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점]
이승만 동상 건립에 반대 시위 열려
연구소는 7월 27일 경상북도 칠곡 소재 다부동전적기념관에서 이승만 동상 건립 반대 시위를 펼쳤다. 시위에는 방학진 기획실장을 비롯해 연구소 상근자들과 구미지부 및 대구지부 회원들이 참석했다. 이들은 역사왜곡을 일삼는 극우세력과 역사부정을 부추기는 현 정부에 맞서 이승만 동상의 건립 반대를 주장했다. 무더운 날씨에 더해 시위의 열기는 뜨거웠다.
2023년은 여러모로 역사적인 해이다. 간토대지진 조선인 학살 100주년이 된 해이며, 신분 차별을 반대하며 궐기했던 형평사운동의 100주년을 기념하는 해이기도 하다. 특히 간토대지진 100주년을 기억하며 식민지역사박물관에서 특별전을 개최한 것은 역사를 성찰하고, 계승하는 실천적인 행위라는 점에서 뜻깊은 일이다. 한편 현대사의 맥락에서 2023년은 정치적인 이슈까지 얽히고설켜 더욱 복잡하고, 의미 깊은 해가 아닐 수 없다. 바로 남과북이 정전을 맺은 지 70주년을 맞이함과 동시에 한미동맹 70년이 된 것이다.
일반적인 민주시민이라면 정전 70주년을 통해 전쟁의 참혹성과 폭력성을 비판하고 가슴 아픈 역사를 기억하겠지만, 일각에서는 한미동맹 70주년을 들먹이며 반역사적인 행위를 일삼고 있다. 특히 이번 이승만 동상 건립은 정전 70주년이 주는 평화의 가치를 부정하는 행위이다. 한국전쟁 당시 민간인 학살의 핵심 가해자인 이승만을 동상까지 세워가며 찬양할 일인가? 게다가 그 동상을 한국전쟁 당시 최대의 격전지로 손꼽히는 ‘호국도시’ 경상북도 칠곡에 설치하는 것은 역사의 무지함이 정도를 넘어섰다고밖에 말할 수 없다.
더 안타까운 것은 동상을 건립하는 세력 중에 현 정부가 포함되어 있다는 사실이다. 7월 27일 다부동전적기념관에서 개최된 이승만 동상 제막식에 윤석열 대통령의 이름으로 화환이 도착했다. 정부가 국민의 혈세를 낭비하면서까지 독재정권의 역사를 옹호하는지 납득할 수 없다. 시민을 보호하고 균형 잡힌 시각에서 국민을 아우르고 중재할 의무가 있는 대한민국 정부가 특정 정치세력에 동조하여 이승만의 ‘오점’을 은폐하고자 하는 것은 비판받아 마땅하다.
그러한 점에서 이번 이승만 동상 반대 시위는 뜻깊다. 이번 시위를 통해 정부 및 극우세력이 반역사적 행위를 일삼더라도, 정의는 결코 사라지지 않는다는 사실을 보여주었다. 앞으로 우리가 직면한 과제는 이러한 왜곡의 역사에 어떻게 대항하느냐이다. 그 출발점은 바로 역사부정에 반대하는 목소리를 표출하는 것이다. 역사를 그저 흘러가는 과거로 치부하지 않고, 잘못된 역사를 바로잡을 용기가 반드시 필요하다고 본다.
• 전민창 신흥무관학교기념사업회 연구보조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