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화문광장을 조선시대 인물이 채우고 있는 것을 보고 아무런 문제의식을 느끼지 못하는 사람을 나는 우파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김기현 국민의힘 대표가 창립을 축하한 문화예술인 단체 ‘문화자유행동’의 최범 공동대표가 지난 12일 창립기념행사 발표문에서 밝힌 생각이다. 이 같은 발언은 “좌파의 민족주의는 종족주의”라는 뉴라이트적 역사관을 우파 문화운동의 뼈대로 삼아야 한다는 취지에서 나왔다. 문화자유행동은 신생 문화예술단체로 보수 성향 문화예술인들로 구성됐다.
국민의힘 지도부부터 대통령실까지 여권 주요 인사들이 대거 참석한 이날 행사에서 최 대표는 문화예술계의 우파 활동을 강조하며 “문화우파는 대한민국의 정체성을 재생산하는 진보 전위 세력이 돼야 한다”고 했다. 여권과 문화예술인 단체의 만남에 이명박·박근혜 정부 시절 ‘문화계 블랙리스트’가 재현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온다.
문광호 기자
<2023-09-13> 경향신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