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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명 전문]
조선인 학살 희생자 추도식전 한국인 참가자에 대한 윤석열 정부 탄압에 항의한다
올해 9월 1일은, 1923년의 간토대지진과 조선인 학살로부터 100년의 절목이었다. 조선인 학살의 역사에 대해 일본 정부는 “정부 조사에 한해 사실 관계를 파악할 수 있는 기록이 발견되지 않았다”는 이유로 “‘유감의 뜻을 표명할 예정이 없다”는 입장이며, 진상규명에 대한 조사를 게을리하고 있다. 이에 일본 정부에 의한 식민지배의 책임은 모호한 상태로 오늘까지 이어지고 있으며, 2차 대전 이후에도 재일동포들은 차별 속에서 살아왔다. 간토학살 100년을 맞아, 일본 사회 식민주의를 불식하고 다민족 공생의 사회를 만들고자 재일동포와 일본인은 지금까지의 역사와 사회에 존재하는 다양한 울타리 등을 넘어 협력하고 추도식전과 추도 집회를 실시했다. 일본 많은 언론은 이에 공감해 지면을 크게 할애하여 보도했다. 이처럼 일본 사회는 협력하여 지금도 재일동포를 괴롭히는 식민주의·차별을 극복하고자 노력하고 있다.
이러한 일본의 움직임과 함께 한국 국내에서도 종교 단체, 평화 단체, 인권 단체, 노동조합 등이 ‘한국 간토학살 100주기 추도사업 추진위원회’를 조직하여 일본 현지에서 개최되는 다양한 추도식전과 집회에 참가했다. 우리는 이에 진심으로 찬사와 연대의 뜻을 표하는 바이다. 그런데 ‘동아일보’와 ‘문화일보’ ‘조선일보’ 등 일부 한국 언론은 예단이 가득한 기사를 게재하였고, 일본 사회의 이러한 노력에 찬물을 끼얹었다.
일본에서는 9월 1일, 희생자에 대한 순수한 추도의 마음을 담아 조선인 학살 희생자의 위령비가 있는 요코아미쵸 공원에서 매해 추도식전을 개최해 왔다. 다수의 한국 참가자들은 오전부터 오후까지, 요코아미쵸 공원에서 열리는 다양한 추도식전에 참가했다. 도대체 이것이 무슨 문제라도 된다는 말인가. 요코아미쵸 공원에서 개최된 추도식전 일본측 참가자들은 모두 일본의 안보법제 개악과 군국주의화를 저지해, 침략전쟁과 식민지배가 다시는 일어나지 않도록 함께 싸우는 동료이며, 평화를 향한 마음과 한일관계 개선에 대한 의지가 확고한 사람들이다. 거기에는 정치적 대립을 가져올 여지가 없다.
일본의 식민지배에 ‘3.1 독립운동’과 같이 한국인들은 단결하여 싸워왔으며 과정에서 무수히 많은 피가 흘러나온 것은 부정할 수 없는 역사이다. 지금도 일본 정부에 온존하는 식민주의와 싸우고 있는 재일동포, 그들과 연대해 온 일본인, 그리고 윤미향 한국 국회의원이나 그 외 다수의 한국인 참가자에 대한 한국 언론과 한국 정부 대응에 안타까움을 금치 않을 수 없다. 100년이 지난 오늘날에도 희생자들의 유골은 고향으로 돌아가지 못하고 있으며, 심지어 살해된 경위나 장소조차 알지 못하는 학살 희생자 유족들을 생각하면, 추도식전에 정치적 대립을 들이밀며 추도의 마음을 짓밟는 한국 일부 언론의 행태와 한국 정부의 대응은 용서할 수 없다.
동아시아의 평화와 안정, 풍요로운 발전을 희망하고 다양한 사업을 해온 우리 ‘동아시아 시민연대’는 일본정부가 식민주의를 불식하고 한국 사회, 재일동포 사회와의 진정한 관계 개선을 도모함과 동시에, 한국 윤석열 정권이 식민지배의 희생자와 그 유족이 정치적 대립을 극복하고 민족적 존엄을 회복하고자 노력해 온 것을 존중하도록 진심으로 요청한다.
2023년 9월 15일
동아시아시민연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