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장자료 톺아보기 52]
지진 피해의 참상과 일본정부의 대처를
적극 선전하는 ‘관동대지진 백서’
– 『관동대진재사진첩(關東大震災寫眞帖)』(1923)
관동대지진 100주년을 맞이해 시의적절하게 소개할 연구소 소장자료는 『관동대진재사진첩(關東大震災寫眞帖)』이다. 이 사진첩은 일본연합통신사(日本聯合通信社) 출판부가 1923년 9월 1 일 대지진이 일어난 지 90여 일이 지난 11월 28일에 간행한, 사진과 글이 50: 50으로 실린 300여 쪽 분량의 사진첩이다.
이 책에는 일본에서 일어난 지진의 역사, 지진 관측을 비롯해서 각 지역의 피해 상황과 구호 대책을 상세히 기술해 놓았다. 피해 현장을 기록하기 위해 관공서와 시가지, 민가의 잔해뿐 만 아니라 도로, 철도 등 사회기반시설의 잔해를 수백 장의 사진을 촬영하였으며 아울러 피해 규모를 한눈에 알아볼 수 있도록 경비행기를 이용한 항공사진도 찍어 수록하였다.
하지만 『관동대진재사진첩』에서 조선인과 관련한 사진은 센쥬경찰서와 메구로경마장에 수용된 조선인 사진과 친일단체 상애회(相愛會)의 노력봉사 장면(시체와 잔해 처리) 단 3장뿐이고 조선인 피해자와 관련한 언급도 별로 없다. 특히 관동대지진 직후 일본 경찰과 자경단에 의해 벌어진 조선인 살육 만행에 대해서 단 한 줄의 글이나 단 한 장의 사진이 실리지 않은 채 철저히 은폐되었던 것이다.
• 박광종 특임연구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