하는 전국기독교연락협의회)씨는 지난 6월 초 일본 국회를 통과한 ‘출입국관리 및 난민인정법(이하 입관난민법)’에 대해 발언했다.

사토 노부유키씨는 “2020년 일본의 경우 난민 인정수는 고작 47명이고, 인정률은 0.5%”라며 “일본이 G7국가 중 난민 인정은 최저”라고 성토했다. 그는 지난 4월 18일 유엔인권이사회 산하에 선임된 ‘이주자 인권에 관한 특별 보고관’이 일본 정부에 보낸 보고서 내용을 설명하며 “이번 개악안은 국제적인 인권법, 난민법, 인도법 및 관심법에 크게 벗어나 있다”라며 “외국인 노동자의 값싼 노동력에만 목적을 둘뿐 이민으로 받아들이지 않겠다”라는 일본 정부의 외국인 관리 제도를 비판했다.

참가자들은 차별과 배제의 이민정책은 한·일 공동의 문제라는 점에 공감하며 난민 인정률이 평균 1.5%에 머물러있는 한국 또한 난민을 향한 혐오와 차별을 조장, 강화하는 개악 시도를 중단할 것을 촉구했다.

“남북 대결의 확장은 동북아 적대의 확산”

이날 한충목 상임공동대표(한국진보연대)는 한반도 평화를 주제로 발언을 이어갔다. 한충목 대표는 “윤석열 정부 들어선 지 1년 3개월이 지났는데도 남북의 평화가 확대되기보다는 적대와 대결이 확장되고 있다”라며 “남북 대결의 확장은 동북아의 적대를 더욱 확산할 것”이라 우려를 표했다.

특히 “한미일 동맹에 올인(all-in)하고 있는 윤석열 정부가 동아시아 평화 실현에 매진하고 있다고 평가할 수 있겠는가” 반문하며, 그러기 때문에 “한·일 종교인과 시민들의 연대로 동북아 평화를 앞당기겠다”라고 결의를 밝혔다.

▲ 한반도 평화를 주제로 발언하는 한충목 상임공동대표 2023년 8.15를 앞두고 한충목 상임공동대표는 한일 시민의 연대를 강화하여 동북아 평화를 실현을 앞당길 것을 결의했다. ⓒ 한일화해와평화플랫폼

“한일 시민의 역사정의 운동이 진정한 화해”

김영환 대외협력실장(민족문제연구소)은 “광복 78년 광복절을 참담한 마음을 맞이한다”라며 “강제동원 대법원 판결을 정면으로 부정하는” 윤석열 대통령과 “조선반도 출신 노동자 문제”라며 강제동원 책임을 인정 않는 일본의 기시다 수상이 “역사의 시간을 1965년 한일협정 이전의 시간으로 되돌렸다”라고 강력 비판했다.

이에 더해 김영환 실장은 “2018년 대법원 판결은 한·일시민사회가 함께 법적 투쟁을 통해서 쟁취한 귀중한 성과”라고 강조했다.

끝으로 그는 “정부의 제3자 변제안에 반대하는 시민들의 모금 운동이 40일 만에 4억 원을 돌파했다”라며 “앞으로도 식민주의 극복을 위한 한·일시민연대를 통해 진정한 화해를 계속해 나갈 것”임을 밝혔다.

▲ 역사정의 실현을 주제로 발언하는 김영환 대외협력실장 2023년 8.15를 앞두고 김영환 대외협력시장은 윤석열 정부의 제3자 변제안을 비판하였다. ⓒ 한일화해와평화플랫폼

“간토대지진 100년, 조선인 학살 진상규명! 국가의 책임을 묻자”

간토대지진 100년을 맞이하여 발언을 맡은 강주석 신부(천주교주교회의 민족화해위 총무)는 “1923년 9월 1일 일본 관동 지역에서 발생한 지진으로 10만 명이 사망하였고, 지진이 발생한 그날로부터 조선인이 방화했다거나 독을 푼다는 유언비어가 퍼져나가 민중의 불안 심리를 더욱 강화”했고, “일본 정부의 책임자들은 조선인이 폭동을 일으켰다는 터무니없는 소문을 퍼트렸”고 이 과정에서 “6천 명의 조선인과 일본인 사회주의자가 학살되었다”라며 간토대지진과 조선인 학살의 역사적 배경을 설명했다.

강주석 신부는 “지금 이 순간에도 차별받는 조선인, 이주 난민을 기억”하면서 “간도 대지진 대학살의 역사에 대한 참여로 진정한 화해의 계기를 마련하자”라고 주문하였다.

▲ 간토대지진 100년 조선인 학살 진상규명을 촉구한 강주석 신부 2023년 8.15를 앞두고 강주석 신부는 간토대지진 100년 조선인 학살 진상규명을 통해 진정한 한일관계의 화해의 계기를 마련하자고 주문하였다. ⓒ 한일화해와평화플랫폼

“후쿠시마 방사성 오염수 해양투기 즉각 철회하라”

후쿠시마 오염수 해양투기 반대로 발언한 김춘이 사무총장(환경운동연합)은 “후쿠시마 원전 사고는 국제원자력기구의 사고 평가 척도에서 가장 높은 7등급을 받은 인류 최악의 원전 참사”임을 강조했다.

그는 “도쿄 전력 또한 2011년 3월 18일 대규모 방사능 유출을 막기 위해 콘크리트로 원전을 덮는 방식이 유일한 방법임을 인정한 바 있다”라며 “다가오는 8월 18일 한미일 정상회담에서 한미일 정부는 (후쿠시마 오염수 투기)에 대한 결단을 내릴 것”을 촉구했다.

▲ 후쿠시마 오염수 해양투기 반대를 촉구하는 김춘이 사무총장 2023년 8.15를 앞두고 김춘이 사무총장은 후쿠시마 오염수 해양투기를 중단할 것을 촉구하였다. ⓒ 한일화해와평화플랫폼

‘한일관계의 진정한 미래는 한일 청년의 교류와 연대에 있다’

한일플랫폼은 시민·민중의 연대와 단결만이 전례 없는 세계적 위기를 극복할 힘이라 믿으며, 한일 미래세대의 역사교류, 동아시아 평화를 위한 협력과 연대의 장을 마련할 것이라 밝혔다. 한일플랫폼은 오는 8월 29일~9월 2일 일본 도쿄에서 ‘2023한일청년평화포럼’을 기획하고 있다.

올해 제2회를 맞이하는 2023한일청년평화포럼은 한국과 일본 청년 40여 명이 참가하며, 한·일 청년들의 역사·문화 교류를 통해 동아시아 평화와 화해를 통한 연대의 가능성을 도모한다. 더하여 9월 1일 간토대지진 및 조선인학살 100년을 맞아 일본에서 진행되는 추도행사에 참가할 예정이다.

<2023-08-10> 오마이뉴스

☞기사원문: 8.15 앞둔 한일시민사회 “전쟁 파국 아닌 평화의 길로”


NO COMMENT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