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월 21일 청산리 전투 시작일 맞아 홍성 시내 돌며 시가행진
지난 21일 충남 홍성군에서는 예산홍성 주민과 민족문제연구소 충남지회 소속 회원 50여 명이 홍성 시내를 돌며 시가행진을 벌였다.
이들은 육사에 ‘독립 영웅 5인’ 흉상 철거 혹은 이전 계획을 “전면 철회할 것”을 촉구했다. 시민들은 홍성읍에 위치한 홍주 의사총을 출발해 김좌진 장군 동상이 있는 장군상 오거리를 지나 홍성군청 앞 평화의 소녀상 앞까지 걸었다.
올해는 청산리 전투가 벌어진 지 103주년이 되는 해이다. 1920년 10월 21일 청산리 전투가 시작됐다. 김좌진의 북로군정서와 홍범도의 대한독립군은 길림성 화룡현 일대에서 6일 동안 일본군과 교전을 벌여 대파했다.
이들은 청산리 전투의 승리와 독립 운동의 의미도 되새겼다. 이들은 피켓과 현수막을 통해 ‘홍범도 장군 흉상 철거 지금당장 중단하라’, ‘우리가 홍범도다’, ‘우리가 독립군이다’, ‘김좌진 장군 흉상 이전 반대한다’ 등의 내용이 담긴 피켓을 들었다.
행사를 주최한 김규태 민족문제연구소 홍성지회장은 “육사에서 독립전쟁영웅들의 흉상을 철거 또는 이전 하려 하고 있다. 독립군과 의병이 세운 대한민국의 뿌리를 훼손하는 짓”이라며 “정부와 육사에 경고한다. 단 한 분의 흉상도, 단 1cm도 움직여선 안 된다”라고 주장했다.
유미경 정의당 충남도당 사무처장도 “육군사관학교는 우리의 독립 영웅들을 역사에서 난도질을 하고 있다”며 “홍범도 김좌진 지청전 이범석 등 (육사에 흉상이 있는) 독립영웅들은 조국을 위해 목숨을 바쳐 싸운 분들이다”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분들을 함부로 대해서는 안 된다. 육사는 윤석열 정권의 눈치를 보지 말고 흉상 이전 계획을 철회하라”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현직 교사라고 밝힌 A씨는 “다른 것을 다 떠나서 나라를 되찾고자 했던 독립운동가들의 진심을 잊어선 안 된다. 대한민국의 국적을 가진 국민이라면 당연히 한 마음으로 이분들의 뜻을 지키고 이어가야 하는 것이 아닐까 싶다”고 말했다.
이어 “독립 영웅들의 흉상을 이전하겠다는 정부와 육군 사관학교의 생각을 이해할 수가 없다. 답답한 마음이 든다. 뭐라도 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오늘 이 자리에 오게 되었다”고 말했다.
이재환 기자
<2023-10-22> 오마이뉴스